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으로 봐서 어떤 기운이 많으면 그 오행의 특성을 드러내니, 곧 203 목·화가 많은 사람은 분출·확산으로 성미가 급하고 시끄러우며, 또한 금·수가 많은 사람은 수렴과 응축으로 성격이 차분하고 조용하다.
간지의 특성도 봐야 하니, 양목인 갑목이나 인목이 있으면 팽팽한 차 타이어가 터졌을 때 처음 나오는 공기 또는 호랑이가 짐승을 사냥할 때 솟아오른는 것처럼 갑자기 뭔가 내놓는 특성이 있어 머리가 좋으며 앞장서기를 좋아한다. (…)
연·월·일·시의 오행이 서로 낳아 주는 구조로 연결되어 있고 각 간지에 힘이 있으면 최고의 사주인데, 운마저 재나 관을 돕는다면 그 인생의 부귀는 탄탄대로라고 볼 수 있다. 간지가 형·충·파·해로 손상되었으면 그 인생 또한 사고나 병 등으로 고생하는데, 사주 구조대로 살아가는 삶의 모양을 선택하여 그 기운을 해소하면 탈 없이 잘살 수 있다. 형살이 있을 경우 의료나 법률 등을 직업으로 선택하여 그 기운을 적극적으로 써서 해소하면 자신의 몸으로 직접 받는 피해가 적어 수술이나 소송당할 일이 적어진다는 말이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주 구조의 기질대로 사람의 인생이 흘러가기 때문인데, 동기상응이라 하여 같은 기운이 서로 호응하면서 그런 삶의 형태를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과거 농경 위주의 사회에서는 직업이나 삶의 수단이 단순하여 형· 203 충·파·해 등으로 온전하지 못한 사주를 일방적으로 좋지 않게 봤다. 그러나 손톱이나 발톱까지도 다듬어 멋을 내 주는 네일아트처럼 온갖 직종이 다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형·충·파·해 등으로 일그러진 사주를 하나의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고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 자신의 사주 구조에 삶을 맞추어 가는 것이 문제이지 그 사주 자체를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보면 된다. 형이 있으면 양보하고 조정하는 형태의 직업을 찾아서 사용하고, 충이 있으면 부딪힘으로 서로 오고 가는 삶의 형태를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운전이라도 하면 되니, 타고난 구조대로 사는 것이 가장 강하고 유리한 삶의 형태를 만들기 때문이다.
운에서 방해하지 않는 한 사람들이 같은 일을 겪을지라도 각자 자신이 타고난 사주의 구조대로 그 경험을 받아들여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고, 그렇게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만든 모양 그대로 내세까지 가져간다. 죽음으로 비록 그의 몸은 사라질지라도 그 사람이 추구하고 만든 삶의 모양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 형태로 남아 그것을 가장 잘 받아들여 펼칠 수 있는 비슷한 모양의 육체와 시간을 찾아 다시 태어나니, 그것이 다음의 생이다.
삶을 반드시 건전하고 아름답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의 삶이 가꾸어 놓은 형태 그대로 다음 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명리학에서 보면 현재의 삶은 전생의 연장선에서 다음의 생을 준비하는 중간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사주를 볼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재와 관이 어떤 구조 205 로 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와 관에 의지해서 삶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관을 대부분 대학을 졸업한 20대 중반을 전후해 취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이 선천궁인 연주나 월주에 인성과 함께 좋은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 좋다. 재는 40대를 전후로 세상물정을 다소 알아 철이 든 후에 사용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일주까지 합해 식상관과 좋은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도 괜찮다.
그런데 사주는 근본적으로 음양 운동임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양은 음이 되려고 하고 음은 양이 되려고 하여 소용돌이치는 것이 태극이다. 양에서 음으로 오른쪽으로 뾰족하게 내려오는 것이 금이고, 음에서 양으로 왼쪽으로 뾰족하게 올라가는 것이 목이다. 물론 오행에서 양은 화이고 음은 수다. 일간을 기준으로 음양오행의 이런 특성을 사주에 응용할 때, 일간은 자신과 극단에 있는 재성과 관성을 향해 활기차게 움직이는 것으로 봐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업을 해서 돈을 벌거나 취직을 해서 월급을 받는 모양으로 자신의 삶을 유지하니,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음양 운동에 따라 오행의 균형을 맞추려는 것이다.
관인상생과 식상관생재를 많이 언급하는 이유는 관을 추구하며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성이 필요하고, 재를 추구하며 삶을 꾸리기 위해서는 식상관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곧 글자 그대로 관인상생은 사주에서 관성이 인성을 서로 생하는 구조로 된 것이고, 식상관생재는 식신이나 상관이 재성을 생하는 구조 206 로 된 것을 말하니, 취직을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하고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공장이나 농토처럼 상품을 만드는 생산수단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일간과 극단에서 음양 운동을 일으키는 재성과 관성이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식상관과 인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남자의 사주를 볼 경우, 가장 먼저 재와 관이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를 보고 사업가인지 월급쟁이인지 판단한다. - P202
그런데 일지 인목(편관)이 시지의 사화(편인)와 인사형이 되어 인성과 관에 변형을 가하거나 또는 배우자궁이 형살을 받고 있으니 형살을 사용하는 배우자를 만날 수 있다. 옆짚에 사는 어머니 친구 분이 간호사로 있는 조카딸을 소개시켜 준다고 해도 만나지 않았는데, 결국 간호사로 있는 배우자를 만나 결혼했으니 운명이 어떻게 그렇게 흐르는지 참으로 신기하다. - P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