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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몸짓 - 동물은 어떻게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가?
칼 사피나 지음, 김병화 옮김 / 돌베개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작년 12월에 산 소리와몸짓을 4개월 넘게 가지고 다니면서 읽었다.
- 중간중간 다양한 책을 읽느라 더 느리게 읽은 것은 사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고 언어가 있는데, 그동안 내가 '인간의 언어로 규정된' 음성어, 수화만을 생각하고 인간의 감정이 동물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나 편견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한국인이라도 세대와 성별을 포함해 스스로가 규정한 정체성에 따라 '같은 단어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무리와 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인간과 인간 외 동물(비인간인격체)이 어떻게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문화에 따라 '눈雪'을 지칭하는 단어의 수가 달라지고, '눈雪'을 보고 느끼는 감정이 다를 텐데 인간이 코끼리/늑대/돌고래/유인원을 관찰하고 난 뒤 해석한 동물의 감정을 인간의 언어인 '사랑, 슬픔, 비통함, 우정'같은 단어로 설명될 수 있을까?
동물의 언어를 사람이 들을 수 없다. 청각적으로 듣지 못하는 비가청주파수인 경우도 있지만, 인간은 동물의 소리와 몸짓에도 감정과 이성, 모두 닫혀있어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동물의 행동과 다양한 감정에 많은 연구자가 '동물도 이성과 감정이 있고, 동물 개체마다 특징이 있다. 과학적으로 그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지만.'이라는 말을 자주 하였다.
늑대에서 고래로 넘어가기 전, 오해와 편견 부분에서 거울 테스트의 허점은 물론 인간이 가지고 있는 허점 이야기가 자주 나왔다.
실제로 동물이 자의식이 있는지를 연구할 때 사용하는 거울 테스트를 통과한 동물은 인간처럼 시력 의존도가 높거나 시력이 좋은 동물이었지만(유인원 등), 거울 테스 트롤 통과하지 못하여 자의식이 없다고 분류된 동물은 시력 의존도가 매우 낮거나 아니면 시력이 매우 낮은 동물(개, 뱀 등)이었다.
인간이 낮은 지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농어도 같은 농어 아니면 바다생물(문어같은)과 함께 협동하여 사냥을 하고 있고, 이런 행동은 '농어도 사회적이 존재이며, 자의식이 있다.'라는 증거인데도 너무나 많은 인간은 '물고기의 지능은 낮다.', '물고기에게 자의식은 없다.' 라는 말을 너무나 많이 한다.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인간이 작위적으로 만든 틀 안에 동물의 행동을 가두어두는 것뿐이었다. 거의 무조건 손을 사용하여 아니면 도구를 직접 이용하는 것만이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라는 인간의 관점이지만 까마귀가 높은 곳에서 돌멩이나 딱딱한 껍질에 들어있는 음식을 떨어뜨리는 것도 까마귀의 입장에서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임에도 말이다.
지능과 지식이란 뇌 안에 있는 뉴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 뉴런을 가지고 있는 동물은 코끼리, 돌고래, 유인원, 사람같은 동물.
그리고 뉴런의 존재유무나 뇌의 크기가 어떤 존재가 자의식과 감정이 있는지를 결정해주는 요소가 아니다. 자의식과 감정이 측정될 수 없으며 인간의 지능측정방식인 IQ가 낮게 나왔어도 해당 동물이 시설(아쿠아리움, 동물원, 실험실 등)에 갇혀서 지내면 안 되고, 인간의 방식으로 사용해서도 안 된다.
※ 책을 읽는 중간부터 어떤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나 마음대로 규정하고 남에게 강요하는 상황도 폭력이라고 생각했다.
※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을 동물권 활동의 고전서로 많이 말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보다 칼 사피나의 소리와 몸짓이 나에게 충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