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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무라카미 류 지음, 한성례 옮김 / 동방미디어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93년 5월 6일 서울 영풍문고에서 사다.
*영풍문고는 지하철 [종각]역에서 내리면 갈 수 있다.
'류의 구토증만을 의식했을 뿐이다.' -5월 8일"
학교 도서관에서 처음 빌려본 책,
맨 뒷장에-
누군가가 오래전- 아마도 1993월 5월 8일에-남겨놓은 글.
릴리, 저게 새야. 잘 봐, 저 도시가 새야. 저건 도시가 아니야. 저 도시에는 사람 따위는 살고 있지 않아. 저건 새야. 그걸 모르겠어? 사막에서 미사일이 폭발하라고 외친 사내는 새를 죽이려고 했던 거야. 새를 죽이지 않으면 안돼. 새를 죽이지 않으면 나는 내 일을 이해할 수가 없어. 새가 방해하고 있어. 내가 보려고 하고 있는 것을 나에게 감추고 있어. 나는 새를 죽이겠어, 릴리. 새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음을 당해. 릴리, 어디 있는 거야? 같이 새를 죽여 줘, 릴리,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릴리,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단 말이야.
나는 바닥에 쓰러진다. 릴리가 밖으로 달려나갔다. 차소리가 난다. .. 새가 날고 있다. ..릴리는 아무 곳에도 없다. 거대한 검은 새가 이리로 날아오고 있다. 나는 양탄자 위에 있는 유리 조각을 집어 들었다. 그것을 꽉 움켜쥐고서 떨고 있는 팔에 푹 찔렀다.
릴리, 나 돌아갈까? 돌아가고 싶어.
어딘지 모르지만 돌아가고 싶어.
분명히 난 미아가 되어버린거야.
좀더 시원한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나는 옛날에 그곳에 있었어.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릴리도 알고 있지?
향기가 그윽하게 퍼지는 큰 나무 아래 같은 곳.
여기가 도대체 어디지? 여기가 어디야?
_제목에 반했던. 그러나 생각했던 것관 전혀 달랐던,
그리고, 그만 읽을까-란 생각이 계속 드는 책.
그래도, 마지막까지 꾹꾹 읽은 게 아깝진 않았다.
나도, 돌아가고 싶다.가끔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