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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만 안녕
황경신 지음, 김원 사진 / 지식의숲(넥서스)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초콜릿우체국
과 비슷한 느낌의 작은 단편들.
가을과 어울리는,, 그런 짧은 이야기들.
조금은, 아주 조금은, 쓸쓸할 수 밖에 없는.
그리하여- 섬세하고 세련된 문체에도 불구하고 별 세개.
어째서 사람들은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거죠?
그녀가 물었다.
이를테면 잘 열리지 않는 뚜껑 앞에서 울어 본 적 있어요?
뒤엉켜 버린 끈과 찾을 수 없는 편지들과 사용법을 알 수 없는 기계들, 외계어로 쓰인 것 같은 사용 설명서, 끈이 떨어진 가방과 하얀 옷에 생긴 얼룩, 잠이 오지 않는 밤, 울리지 않는 전화, 온통 뒤죽박죽되어 버린 기억들,
이런 것들을 어떻게 참을 수 있는 거죠?
당신은 남자가 필요한 게 아니야, 그가 말했다.
맞아요, 그녀가 대답했다.
아주 오래된 지혜가 필요할 뿐이죠. 천 년쯤 묵은 나무들의 지혜가.
-'99퍼센트의 연인'中-
선배, 선배는 알고 있었나요? 인생이란 지켜지지 않은 약속들과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후환들과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아름다움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그러나 어떤 노래는, 그토록 단단한 시간의 벽에 균열을 만들어 우리를 다시 한 번 불안하고 서러운 그 시절로 몰아가기도 한다는 것을?
-'장밋빛 인생'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