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두 가지 원인 때문에, "사람들이 망령되다고 말하는 것은 모두 망령됨이 없다. 하늘에 본래 망령됨이 있지 않음으로 군자는 하늘에 순종하고 하늘의 시기를 받든다. 망령됨에 있어서는 그 망령됨 없음을 깊이 믿어 그것을 천리에 고유한 것으로 돌리고 시기가 소식함에 따라 나아가거나 물러나 감히 하늘을 희구하여 혹여 망령됨에 기만당하지 않는다." 천지간에 잘못되고 불합리한 일이 한 건도 없기 때문에, 이상적인 인격을 갖추려는 군자는 하늘에 "망령됨이 없을" 때에는 천리를 따르고 천시를 받들어 자기의 임무를 완성하고, 망령되이 보이는 경우에는 하늘에 망령됨이 181 없음을 마음속으로 깊이 확신하여 그 시기와 자리에 순종하고 그것을 자기 행위의 준칙으로 삼는다. 감히 자신의 견해를 고집해서 함부로 잘못되고 불합리한 처지에 스스로 빠지지 않는다. - P180
왕부지가 생각하기에, "땅을 벗어나면 곧 하늘이다. 그 사이는 지극히 빽빽하여 틈이 없다." 하늘과 땅은 우주의 전체 범위를 표시한다. 그 사이는 태화인온의 기로 충만해서 절대적인 허공이 없다. 그러므로 우주에서 각종 현상이 발생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전체 내부의 인온변화일 뿐이다. 전체의 양에서는 추호의 변화도 없다. 183 그래서 왕부지는 "하늘만이 크고" "기품은 작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기품이란 각각의 사람과 사물을 가리킨다. 하늘(즉 우주)은 전체이기 때문에 크고, 각각의 사람과 사물은 "구분되는 양이 있고 기쁘게 모이기에 작다." 그러므로 "사람은 하늘의 리를 리로 삼지만, 하늘은 사람의 리를 리로 삼지 않는다." 하늘은 크고 사람은 작다. 즉, 하늘은 전체이고 사람은 부분이다. 그러므로 사람의 이치는 반드시 하늘의 이치에 복속되지만 하늘의 이치는 사람의 이치 이외에도 또 다른 이치가 있다. 이것이 바로 천9도와 인도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 P182
우주의 전체대용인 ‘도’는 "건과 곤이 함께 세워짐"을 근본으로 하지만, 그 운용은 "반드시 사람에 의거해야 한다." 208 사람에 의거하지 않은 운용에는 사람이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의 능력과 그에 따른 효험을 사용할 곳 또한 없어지게 된다. 사람에 의거하지 않은 운용에 대해서도 비록 사람의 지혜로 알 수는 있지만, 그것은 이미 사람과 무관하기 때문에 그런 자연현상을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성인은 우리 인간을 준거로 해서 표준을 세운 것이다. 성인과 같이 "사람에 의거한다면", 단지 우리의 이상적인 표준을 건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천지만물을 분별하고 그 지위를 올바로 확정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에 의거한다면 사람의 표준이 세워지고 천지의 지위도 확정된다." 왕부지에 의하면, 사람은 본체의 가장 뛰어난 기를 품수받아 가장 영명한 존재이며 그 능력 또한 가장 뛰어나다. 더욱이 사람만이 천지의 대업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에, 도의 유행도 "사람에 의거해야 한다." 그렇다면, 사람은 ‘천지의 마음’일 수 있을 것이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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