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조직 나를 극하는 기운(관성)은 개인의 사적 영역을 제한하는 힘을 갖는다. 그것은 공적 영역, 즉 ‘조직’, ‘사회적 관계’ 등에 해당한다. 그래서 관성의 상징 중에 대표적인 것이 조직과 사회적 관계다. 가장 대표적인 사회적 조직은 ‘직장’이다. 직장은 일을 하고 돈을 버는 곳이므로 재성에 해당하기도 한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재성은 일·성과·재물에 방점이 있고, 관성은 직장 안에서의 규율과 서열·권력·승진 등 공적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사주를 해석을 할 때는 이를 명확하게 나누기보다 오행과 함께 전체적인 시야를 가지고 통합하고 분류해 봐야 한다.
관성의 대인 관계도 이런 공적 영역에서 일어나는 경향이 많다. 비겁의 대인 관계가 사적 영역에서 유지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따라서 관성의 대인 관계는 친분 관계를 기반으로 한 비겁의 대인 관계에 비해 범위가 넓다. 친하게 지내지 않아도 큰 불편 없이 공적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차이는 비겁의 대인 관계가 수평적인 반면 관성의 관계는 주로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조직 안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조직 밖의 사적인 관계에서도 사람들을 거느리고 지배하려는 속성을 이어 간다. 그 대신 많이 퍼주고 챙겨 주는 덕장으로서의 행동이 뒤따른다. - P303

ㅇ명예 관성은 자기의 존재감을 조직 내에서 찾는다. 그래서 자신의 존재감을 고양시키기 위해 보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싶어 한다. 이것이 명예욕과 권력욕이다. 이러한 욕망은 실제로 조직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십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실제로 관성이 강하면 명예욕과 권력욕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 사업가는 리더십을 발휘하여 사업적 성취감을 얻을 수 있고, 직장인은 승진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관은 명예욕을 단계적으로 실현시키는 임명직에 인연이 있고, 편관은 단숨에 확보하려 하는 선출직에 인연이 깊다. 리더는 자신의 감정과 사욕을 제어하고 넓게 볼 수 있어야 하며 사태를 객관화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관성이 지나치면 이러한 미덕이 권력적 폭압으로 변질되면서 사람들을 강제적으로 제압하려 한다. 또한 지나친 용기와 우월감은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무시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리더로서의 능력은 떨어지 305 게 된다.
이러한 객기는 편관에서 심한 편인데, 편관의 용맹함은 자칫 일간의 기운을 끊어 버려 횡액을 겪기도 한다. 물론 편관은 횡액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내재하고 있다. 그래서 편관이 득세하면 검찰, 경찰, 군인 등 온갖 사건 사고가 벌어지는 직업군에서 문제해결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다. 정관은 비겁을 제어하는 정도가 편관에 비해 약하다. 편관이 호전적인 무관이라면 정관은 공평무사한 문관이라 할 수 있다. 절제와 안정성을 추구한다. 그래서 보수적이고 원리원칙적인 성향으로 행정을 담당하는 관료직에 인연이 많다. 정관의 세력이 강하면 일을 통해 명예를 얻게 되며 직장에서 꾸준히 승진한다. 특히 정관이 강한 데다 사리사욕에 급급하지 않으면 높은 관직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관성이 고립되면 통제력 결핍으로 재물을 잃거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명예나 관직에 집착할 수 있다.
관성은 대의명분에 의해서 움직인다. 개인보다 조직이 더 중요하고, 사적인 의견보다 명분에 더 가치를 둔다. 그래서 관성이 많은 사람을 설득하려면 명분을 내세우는 것이 유리하다. 명분은 허세를 낳기도 한다. 그래서 관성이 강한 사람들은 자기의 의견이 아니라 대중을 대표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자기 주장을 내세운다. 그렇게 스스로 대의를 어깨에 짊어진 듯, 세력을 얻은 듯, 허세를 부릴 때도 있다. 허세도 편관 쪽이 더 강하다. 편관이 정관보다 더 권력적이고 담력도 세기 때문에 허세가 더 자연스럽게 나온다.
고전에서는 정관을 귀하게 여겼다. <<삼명통회>>(三命通會)에서는 "정관은 육격(六格)의 우두머리가 되어 일위(一位)만 있어야 하고 많으면 좋지 않다"라고 하였다. 정관은 귀하기 때문에 많아도 좋지 않 306 고 하나 정도만 있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관이 강하면 자기 제어력이 너무 강해지고 자기뿐만 아니라 비겁에 해당하는 친구, 형제, 선후배, (여자의 경우) 시댁식구를 지배하고 싶어 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비겁 육친과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정관도 너무 강하면 그렇다. 그래서 정관이 많으면 편관이 된다고 하는 말도 있다. 그래서 정관의 절제와 안정성이 드러나는 것은 1~2개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절제와 안정성이 다 좋다는 건 아니다. 지나침이 흉이 되고 균형감이 미덕이 되었던 시대의 평가 기준에선 그렇다는 얘기다. - P304

그 중 고정석 8자리는 터주대감 원국이고, 나머지는 유동적으로 손님이 바뀌는 자리다. c의 시주 두 자리는 그 중에서도 매우 변화가 심한 자리다. 2시간마다 손님이 바뀌기 때문이다. 지금은 임진시다. 이 시간에 어떤 운명이 어떤 리듬을 탈지 가늠해 볼 수는 있지만 2시간 만에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큰 변수를 짐작하긴 어렵다. 그래도 매일 같은 시간에 찾아오는 시지의 항상성은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대개 일정한 시간에 출근을 하고 일정한 시간에 밥을 먹는다. 그러면 몸은 그 시간에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각인시킨다. 어떤 사람이 매일 9시에 출근을 해서 9시 반에 일을 시작한다고 하자. 아침 9시 반부터 11시 반까지는 사시(巳時)에 해당한다. 이것이 반복되면 몸에서 사화와 ‘일의 시작’이 무의식적으로 각인된다. 그래서 사월(巳月)이나 사(巳)가 들어간 해와 대운에는 왠지 어떤 일을 시작해야 할 것 같은 무의식적 요구가 몸에서 일어난다. 육친에 상관없이 일어나긴 하지만 육친에 따라 양태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반복되는 것은 몸에 새겨진다. 그 점이 우리를 얽매이게 할 때도 있지만, 잘 활용하면 좋은 습관을 몸에 각인시키는 효과를 얻게 되기도 한다. 그것을 일정한 시간에 시도한다면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예컨대 인성에 320 해당하는 시지에 책을 본다거나 관성의 시지에 회의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지를 활용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c의 일주는 하루에 한 번씩 바뀐다. 이것을 두고 일진(日辰) 혹은 일운(日運)이라 한다. 흔히 오늘 일진이 어떻다고 할 때의 하루운을 말한다. 일진은 사주 공부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잘 이용한다. 흔하게 쓰는 방법은 육친과 합충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컨대 앞의 청년에게 오늘 병오(丙午)일은 재성이 들어오는 날이다. 이 청년은 현재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재성이 들어오니 매출이나 할 일이 늘어날 것이라 예측할 수도 있고,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 여성과의 인연이 생길 수도 있고 그냥 여성 손님이 많아진다고 볼 수도 있다. 듣자니 어제 소개팅을 했다고 한다. 어제는 을사(乙巳)일이니까 어제도 재성이 들어온 날이다. 그 인연이 오늘도 계속 이어질지 아니면 다른 재성의 인연 조건이 생길지는 모르는 일이다. 특히 천간에 임병충(壬丙冲)이 있어서 재성과 관련된 마음의 동요와 갈등, 욕망의 전변 등을 겪게 될 수도 있으나 그것도 어떻게 일어날지는 모른다. 그가 연애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 그런 방향으로 해석하거나 그런 선택을 하면 된다. 꼭 맞히려고 하지 말고 욕망이 일어나는 방향으로 진단과 처방을 내리면 된다.
c의 월주는 한 달에 한 번씩 바뀐다. 시주와 일주에 비해선 꽤 긴 시간이다. 그만큼 월운(月運)의 영향력은 크다. 사람들은 월별로 운의 느낌을 가늠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이번 달엔 유난히 사건이 많았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리고 월지는 시지처럼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있어서 1년을 주기로 반복적인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특정 달이나 계절에 몸이 안 좋아지는 경우가 그런 예에 속한다. - P319

c의 연주는 1년을 지속하는 운이기 때문에 c의 네 운 중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보통 연운(年運) 혹은 세운(歲運)이라고 부른다. 정월에 사주를 보러 가는 것도 이 세운을 보고 한 해를 가늠해보기 위해서다. 한 해의 기운을 잘 살펴서 일과 공부, 대인 관계, 건강 등의 운을 살필 수 있다. 세운은 특히 결혼과 연애의 운에서 체감되는 경우가 많다. 세운으로 배우자의 운이 오면 결혼, 연애, 때론 이별의 사건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남성은 재성, 여성은 관성이나 식상운이 왔을 때, 남녀 관계의 사건들이 생긴다. 특히 20세에서 50세 사이에서 주로 일어나며, 이 나이를 벗어나거나 이성에 별 관심이 없으면 세운으로 그런 운이 와도 별 일이 없다.
b의 대운은 10년마다 한 번씩 바뀌는 운이다. 위의 사주에서 원국은 10년 동안 정사(丁巳)라는 간지와 함께한다. 10년을 한 버스에서 같이 지낸다고 생각하면 거의 원국과 다를 바 없는 세력을 얻게 된다. 운명에서 큰 전환점은 주로 대운이 바뀌는 시점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대운이 크게 바뀌면 그 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생의 큰 리듬을 볼 때는 대운의 흐름을 보면 된다. 대운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리고 그 흐름에 따라 운명이 변해 갈 것인지, 여러 가지 경우를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물론 구체적으로 맞힐 수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하지만 그런 모의 예측이 문득 지금의 선택에 어떤 힌트를 주기도 한다. 예측은 항상 그렇게 삶을 추동하고 새로운 선택을 이끄는 방향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예측으로 인해 두려움과 불안이 생긴다면 차라리 배우지 않는 것만 못하다. - P321

그런데 대운은 정확하게 그 나이에 오는 것이 아니라 조금 빨리 시작된다. 그래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만일 50세인 사람의 대운이 5대운이라면 약 54세나 53세 혹은 그보다 좀더 일찍 대운의 기미가 찾아온다. 사주가 양적일 경우엔 좀 더 일찍 다음 대운의 기운이 기미가 있다.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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