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이거였나? 이토록 쉬운 것이었나? 어제는 형벌이었던 것이 오늘은 그녀에게 엄청난 해방감을 제공해주었다. 마리아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낯선 도시에 있었다. 그녀는 어느 누구에게도 해명할 필요가 없었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그녀는 온종일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때까지 그녀는 늘 다른 사람들이, 어머니가, 학교 친구들이, 아버지가, 모델 에이전시 직원들이, 프랑스어 선생이, 식당 웨이터가, 도서관 사서가, 길을 다니는 생면부지의 행인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를 먼저 걱정했다. 사실, 불쌍한 외국 여자에 불과한 그녀에 대해 특별히 뭔가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터였다. 그녀가 내일 감쪽같이 사라진다 해도 아무도, 경찰조차도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 P-1
그러니까 내가 얼마 동안 창녀가 되기로 결심한다고 해서 잃을 것이 뭐가 있는가? 명예, 긍지, 나 자신에 대한 존중.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는 이 세 가지 중 어느 것도 가진 적이 없다. 나는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사랑받는 데에도 성공하지 못했고, 늘 옳지 않은 결정만 내려왔다. 이제 나는 삶이 나 대신 결정을 내리도록 내버려둘 것이다. - P-1
타는 듯한 갈증, 담배 몇 개비, 점점 더 뚜렷해지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느낌, 라이트모티프처럼 반복되는 ‘내가 도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질문. 주인과 다른 아가씨들의 무관심 속에 무려 두 시간을 앉아 있었다. 기다림에 화가 나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려는 마리아에게 한 브라질 아가씨가 다가와 물었다. "왜 여길 택했어?"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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