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정치사회적 주제에 대해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걸 꺼리는 한국인들은 설문조사 시 당위적인 답을 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긴 하지만,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탁월한 연구임이 틀림없다. 다원적 무지에 의해 지역감정이 실제 이상으로 증폭될 가능성은 엄존하고 있기에, 상호 소통의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P163

그간의 여러 실험 결과에 따르면, 미디어의 메시지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느냐 아니냐가 제3자 효과의 유무를 결정하는 관건이 된다고 한다. 즉, 자신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이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겠지만, 긍정적 효과를 가지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그것이 자신들에게 미친 효과와 비슷하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 P167

리처드 펄로프는 제3자 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를 9가지나 제시했는데, 두 개의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될 것 같다. 첫째는 남보다 자신을 좋게 보는 인간 본성 때문이다. "미디어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하는 것은 잘 속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또는 자신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속성을 가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수 있다. 자신은 미디어 효과로부터 나약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은 미디어 효과에 약하다고 가정함으로써 사람들은 자아를 긍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신념을 재확인하게 된다."
둘째는 예측하기 어려운 사건을 통제하려는 욕구 때문이다. "만약 미디어에서 제공하는 모든 프로그램이 우리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믿는다면 이는 과민 반응일 수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매스미디어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미디어가 점령한 이 세상에 적응하면서 미디어를 이용하고 만족을 얻으며 우리 삶에 미디어를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167

사회적 거리는 ‘평균 이상 효과‘라고 일컬어지는 현상과도 관계가 있다. 이것은 사람들이 일반 동료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상황에서 자신을 더 호의적으로 평가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사실 대다수 사람이 자신을 평균 이상이라 생각한다. 미국에서 이루어진 조사에서 모든 운전자 가운데 자신의 운전 실력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90퍼센트, 대학 교수 가운데 자신이 평균적인 교수들보다 낫다고 믿는 교수는 94퍼센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이런 평균 이상 효과 때문에 어떤 메시지에 대해 "나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지만, 평균에 속하거나 그 이하일 다른 사람들에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생각하게 되지 않겠는가? 우리는 대중이 어떻다는 말을 즐겨하면서도 막상 자신은 대중에 속하지 않는 것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 자신을 엘리트로 여기지 않는 보통 사람들도 그런 정도의 엘리트주의는 갖고 있는 셈이다. - P168

허연은 "요즈음 어느 자리에서나 와인 이야기로 너스레를 떠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들이 와인 이야기를 가지고 몇 시간을 떠드는 이유는 예의가 없어서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도 자신처럼 와인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허위 합의 효과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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