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 참고로,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인간이 도덕적 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탈선하게 만드는 교묘한 인지 전략을 8가지로 세세히 제시한다(Bandura. A., "Moral Disengagement in the Perpertration of Inhumantie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 3(3), 1999). 첫 번째, ‘도덕적 정당화‘란 악행을 선행으로 포장하는 전략이다. 실상 악행임에도 불구하고, 이 행동이 사회적 . 도덕적 .종교적 선에 이바지한다고 믿는다. 신을 위해 살육을 정당화하는 성전(聖戰)이 대표적 예이다. ‘생명이 위험한 사람을 돕는 것도 종교적 선행이지만, 나의 종교를 탄압하는 자들을 죽이는 것도 종교적 선행이다. 둘 다 신을 위한다는 공통점을 지닌 비슷한 선행이다‘와 같이 생각한다. 두 번째, ‘유리한 비교‘란 더 큰 악행과 비교하여 해당 악행의 부당성을 사소하게 취급하는 동시에, 해당 악행을 했을 때의 이득이 그렇지 않을 때의 경우보다 클 것이라 기대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악행의 장점은 크게 보고 단점은 작게 본다. 마스크를 버리는 일은 마스크를 홈치는 일보다는 별일 아니잖아. 그리고 마스크를 버리는 사람들이 많으면 미화원들의 일감도 넘쳐나니, 이게 일석이조 아닐까?‘와 같이 생각한다. 세 번째, ‘완곡한 표현‘은 그 악행이 갖는 폭력성이나 험오감을 감추어서, 심지어 그럴싸하고 아름답게 꾸며서 해당 악행을 표현하는 것이다. 전쟁을 ‘청소‘라고 하거나, 따돌림 가해자들이 따돌림을 ‘참교육‘ 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그 예이다. 네 번째, ‘책임의 전가‘는 악행을 명령한 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다. ‘위에서 시켰으니까‘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섯 번째, ‘책임의 분산‘은 악행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책임을 분산시킴으로써 일개 개인인 자신의 책임을 축소하는 것이다. ‘마스크 버리는 게 나뿐인가? 지금 내 눈 앞에만 3개나 있는데?‘와 같이 생각한다. 여섯 번째, ‘결과에 대한 축소, 무시, 왜곡‘은 악행이 미치는 피해를 사소하게 여기는 것이다. ‘따돌림을 당하면 우울증에 걸린다고 했지? 그런데 우울증은 감기라고도 하잖아. 감기 걸리는 게 별건가? 잘 이겨내면 되지.‘와 같이 생각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하는 것이다. 일곱 번째, ‘비인간화‘는 악행의 피해자를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음으로서, 마음 편하게 심지어 당당하게 피해자에게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유대인을 병원균으로 취급할 때, 가해자들은 ‘인간이 아닌 균에게‘ 가책 없이 악행을 저질렀다. 여덟 번째, ‘비난의 귀속‘은 악행의 이유를 상황이나 피해자들에게 돌리는 것이다. ‘같이 따돌림을 하지 않으면, 내가 당할 수도 있어서 어쩔 수 없었어요. 그리고 개는 찐따라서 따돌림을 당할 만해요. 원인은 걔라고요.‘와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들을 미리 배운 후, 이러한 전략들에 근거한 마음의 왜곡을 알아채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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