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
구광렬 지음 / 실천문학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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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 
체 게바라 만세. 

다큐 "아마존의 눈물" <사라지는 낙원>편을 보다가 
이 책에서 본 인디오들이 겪어야했던 끔찍한 시간들이 떠올라 
가슴이 시렸다. 

종교는 믿지 않지만 신은 믿는 나인데, 
그래 정말 신이 있다면 
묻고 싶다. 

이 땅의 아픔은 왜 그런 거냐고.  
이 세상은 왜 수많은 아픔과 슬픔을 밥으로 먹으며 굴러가야 하냐고.
왜 이렇게 아름답고 처절한 혁명가가 나와야만 하는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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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희망이다 - 혼돈의 시대, 한국의 지성 12인에게 길을 묻다
김수행 외 지음 / 시사IN북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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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랫동안 조금씩 읽었다.
리뷰 자세히 쓰려고 체크해 둔 게 많은데,
도저히 못하겠다. 그래서 간단히 쓰기로.

우리 사회의 현주소, 그리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말하는데
사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옳은 것, 올바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책을 계속 보고 있노라면
모든 챕터 때마다 다소 불쾌해지기도 한다.
솔직히 나도 이 정부, 마음에 안 든다. 싫다.
그런데, 이 책, 이 사람들.. 너무 편향되어 있지 않은가. 그리고 감정적인 모습들이 간혹 보이기도 한다. 
그런 감정이 어쩔 수 없다해도, 그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나이지만
그건 다소 마음에 안 들었다.

어쨌건 '환경'과 '생태'의 차이라든가
조한혜정씨가 말하는 "상대방의 입장에 들어가보는" 소통에 대한 부분은 좋았다.

올바른 지각과, 우리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니까.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소통을 말하는 조한혜정씨 조차도
"그런 말을 했다면 극우파거나 가짜학생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그들"과 "우리들" 이라는 선을 긋는다.

아마 "그들" 역시도 선을 긋고 있을 거다.
내 생각을 바꾸는 것, 타인의 생각을 바꾸는 것- 이 모두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특히나 소위 '지식인'일수록 더 어려워진다.

'우리'가 옳다면, 정말로 우리가 옳은 것이라면 '우리'안에서 우리들끼리 담론만 펼칠 것이 아니라 '다른 그들'을 설득해내야 한다. 그리고 그럴러면 그들의 이야기에도 분명 귀기울여야 한다.

방법은? 모르겠다. 담론의 많은 결론들처럼.

그러나 어째됐건 우리가 할 일은 분명하다.  

우리 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을 하고, 양방의 생각을 듣고, 지식을 얻고, 안목을 넓혀서 사회적, 국가적 일에 적시적절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안목을 단단히 무장하는 것.
그래서 무지한 방관자가 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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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천문학 - 제5판
Karttunen, Hannu 외 지음, 강혜성 외 옮김 / 시그마프레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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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기본, 이라고는 할 수 없고 

천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라면 '꼭 봐야하는 기본'책. 

이제 전국적으로 교수님들이 이 책을 기본서로 쓴다고 하니까. 

천체천문학과 물리학 서론 이던가, 그 책을 정석으로 하고 

이 책을 추가해서 본다면 좋다. 

개정판인만큼 새로운 내용도 추가되어 있고, 

다른 책보다 더 잘 설명된 부분도 있으니까. 

어쨌든, 천문학의 필수. 

(*연습문제에 간혹 답이 잘못된 부분이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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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知 3652 테마 문제집
박성현 지음 / 에듀모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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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좀 풀어야겠다하고 샀는데요, 

첨에는 책을 받고 실망했어요 

책이 너무 두껍고, 디자인도 맘에 안 들고, 옆으로 넘기는 것이어서요. 

근데 이번에 풀어보고 있는데요 

정말정말 맘에 드네요 ^^;  

문제마다 바로 아래에 해설이 달려있어서 불편하기도 하지만 

종이로 가려가면서 풀면 되고, 또 오답확인할 땐 오히려 편하구요.

이론을 어느정도 공부한 상태에서 

이론을 확실히 하는 데에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문제들이 아주 상세하거든요. 몰랐던 것들도 많이 알 수 있고, 

이 책을 풀다 보니 옆으로 넘기는 게 또 좋아집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론서는 우성수 꺼 보는데, 

이론서랑 문제집을 다른 강사 껄로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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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어공주 - The Mermaid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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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인어공주.
나이에 맞지 않게 웬 동화 이야기냐고 하겠지만
동화 인어공주를 테마로 삼은 현대판 인어공주 이야기다.
그것도 자본주의 사회로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모스크바 한가운데 존재하는.
아, 그러고보니 우리가 사는 이곳도 그것에 해당될는지 모르겠다.
(그 이유는 끝에서 말하기로 하자.)

영화는 "인어공주"에 걸맞게 바닷속에서 시작된다.
아니, 정확히는 주인공 알리사의 엄마가 입은, 노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푸른 원피스에서.
알리사가 태어난다.



알리사는 한번도 본 적 없는 아빠가 바다에서 돌아오길 기다리지만, 아빠는 돌아오지 않고
일식이 있던 어느 날, '세상의 끝'을 본다는 흥분으로 들떠 달려가는 사람들 속에 섞여서 함께 일식을 기다리게 된다. 그러나 일식의 끝에선 허무하게 흩어지는 군중들의 발걸음이 있을 뿐.
그끝에 멈춰선 알리사는 더 이상 기다리는 일을 하지 않기로 한다. 입을 다물어 버린다.

그런데 그렇게 지내던 어떤 날, 알리사는 특별한 능력을 자신이 가졌음을 알게 된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그것이 이뤄지는 것.
1..2..3.. 숫자를 세며 소원을 빌면 된다.
 



그 특별한 능력 덕분에 (혹은 때문에)
알리사의 가족은 드디어 바다에서 뭍으로- '갈곳없는 이들이 가는' 모스크바로 오게 되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러 사람이 등장하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한 사람, 샤샤.
인어공주가 왕자님을 구하듯 알리사는 샤샤를 구한다.

영화에서 인상깊은 장면이 몇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알리사와 샤샤의 첫만남이다.
쭈뼛쭈뼛 다리끝에 서는 알리사를 지나쳐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한번에 풍덩, 강물에 몸을 던지는 샤샤.
그런 샤샤를 알리사가 구하고, 알리사는 첫눈에 그에게 반한다.
그리고, 굳게 닫혔던 알리사의 말문이 트인다. 이제 그녀에게 기다림의 결과는 더이상 무참하지도 허무하지도 않으며, 더구나 마음껏 대화를 나누고싶은 빛나는 사람이 눈앞에 나타났으니까.



저 달을 판다고?
-보이는 것만 팔아
달이 자기건가, 그걸 어떻게 팔아?
달의 주인이라니, 정말 웃긴다

-그럼 지구 땅덩어리 사고파는 건 안 웃기냐?

사람들은 왜 달에 땅을 살까?
-도망갈 곳을 찾는거야


샤샤는 달의 땅을 파는 일을 한다. 스스로도 그게 웃기는 일이란 걸 알고있다. 그러나 그는 달을 판다. 비틀거리며 세상을 걷는 그는, 위태롭다.

영화를 보면서 나도 저런 사람 보면 안아주고 싶을 것 같아. 라고 생각했다.
내가 알리사였어도 그에게 반했을 거라고.
그리고, 휘청거리는 샤샤에게서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의 마지막 장면을 본다.

릴리, 저게 새야. 잘 봐, 저 도시가 새야. 저건 도시가 아니야. 저 도시에는 사람 따위는 살고 있지 않아. 저건 새야. 그걸 모르겠어? 사막에서 미사일이 폭발하라고 외친 사내는 새를 죽이려고 했던 거야. 새를 죽이지 않으면 안돼. 새를 죽이지 않으면 나는 내 일을 이해할 수가 없어. 새가 방해하고 있어. 내가 보려고 하고 있는 것을 나에게 감추고 있어. 나는 새를 죽이겠어, 릴리. 새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음을 당해. 릴리, 어디 있는 거야? 같이 새를 죽여 줘, 릴리,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릴리,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단 말이야.

나는 바닥에 쓰러진다. 릴리가 밖으로 달려나갔다. 차소리가 난다. .. 새가 날고 있다. ..릴리는 아무 곳에도 없다. 거대한 검은 새가 이리로 날아오고 있다. 나는 양탄자 위에 있는 유리 조각을 집어 들었다. 그것을 꽉 움켜쥐고서 떨고 있는 팔에 푹 찔렀다.

릴리, 나 돌아갈까? 돌아가고 싶어.
어딘지 모르지만 돌아가고 싶어.
분명히 난 미아가 되어버린거야.
좀더 시원한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나는 옛날에 그곳에 있었어.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릴리도 알고 있지?
향기가 그윽하게 퍼지는 큰 나무 아래 같은 곳.

여기가 도대체 어디지? 여기가 어디야?

_《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中

 
영화엔 장치들이 등장한다.
집을 가리는 거대한 광고현수막, 길을 걷는 중간중간 보여지는 광고문구들은
러시아의 사회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는 자본주의를 보여준다.
"꿈을 향해 질주하라.", "당신의 욕망을 두려워말라", "승자는 얻고 패자는 잃는다",,,
어쩌면 이것들은 우리 사회의 허망한 물거품이지 않겠는가.
단지 재촉하는 말을 멈추고 싶었고, 공부를 하고싶었던 것 뿐인데,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이 다친다.
또한 알리사의 아르바이트 중에는, 전화기인형을 뒤집어쓰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이 있는데 이는 진정한 관계와 소통이 단절된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화기 인형 속에서 사람들을 지켜보듯, 타인의 모습은 주시하지만, 정작 자신의 내면은 가리게 되는 것.
그래서 결국 서로의 참모습을 볼 수 없게 되고,
모두들 '마음으로' 외로워지는 것.

샤샤처럼 휘청거리는 삶을 살게되는 것.
무라카미 류의 소설에서처럼 삶의 구토증을 느끼게되는 것.

그리하여 사람들은 달에 땅을 사고
도망치듯 거리를 걷고
그러다 샤샤처럼 강물에 몸을 던지는 건지도 모른다. 돌아가고 싶은 거다.
섬처럼 고립되어 살아가는 삭막한 도시에서, 인어공주의 고향과 같은 저 깊고 푸른 곳으로.
세상을 몰랐던 유년기(인어공주의 바닷속세상)의 자신에게로.

동화 인어공주에서 자본주의를 말하게되다니.
동화적 상상력이 무색해지는 순간.
자, 그럼 다시.
동화적 상상력에 어울리는 말을 해볼까. 인어공주 테마에서 빠질 수 없는 테마 "사랑"

알리사는 사랑에 빠진 후, 집에 돌아와 햇빛을 가린 거대현수막을 창문크기로 오려버리는 대담하고 속시원한 행동을 한다.
또한 샤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초록색으로 염색을 한다. 근데, 그 계기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영화《제5원소》이다. 집에서 우연히 TV속 제5원소 랄리의 빨간머리를 본 알리사가 이거다, 하며 염색을 한 것.
(잠시 얘기하자면《제5원소》는 물, 불, 바람, 흙이 네가지 요소인데 절대인간'랄리'가 다섯번째 원소로써 나머지와 결합해 세상을 구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즉 인류를 구하고, 세상을 구하는 데 필요한 마지막 원소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우리 내면의 사랑"이라는 것이다.) 

사랑을 의미하는 랄리. 그 랄리를 따라 염색한 알리사. 알리사가 살려낸 샤샤.
감독은 어쩌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건 아니었을까. 흐려서 서로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세상 속에서 우리를 구하는 것은 결국 사랑일 거라는. 

정말로 영화를 보자면 그렇다. 사랑은 알리사의 말문을 트이게 하고, 방에 햇볕이 들어오게 하고, 샤샤의 마음속 말을 내뱉게 하고, 닫혔던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서, 한밤중에 '진짜'파인애플을 찾아 뛰어다니고, 유치한 놀이도 하게 한다. 파인애플을 훔쳐서 거리를 뛸 때의 그 해방감이란,!!
결국 우리는 사랑을 통해서만이 이 답답한 도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영화의 마지막은 어떻게 될까.
동화에선 인어공주가 왕자를 구한 뒤 물거품으로 사라졌었다.
이 영화 역시 해피엔딩은 기대할 수 없다. 현대판 인어공주기에, 더더욱 현실적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알리사의 마지막 말처럼 단지 흔한 일일 뿐이다.

우리도 그럴지도 모른다.
우리 곁의 많은 것들이 허망하게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또 누군가에게서 기억되었다가, 잊혀진다.
매우 쓸쓸한 일이지만
이 영화가 그려내듯, 그냥, 경쾌한 우울, 발랄한 슬픔이라 생각하면- 그나마 마음이 편해진다.

따뜻한 웃음으로 엄마와 화해하고, 시원하게 스치는 바람에- 그렇게 생각난 누군가 때문에
마음 한 켠이 꽉 찰 수 있다면.. 그런 경험을 할 수만 있다면..
우울도, 슬픔도, 일상다반사로, 경쾌하고 발랄하게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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