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렌카와 몇 번 눈길이 마주친 키티는 그녀에게 이상한 호감을 느꼈으며 바렌카도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그때마다 알 수 있었다. - P-1

하지만 그녀가 남자들에게 매력이 없는 것만은 분명했다. 말하자면 아직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는 있지만 그 꽃에 향기가 없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그 외에 그녀가 남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이유는 또 있었다. 그녀는 키티에게는 넘쳐흐르는 것, 즉 눌려 있는 스프링과 같은 생명의 불꽃과 자신의 매력에 대한 자각이 없었다.
바렌카는 언제나 남을 헌신적으로 돌보느라 바빴고 그 때문에 다른 것에는 관심을 둘 수 없었다. 키티가 보기에 바렌카는 분명 자신과 정반대였고 바로 그 때문에 그녀가 키티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이었다.
키티의 눈에 그녀는 분명 자신이 지니지 못한 것을 지니고 있었다. 키티는 바렌카에게서, 그녀의 삶의 태도에서 자신이 지금 애타게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의 본보기를 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 P-1

하지만 이런 성가신 일들과 걱정거리가 돌리에게는 유일한 행복이었다. 그런 걱정거리들이 없었다면 그녀는 이제는 자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남편 생각을 하며 괴로움에 빠져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말썽을 일으키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행복했다. - P-1

아이들은 레빈을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에게 다정스런 눈길을 보냈다. 어머니가 그를 반기는 모습을 본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레빈에게는 어른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위선의 흔적이 없던 때문이었다. 위선이란 종종 아주 똑똑한 사람까지 속여 넘길 수 있는 무기이긴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절대로 통하지 않는 법이다. 레빈에게 결점은 있을지 몰라도 위선이라고는 없었다. - P-1

"자네는 나와 동갑이야. 그렇지만 나보다는 훨씬 더 많은 여자를 알았겠지. 그렇다고 나보다 여자에 대해 더 잘 알까? 난 기혼자야. 누군가 이런 말을 했지? 사랑하는 아내를 한 명 알게 되면 수천 명의 여자를 만난 것보다 여자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고." - P-1

"자, 내 의견을 말해주지. 여자는 사내의 경력에 걸림돌일 뿐이라네. 여자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뭔가를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사랑이 일에 방해가 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결혼밖에 없어. 이걸 어떻게 쉽게 비유할 수 있을까? 그래, 짐을 들고 가면서 뭔가 일을 하려면 그 짐을 등에 붙들어 매는 수밖에 없지? 그게 바로 결혼인 거야."
그러자 브론스키가 말했다.
"자네는 사랑을 해본 적이 없군."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건 꼭 명심하게. 여자는 남자보다 훨씬 물질적이야. 우리는 사랑 때문에 뭔가 대단한 짓을 저지르지. 하지만 여자들은 언제나 세속적이야." - P-1

만일 그 순간 그의 입에서 "모든 걸 버리고 나와 떠나요!"라는 말이 나왔다면 그녀는 기꺼이 모든 것을, 심지어 아들까지 포기하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서는 그녀가 기대했던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마치 무슨 모욕이라도 당한 듯 결연한 표정이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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