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따뜻한 봄날, 6학년생 51명은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5일 동안 자진해서 끔찍한 환경을 겪어 보기로 결정했다. 2012년에 아름다운 샌 버너디노산으로 캠핑을 가서 밤에는 산장에서 잠을 청하고, 낮에는 나침반과 지도를 이용해 등산을 하며 여러 새를 직접 관찰하고 활쏘기 연습을 하면서, 여행기간 내내 디지털 기기 없이 지내보기로 했다. 즉 휴대폰, 태블릿 피씨, 컴퓨터, 음악 재생기기, 게임기, 텔레비전이 없는 5일을 보냈던 것이다. 그 학생들은 방과 후에 날마다 평균 4.5시간씩 휴대폰 메시지를 보내고, 텔레비전을 보고, 비디오 게임을 즐기던 평범한 아이들이었다.
심리학자들은 영상 화면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5일을 보낸 경험이 학생들의 비언어적인 감정 신호를 인식하는 능력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관찰했다. 앞서 1장에서 살펴본 대로 일부 얼굴 표정은 컴퓨터가 오히려 인간보다 더 잘 읽어낸다는 사실이 이미 확인되었는데, 왜 굳이 사람들이 감정을 얼마나 잘 알아차리느냐를 더 자세히 알아보려 했을까? 다름 아니라 표정이나 비언어적인 신호를 알아채는 능력은 인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의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비언어적 신호는 사실 우리가 깨닫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우리는 생각하거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얼굴 표정이나 목소리 톤뿐 아니라 시선 교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자세, 거리 등을 즉각적으로 감지한다. 그러면 상대도 비슷한 반응으로 반응을 한다. 혹여 소매 업체에서 고객의 기분을 파악하려고 할 때 감정을 읽는 컴퓨터를 사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 외 대부분의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컴퓨터가 파악한 상대방의 감정 분석 자료를 읽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반응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인간에게는 그런 신호를 자동적으로 그 즉시 읽어내는 능력이 있어서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런 능력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 그런 능력이 발달하면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감정 신호를 능숙하게 파악하는 사람은 학교 성적이 더 좋고, 사회적인 상황에서 불안감을 덜 느끼며, 또래들과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이 뭔가 의미 있는 현상을 찾아보던 참이었으므로, 디지털 기기 없는 5일이 학생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학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기에 충분했다. 사람은 보통 경험을 통해 비언어적 감정 신호를 읽는 방법을 배운다. 수십 년간의 연구들은 아이들이 부모, 형제, 또래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그런 능력을 키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매일 평균 4.5시간씩 디지털 기기 화면을 들여다보느라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할 시간이 대폰 줄어들었다. 그런 시간 중에는 문자를 주고받는 등 상호작용에 할애되는 시간도 있지만, 그런 상호작용에는 얼굴 표정, 시선, 목소리 톤, 몸짓언어 등이 전혀 반영되지 않으므로 비언어적 감정 신호 습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심리학자들은 학생들이 캠프를 떠나기 전과 후에 기초적인 두 가지 테스트를 시작했다. 첫 번째로 사람들 얼굴이 찍힌 사진을 보고 그 사람의 감정을 유추하도록 했다. 두 번쨰로는 배우들이 여러 장면을 연기하는 비디오를 음소거 상태에서 보여주고 극중 인물의 감정 상태를 맞춰 보도록 했다. 검사 결과가 어땠을지는 쉽게 예측이 간다. 5일 동안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경험한 이후 학생들은 사람의 감정을 전보다 훨씬 잘 이해했다. 이 결과는 모든 통계적 유의도 검사 결과 적합성이 인정됐다. - P94

가치를 전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존중하라. ‘예‘, ‘아니요‘로 대답할 수 있는 의례적인 질문은 하지 않는다. 환자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유도하라. 그리고 말하고 싶지 않은 것보다는 말하고 싶은 것을 먼저 꺼내라. 환자들의 생각, 기대, 두려움이 무엇인지 물어라. 깊이 생각하며 듣고, 들은 내용을 토대로 반응하고, 실제적인 사실뿐 아니라 환자의 감정도 꼭 고려하라. 진단내용을 평범한 언어로 전달하고, 환자가 관심을 갖는 측면에서 설명하라. 그러고 나서 환자와 대화를 통해 어떤 수순을 밟을지를 결정하라. 부아시는 이렇게 말한다.
"의사들 대부분은 의례적인 달변을 늘어놓아요. 그런데 그런 습관은 버려야 합니다. 환자와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혼자 독백을 해서는 안 되지요." - P140

사람들이 긴밀하게 협력 작업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심지어 극도의 행복감까지 느껴진다는 증거는 상당히 많다. 예를 들면 함께 노래를 부르는 단순한 활동만으로도 몸에서 오피오이드(아편 비슷한 작용을 하는 합성 진통, 마취제-옮긴이)가 분비된다. 가장 유능한 팀의 특성을 이해할 때 참고할 더 확실하고 중요한 사실로,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원들은 그런 활동이 팀의 성과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협조적인 자세와 관용, 그리고 그런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타적으로 대하겠다는 더 큰 의지"같은 사회적인 성향을 촉진한다고 설명한다. 연구원들은 "그룹 활동에서 비롯된 엔돌핀은 그러므로…. 사회적인 집단을 결합시키는 데 일조한다"고 덧붙인다. - P213

컴퓨터가 쓴 이야기를 우리가 어떻게 평가할지 한번 상상해보라. 컴퓨터가 복잡한 데이터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면 대단히 좋게 평가하고, 재미있는 글이라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컴퓨터가 이야기의 위력을 최대한 이용하려 든다면(사람들을 움직여 변화시키려 한다면) 글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이 그 글의 진실성에 0점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 P231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 답은 간단하다. 바로 옥시토신이다. 우리가 주효하다고 여기는 이야기들은 뇌의 다양한 영역에 강렬한 감정적 영향을 미치는 옥시토신이라는 화학물질을 분비시킨다. 이야기가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의 선구자인 클레어몬트 대학원 대학교의 폴 J. 자크는, "옥시토신은 사람들을 더 신뢰할 만하고, 관대하고, 너그럽고, 동정심 있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사랑과 성적인 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옥시토신은 ‘사랑의 호르몬‘이나 ‘결속의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자크는 옥시토신이 주위의 사회적 신호에 더 민감해지도록 만들어서, 도움이 필요한 듯 보이는 사람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도덕적인 분자‘라고 부른다. 자크는 "그러므로 옥시토신은 공감을 관장하는 신경화합물질"이라고 설명한다. 옥시토신은 좋은 이야기를 들을 때 우리 뇌하수체가 자극되면서 분비되는 강력한 물질이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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