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이유는 이른바 ‘자아갈등ego conflict‘이 아닐까 한다. 명백한 사실이 존재하는데 그것을 서로 다르게 알고 있다든가, 서로 간의 가치관이 달라서 오는 갈등은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든가, 서로 간에 일정한 양보와 타협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그조차도 해결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바로 자아갈등, 즉 자존심의 싸움이 아니던가. 나는 그것이 결국엔 ‘카타르시스 커뮤니케이션(내가 많이 쓰긴 하지만 학문적으로 정립된 용어는 아니다)‘에 머물고 만다고 생각한다. 즉, 자신과 자신의 진영만을 만족시키는 거꾸로의 일방적 소통일 뿐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상대에 대한 적대감으로까지 연결된다면 토론의 정당성은 사라지고 진정한 의미의 소통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 P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