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나는 내 동료들과 교제를 지속하지 못했고 서로를 욕한 후 우리는 곧 헤어졌다. 그때 아직 경험이 적은 청년기의 미숙함 때문에, 나는 그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까지 그만두었다. 나는 쉽게 그들과 절교를 했다. 그런 일은 딱 한 번 있었던 것이고 나는 보통 언제나 혼자였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독서로 보냈다. 나는 내 안에서 끊임없이 끓어오르는 모든 것을 외부의 감각들로 잠재우기를 원했다. 외부의 감각들 중에서 내게 유일하게 가능했던 것은 독서였다. 독서는 물론 큰 도움을 주었다. 그것은 나를 흥분시켰고, 기쁘게 했으며, 괴롭혔다. 그러나 때때로 그것은 나를 대단히 지루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어떤 행동을 원했다. - P498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 친구들에 대한 필요가 많아졌다. 나는 그들 중 몇 명을 가까이 끌어들이려고 노려했다. 그러나 이러한 화해는 언제나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드러났고 저절로 끝나 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한때는 친구라고 할 만한 아이가 하나 있기는 했다. 그러나 나는 이미 마음속으로는 폭군이었다. 나는 그의 영혼에 대해 무제한의 권력을 행사하길 원했다. 그를 둘러싸고 있던 환경에 대한 경멸감을 불러일으키길 원했다. 나는 그에게 그 환경과 당당하고 최종적인 결별을 하도록 요구했다. 나는 나의 정열적인 우정으로 그를 겁먹게 만들었다. 나는 그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고, 경련을 일으키도록 만들었다. 그는 순진하고 복종하는 영혼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에게 완전히 굴복하자 나는 곧 그를 미워하기 시작했고, 멀리하기 시작했다. 내가 마치 그를 패배시키고, 오직 그의 굴복만을 정확히 필요로 했던 것처럼. 그러나 나는 아무도 패배시키지 못했다. 내 친구 또한 그들 중 어느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았고 매우 보기 드문 예외였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 내가 첫 번째로 한 일은, 모든 관계를 단절하기 위해 예정되어 있던 특별 근무를 떠나는 것이었고, 과거에 저주를 퍼붓고 먼지 속에 그것을 버려 두는 것이었다……. - P524
「말라깽이가 되었군! 쟤 바지 좀 봐!」 <오, 빌어먹을 바지! 바로 조금 전에 즈베르꼬프는 이미 무릎 위에 묻어 있는 노란 얼룩을 발견했다……. 오, 무슨 상관이냐!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나는 식탁에서 일어나야 한다. 모자를 집어 들고는 말없이 떠나야 한다……, 경멸하기 때문에. 내일 결투가 있을지는 내가 상관할 바 아니다, 악당들. 내가 신경 써야 하는 것은 확실히 7루블이 아니야. 그들은 생각하지도 모르지……. 제기랄! 나는 7루블에 관해선 신경 안 써! 나는 이 순간에 떠날 거야!> 물론 나는 남았다. - P533
「리자, 넌 날 경멸하니?」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그녀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 알고 싶은 것을 참을 수 없어 몸을 떨며 말했다. 그녀는 당황했고 그러고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차 마셔!」 나는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물론 자신에게 화가 나 있었다. 그러나 그것에 대가를 치를 사람은 그녀였다. 그녀에 대한 무서운 분노의 감정이 갑자기 내 마음속에 끓어 올랐다. 나는 내가 그녀를 죽일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녀에게 복수하기 위해 나는 그녀가 여기 있는 동안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으리라고 마음속으로 맹세를 했다. 나는 <그녀가 모든 것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 P590
그런데 갑자기 그때 이상한 상황이 발생했다. 나는 책에서 읽은 대로 상상하고 생각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고, 몽상들 속에서 미리 꾸며 놓은 대로 세상의 모든 것을 마음속에 그리는 데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 그 이상한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이상한 상황이란 내가 모욕하고 짓밟았던 리자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이해했다는 것이다. 내가 말했던 모든 것들로부터, 그녀는, 여자가 진실하게 사랑하고 있다면 항상 무엇보다도 먼저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즉, 나 또한 불행하다는 것을 그녀는 깨달았다. - P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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