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다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댓글은 사람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주고 많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굳건한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만들어줍니다. 좋은 정보와 지식을 보유한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내 생각을 풍성하게 해주는 보물창고가 만들어집니다. SNS를 통해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길이 열리는 겁니다. 반면 반대하는 의견을 달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런 글은 달지 않는 게 좋습니다. 꼭 달고 싶은 경우에도 ‘꼭 필요할까, 꼭 필요할까, 꼭 필요할까.’ 3번은 되뇌어봐야 합니다. 건전한 비평은 298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의견을 반박하는 건 친한 사이에도 매우 조심스러운 법입니다. 그러니 잘못되었다는 명확한 근거가 있고 마음속에서 거센 반감이 솟아나더라도 일단 참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나는 혹시 지적 우월감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에 이 댓글을 달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나는 이 댓글을 통해 진정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 이렇게 말입니다. 그런 지난한 과정을 거치고 나서도 여전히 쓰고 싶다면 최대한 부드러운 표현으로 예의 바르게 생각을 담아냅니다.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결코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양성은 인류의 일반적인 특성입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이 많다는 것을 상식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그것이 인류 보편적 도덕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인정해야 합니다. SNS 공간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는 태도로 대화하는 사람들은 실제 사회에서도 존중받지 못하고 사람들과 건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합니다.
 디지털 문명에서도 사회성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근본은 실제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세심한 배려와 정제된 언어가 필요합니다. 나의 대화를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공간인 만큼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합니다. 그렇게 299 만들어진 네트워크는 내가 오프라인에서 가질 수 없는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제공합니다. 이 기회를 잡을 것인지 버릴 것인지는 오롯이 자신의 선택입니다.
 이렇게 사람에 대한 세심한 배려심을 키우는 것은 사실 다음 단계로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발판이 됩니다. 바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는 능력을 키우는 일입니다. - P297

최근 애자일Agile 경영이 화두가 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일반적인 기업들은 1년 치 사업계획을 연초에 수립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조직 전체가 열심히 활동합니다. 그리고 연말에 성과를 바탕으롤 사업을 평가하고 다시 차년도 계획을 수립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보편적인 사업방식이고 조직 운영방식입니다. 그런데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이런 형태의 비즈니스로는 시장에 적응이 어려워졌습니다. 1년 치 계획을 짜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데, 계획의 가정에 포함된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져버리니 계획 자체가 의미를 잃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등장한 것이 애자일 경영입니다. 본부 경영진에서 계획을 세워 하부조직에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접점에 있는 소규모 팀에게 경영의 전권을 부여하고 고객 반응에 따라 빠르게 움직이며 대응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미국 기업 중 3분의 1이 연 단위 성과평가 경영방식에서 애자일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객 중심 경영의 철학이 이제 경영방식에도 거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 P311

EPILOGUE 달라진 문명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이 답입니다
 
 지금까지 포노 사피엔스 문명의 특징과 변화된 모습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장의 변화와 소비 트렌드가 만들어내는 데이터는 지금이 명확한 ‘혁명의 시대’임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새로운 문명을 공부해야 하고, 소비자가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읽고자 노력해야 하고, 킬러 콘텐츠를 만드는 전문적인 기술도 익혀야 하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과 노력들 모두 중요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사람’입니다. 혁명의 시대, 결국 답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로 이 책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60년 동안 전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엄청난 발전을 이룬 나라입니다. 스마트폰, 컴퓨터, TV를 비롯한 가전제품, 자동차, 생활용품,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333 자국에서 직접 생산하여 생활할 수 있는, 세계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이웃 나라 강국 일본에도 없는 우리만의 메신저앱(카카오톡)과 국가대표 포털사이트(네이버)도 갖고 있습니다. 디지털 금융 서비스도 몇 가지 규제만 뺀다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우리 콘텐츠 사업은 아시아 최고로 발돋움했고 해외 여러 국가에 팬덤을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국민소득 100달러 이하에서 시작하여 불과 60년 만에 이뤄낸 것입니다. 게다가 강력한 군사적 대치 상황에 놓인 분단국가에서 말입니다. 세계에 입증한 대한민국 잠재력의 스케일이 이렇습니다.
 
 우리는 늘 이렇게 이야기해왔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은 오직 사람뿐이라고. 자원도 없고, 축적된 자본도, 기술력도 없는 나라에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은 오로지 ‘사람’의 힘이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에 대해 민감합니다. 아이들에 대한 교육열은 세계 최고이고 남의 일도 내 일처럼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합니다. 인사로 밥 먹었는지를 물어보는 사회, 개인적인 프라이버시를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보는 사회, 어디 사는지,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결혼은 했는지, 아무렇지 않게 물어보고 관심을 갖는 게 우리 사회입니다. 식당에 가면 이모가 있고, 친구 어머니는 내게도 어머니이며, 그렇게 사람과의 관계가 끈끈해서 334 오히려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가 대한민국입니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 디지털 소비 문명의 시대가 되면서 우리는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조직문화, 사회의 위계질서, 사내 직원 간의 관계, 심지어 가족의 구성과 그들의 관계까지…. 거의 모든 사람 사이의 관계가 다시 정립되고 있죠. 소비 패턴의 변화에 따라 기업의 사고방식도, 조직 운영도 모두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카오스 상태에서 새로운 시장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법칙은 ‘고객이 왕이다.’입니다. 이 시대의 왕인 고객을 사로잡는 비법은 ‘사람을 잘 아는 자’만이 찾을 수 있습니다. 달라진 문명 속에서도 여전히 답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부지런히 공감 능력을 키우고 다양한 관계망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 그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물론 방법은 과거와 다릅니다. SNS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축적해야 합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달라지는 문화 트렌드도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필요한 전문 지식도 빠르게 학습하고 복제해야 합니다. 신문명이 만드는 새로운 언어 체계도 적극적으로 학습하면서 디지털 문명 세계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얻어내야 합니다. 이런 모든 활동에서는 당연히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시간도 낭비하 335 고, 때로는 중독도 되고, 감정과 에너지를 허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작용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문명을 힘껏 활용하며 스스로 펼칠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부작용에서 ‘부’를 떼어내고 혁신의 순작용을 찾아내기 시작하면 어마어마한 기회가 보이는 것이 바로 디지털 문명의 특성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뛰어 놀던 공간이 ‘땅 위’라면, 디지털 문명의 놀이 공간은 ‘무한한 창공’입니다. 창공을 향해 날아오를 준비를 해야 합니다.
 
 ‘혁명의 시대’를 ‘혁신의 기회’로 삼아 모두 함께 미래를 준비한다면, 포노 사피엔스 시대는 확실히 우리에게 기회입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재능을 보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디지털 문명의 확산이 돌이킬 수 없이 정해진 미래라면, 여러분은 어느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100년에 한 번 올까말까한 역사적인 기회의 문이 열렸습니다. 혁명의 위기를 넘어, 함께 새로운 기회의 시대로 갑시다.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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