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의 경우 사제에게 결혼을 허용하는 것은 성 바울로 이래 부부 또는 애정생활에 대한 경건한 독신생활의 우위를 명시해온 윤리와 전통을 포기하는 것이 되었다. 물론 결혼은 성사가 될 수 있었지만, 남녀 커플의 상징적인 인정은 더 진전될 수 없었다. 사제가 순결의 의무를 위반해도 괜찮을 수는 없었다. 부부생활과 성직자 생활 사이의 분명한 위계를 유지해야 했는데, 그렇지 않으면 성직자와 평신도가 동등해질 우려가 있었다. 달리 말하면 제도 자체가 다시 문제될 수 있었다. - P163

16세기에 사랑의 시는 거의 대부분 아내가 아니고 아내가 되리라고 여겨지지도 않는 여자를 예찬했다. 아내에게 부치는 연시의 이 몇몇 경우는 꽤 새로운 현상이었는데, 이 현상은 르네상스 시대의 아주 중대한 이중의 변화를 나타냈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 남녀의 사랑과 양립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종국에는 남녀의 사랑과 결혼이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아차리게 되었다. - P169

이 의학 ‘지식‘은 때때로 중세의 사랑 개론서에서 다시 발견되는데, 특히 앙드레 르샤플랭은 사랑의 단죄를 정당화하기 위해 의학 지식을 활용한다.
연인들을 분명하게 단죄하는 데에는 또 다른 논거가 있다. 즉, 사랑과 베누스에게 바쳐진 희생은 사람의 몸을 쇠약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남자는 전쟁 활동에서 활력을 잃는다. 사랑은 아주 논리적인 세 가지 이유로 남자의 기력을 빼놓는다. 우선 의사들이 가르쳐주듯이 성행위 자체가 생명력을 많이 감퇴시킨다. 다음으로 사랑 때문에 덜 먹고 덜 마시게 되며 따라서 육체의 저항력이 줄어드는 것은 아주 당연하다. 끝으로 사랑은 또한 잠을 앗아가고 당연히 모든 휴식을 박탈한다. 그리고 수면 부족은 소화불량과 엄청난 체력 감소를 초래한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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