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는 여느 남자아이들과 여러모로 달랐다. 처음엔 내가 싫어서 그러는 게 아닌가 싶었던 행동들이 사실은 수줍음 많은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걸 한수와 대화를 나누는 몇 시간 사이에 이해하게 됐다. 낯선 사람과 말하는 걸 어려워하는 편인 듯했는데도 한수는 나에게 자신이 원하는 걸 설명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 P-1
무엇보다도 누군가가 작정하고 마음속에 품은 비밀은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알 수 없다는 걸 나는 언니의 죽음을 통해 알고 있었다. - P-1
나를 바라보는 이모의 눈빛에는 따뜻한 애정이 담겨 있었고, 그 눈빛 앞에서는 아직 언니가 살아 있고 막내가 태어나기 전의 날들처럼 한없이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지곤 했다. - 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