산상설교의 정치학
프란츠 알트 / 청노루출판사 / 1989년 3월
평점 :
절판


네이버에서 책을 검색한 뒤에야 알았다.
이 책이 내가 태어나고 2년 뒤에 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고등학교 때, 프란츠 알트의 생태주의자 예수라는 책을 읽고 충격을 받았었다.
내가 고등학교 때까지 알던 신학과는 전혀 다른 해석과 이야기가 적힌 책이었고, 생태주의자 예수를 읽고 난 뒤로 신학과 철학이라는 게 내가 알던 세상과는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로 한국어로 번역된 프란츠 알트의 책을 하나둘씩 읽게 되었고, 절판이 된 책은 중고서점에서 비싼 값에 사서 읽었다.

산상설교의 정치학은 프란츠 알트가 맨 처음 썼던 책이다.
천주교 집안이었던 터라 산상설교를 읽었던 적은 많았지만, 프란츠 알트의 책처럼 나의 명치를 두들긴 것은 없었다.
산상설교로 평화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나에게 충격이었다. 그전까지는 성경은 그저 외어야만 하는 존재였으니까.

처음 프란츠 알트의 책을 읽고 난 뒤 15년 정도가 지난 뒤 다시 읽는 산상설교의 정치학은 맨 처음처럼 충격을 주는 책은 아니었다.
아마 책이 쓰였던 냉정시대와는 또 다른 시대이고, 많은 것들이 변화하였으니까.
지금도 여전히 핵이 남아있지만 핵 전쟁이나 핵무기로 인한 위험보다는 핵발전소가 자연재해로 파괴되었을 때, 지구에 끼치는 악영향이 더 무서운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히로시마에 원폭이 터졌던 경험은 과거지만,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파괴는 지금이니까.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지식은 늘어났지만 우리의 도덕적인 상태는 퇴보해 있다.'라는 문장이 거짓이기를 바라며, '평화를 위해서 싸우는 자는 행복하다.'라는 문장만이 남기를 바랬다.
우리 모두가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기를 바랬다.
- 단지, 책을 읽는 내내 김수로 프로젝트에서 했던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온 대사가 생각났다.  "곧 인간은 멸종한다. 돌연변이는 사는 지역에 따라 특징을 가진다. 마치 인종처럼." 인간이 멸종하는 이유가 핵 때문일까? 아니면 이기적이어서일까? 인간은 결국 평화를 위해 싸우지 못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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