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스 카플란이 신념 변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게 자유의지라는 개념에 대한 그의 의견을 물어보고 싶었다. 그는 단호하게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자유의지를 믿지 않습니다. 우주는 결정론적이에요. 우리는 스스로의 행동을 써내려 가는 주체가 아닙니다. 모든 것은 그보다 226 앞선 무언가에 의해 야기되는 것이니까요."
그는 이런 경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결정은 부분적으로 감정 상태에 의해 조절되고,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에게 자유의지가 거의, 혹은 전혀 없다는 것을 우울하게 생각합니다. 때문에 자유의지의 존재를 믿는 것은 상당한 가치가 있습니다."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인지과학 종사자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최근의 수많은 연구들은 자유의지에 대한 개인의 믿음이 약해지면 자기중심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이 늘어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대체적으로 미리 결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자기가 무슨 짓을 하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사회의 규칙을 무시하고 욕망을 충실히 따르는 성향이 있다. 자유의지에 대한 신념은 환상일지도 모르지만 사회가 매끄럽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매끄럽게 돌아가는 인생을 위해서도). - P225

그런데 대체 어떻게 하면 더 열린 마음을 향해, 더욱 깊어진 연민과 이타주의를 향해 나아가도록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2017년 말에 『연민의 과학 옥스퍼드 핸드북』이라는 환상적인 책이 발표됐다. 이 책은 이 신흥 분야에서 나온 연구 결과들을 리뷰하는 책이다. 나는 이것이 내리고 있는 주요 결론을 다섯 가지 팁으로 요약해서 모두가 연민과 향상된 소통 능력을 일상 속으로 통합하는 데 사용할 수 있게 정리해 보려고 한다.

1.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법을 배우고 그에 대해 이야기하기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법을 배워 그 내용을 긍정적으로 타인과 소통하는 행위는 자신의 감정을 지각하는 방식에 신체적인 변화 320 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 ‘나 화가 났어‘라고 차분하게 말하는 행위는 뇌 속의 원시적인 감정적 분노 반응을 누그러뜨려 고등 인지 회로로 활동을 올려 보내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 분노에 따르는 감정적 고통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이 따라 준다면 당신이 이런 감정을 표출했던 사람이 연민의 감정을 가지고 반응해 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저 자신의 감정을 입으로 표현하기만 해도 당신의 뇌 속에서는 감정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고 긍정적이고 자신에 대한 연민의 감정으로 행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그와 비슷하게 어떤 사람들은 타인의 몸짓, 얼굴표정, 행동 등을 관찰함으로써 명확한 언어적 단서 없이도 그 사람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법을 훈련하는 것에서 도움을 얻는다. 이런 기술을 익히면 우정을 가꾸는 데 도움이 되고, 더욱 연민 어린 관점이 자랄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얼굴에 감정을 표현하고, 그 감정을 읽는 연습을 해 봐도 좋을 것이다. 적어도 즐거운 저녁은 될 수 있을 것이다.

2. 연민의 명상 연습하기
이것을 하려면 자기가 자신을 좋아하는 이유에 방점을 찍고 자아 성찰을 할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이 행동의 목적은 자신의 결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음에도 스스로에게 연민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주의를 돌려 그들을 자신의 연민과 감사의 마음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삶에서 대하기 어려웠던 사람들, 당신에게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는 321 사람들에 대해 생각한다. 이렇게 하려면 훈련이 필요하지만 그 목적은 그들 역시 사랑과 친절, 평화로 채워지기를 빌어 주는 것이다. 연민의 명상은 마음챙김mindfulness, 행복, 자신과 타인에 대한 연민의 감정, 걱정의 감소 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명상은 잠재적으로 부정적이거나 괴로운 사건도 거기에 압도당하지 않을 새로운 방식으로 틀 잡을 수 있게 해서 그런 사건을 잘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이 명상은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 두려움과 쾌락이 들쭉날쭉 불안정한 보상경로 중심의 생활과 거리를 두고 좀 더 안정된 마음 상태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해 준다.

3. 타인의 연민에 감사하기
다른 사람의 이타적인 행동을 목격하는 것은 인간성에 대해 낙관적인 감정을 품을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자기도 타인을 돕고자 하는 생각이 들게 해 준다. 이것은 도덕성을 고양해 준다. 도덕성 고양은 경외심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강력한 감정이다. 이 감정은 투쟁-도피 반응을 담당하는 좀 더 원시적인 감정 회로에 대한 앞이마겉질의 통제력을 높여 주기 때문에 좀 더 집행력 있는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도덕성 고양은 또한 옥시토신 수치를 높이고,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신경가소성을 높여 예상치 못했던 경험을 더욱 잘 이해하고 통합할 수 있게 해 준다. 종합해 보면 도덕성 고양이라는 이 긍정적인 감정은 ‘선행 나누기‘ 정신을 고양해 준다. 사람들의 친절한 행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사회 322 전반에 연민을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4. 감사의 마음 갖기
우리는 대단히 개인주의적인 사회에 살고 있지만 혼자서 자급자족할 수 있게 진화하지는 않았다. 인간이 친사회적인 뇌를 발달시키게 된 것은 서로 의존할 때 생기는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서로를 지지하는 관계가 성립되면 생존에 도움이 된다. 타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는 단순한 행위도 그런 지지를 소중히 여기는 데 도움이 된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나는 그날 하루 감사했던 세 가지 일을 머릿속에 떠올려 본다. 이렇게 하면 그런 일을 있게 해 준 사람에게 잊지 않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하루에 긍정의 마침표를 찍고, 나 자신도 친절한 행동을 통해 타인에게 이런 감정을 유도할 방법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5. 연민에 초점을 맞추는 부모가 되기
연민을 강화하는 환경 속에서 아이를 키우면 나중에 자기만의 긍정적인 지지 네트워크를 발전시키고 세대를 가로질러 이타주의를 더 널리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은 보호자들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어떤 감정이 용인되는 감정인지, 그런 감정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배운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느린 호흡 같은 기술을 이용해서 감정을 통제해서 분노를 가라앉히는 행동은 당신 자신이나 자식 모두에게 이롭다. 연구에 따르면 시간을 내어 자기관리를 323 하는 부모를 둔 아동도 그와 유사하게 장기적으로 그에 따른 혜택을 입는다고 한다. 건강하게 잘 먹고,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라. 그리고 취미생활을 통해 긴장을 풀고 명상을 실천하라.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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