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기서 이념과 이익의 상충에 관한 해묵은 논란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념보다는 이익에 더 무게를 두는 게 한국 정치를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 - P380

여기서 말하는 사적 이익은 넓은 개념이다. 자신이 주도해서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인정 욕망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런 인정 욕망은 자신이 소속된 집단이나 패거리의 승리를 바라는 마음으로도 나타나는데, 실제로 이게 편 가르기의 주요 토대가 된다. 이게 바로 이념과 이익이 유착하는 전형적 방식이다. - P381

한국인은 욱하는 기질이 있다. 참고 모아뒀다 한꺼번에 처리하거나 폭발시키는 경향이 강하다. 학생들이 벼락공부하는 것과 비슷하다. 불법 폐기물을 쌓아두었다가 홍수가 날 때 슬쩍 휩쓸려가게 만드는 폐기물 처리법이 있다. 욕먹어 마땅한 수법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홍수 처리법은 우리에게 익숙한 관행이다. 특히 그 어떤 사회적 홍수가 났을 때에 좋지 않은 것들을 일거에 해치우려는 습성은 한국 사회의 오랜 전통이다. 그런 특성에 ‘홍수 민주주의‘라는 딱지를 붙일 수 있겠다. 홍수 민주주의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일장일단이 있는 한국적 특성일 뿐이다. - P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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