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린스키는 "타협은 허약함, 우유부단함, 고매한 목적에 대한 배신, 도덕적 원칙의 포기와 같은 어두움을 가지고 있는 단어"이지만, "조직가에게 타협은 핵심적이고 아름다운 단어"라고 주장한다. 그는 "타협은 언제나 실질적인 활동 속에 존재한다. 타협은 거래를 하는 것이다. 거래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숨 고르기, 보통 승리를 의미하며, 타협은 그것을 획득하는 것이다"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이 무에서 출발한다면 100퍼센트를 요구하고 그 뒤에 30퍼센트 선에서 타협을 하라. 당신은 30퍼센트를 번 것이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회는 끊이지 않는 갈등 그 자체이며, 갈등은 간헐적으로 타협에 의해서만 멈추게 된다. 일단 타협이 이루어지면 바로 그 타협은 갈등, 타협 그리고 끝없이 계속되는 갈등과 타협의 연속을 위한 출발점이 된다. 권력의 통제는 의회에서의 타협과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사이에서의 타협에 바탕을 두고 있다. 타협이 전혀 없는 사회는 전체주의 사회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회를 한 단어로 정의해야 한다면 그 단어는 ‘타협‘일 것이다. - P226
정상용은 공개적인 글이라 점잖게 이야기한 것일 뿐, 여론 주도층에 속하는 호남인들은 사석에선 친노를 아주 매섭게 비판한다. 노무현 정권 시절 권력 핵심에 있던 친노 그룹이 얼마나 오만하게 횡포를 부렸는지를 보여주는 증언과 실화들이 무더기로 쏟아진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공개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여론 주도층과 일반 시민 사이에 격차가 나타나는 이유다. - P302
일개 지식인도 자신에 대한 언론 보도에 만족하는 법은 드물다. 기사는 학술 논문이 아니다. 자꾸 "맥락을 제거하고 특정 발언만 부각해 왜곡했다"라고 분통을 터뜨릴 게 아니라 특정 발언이 자극적이지 않게끔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노 정권은 조중동 프레임을 탓하기 전에 노 대통령이 스스로 만든 ‘노무현 프레임‘을 깊이 성찰해야 했다. 그걸 하찮게 여겨 계속 그대로 가려면 ‘언론 탓‘은 그만둬야 했다. 언론을 탓할 수도 없고 해선 안 될 일까지 언론 탓을 하는 건 언론 개혁 담론을 희화화해 외려 언론 개혁을 망치는 일이었고 그건 현실로 나타났다. - P306
박근혜는 보이지 않는 측근들, 즉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다. 비밀주의가 매우 심해 ‘철의 장막‘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베일 속에 있어 눈을 맞추기가 어렵다. 자신에게 절대 충성을 요구하는데, 그 절대 충성은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라도 자신에 대해 깍듯하게 말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관계가 끝난다. 그래서 직언하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박근혜에게 잘못 보일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 P373
375, 8 "이념과 국가 안보로 보면 이석기는 ‘불량 의원‘이다. 그는 반국가 단체 민혁당 활동으로 징역을 살았다. 사면 · 복권돼 의원이 됐지만 그는 여전히 종북주의에 빠져 있는 것 같다. 그는 북한 3대 세습은 내재적으로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종북보다 종미가 더 문제라고 하며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라는 주장까지 한다. 그런 이가 국회를 활보하고 국민 세금으로 세비를 받는다는 현실에 분노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불량이어도 법적으로 그는 국회의원이다. 법이 그를 보호하는 한 한국 사회는 그를 인정해야 한다. 설사 그가 악마라고 해도 그를 다루는 방법은 비악마적이어야 한다. 그것이 이석기 같은 비뚤어진 이념 운동가가 넘볼 수 없는 자유 · 민주 사회의 강점이다." (중략) 재미있지 않은가? 이석기 의원직 제명 반대는 야권에서도 진보파들이 하는 주장이다. 피상적인 편 가르기 논리로만 보자면 김진은 진보파다. 노무현 정권의 위선과 나꼼수의 막말에 대한 비판은 주로 보수파가 하는 주장이다. 이 또한 피상적인 편 가르기 논리로만 보자면 김진은 보수파다. 그런데 이런 피상적인 편 가르기 논리가 타당한가? 전혀 타당하지 않다. 정작 이념적 원칙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이석기 의원직 제명 반대는 보수파가 더 나서야 하는 일이고 노무현 정권의 위선과 나꼼수의 막말에 대한 비판은 진보파가 더 나서야 하는 일이다. 물론 우리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김진의 이석기 의원직 제명 반대가 돋보인다. 평소 그의 박정희 존경이 거슬리긴 하지만, 그는 진정한 보수 논객이다. 그의 칼럼에 동의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도 그의 칼럼들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 P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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