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를 보고 병을 미리 아는 원리를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다. 우리 인체의 주요 장기는 오장(五臟)이다. 이 오장은 오행과 연결되어 있어서, 어떤 오행이 그 사람의 사주팔자에 지나치게 많거나 적으면 거기에 해당하는 장부에 이상이 생긴다고 본다. 예를 들어 팔자에 화 93 가 지나치게 많거나 적으면 죽을 때 다른 이유보다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 목이 과불급이면 간장에 이상이 생기고, 토가 과불급이면 위장 계통에 이상이 발생하며, 금이 과불급이면 폐장에 문제가 발생하고, 수가 과불급이면 신장에 이상이 생긴다고 본다. - P92

사주 책에 보면 (중략) 일간이 경신(庚申)일이고 가을이나 겨울에 태어난 사람은 술이 몸에 받는다. 사주가 냉한데다가 알코올이 들어가면 몸을 덥게 하기 때문에 적당한 음주는 몸에 아주 좋다.

물론 사주 따라서 반드시 그 병에 걸린다고 100퍼센트 장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럴 확률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 P93

음양오행이라고 하는 여의주를 하나 가지면 사주.풍수.한의학을 하나로 꿸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시스템적 사고’다. 이걸 건드리면 저것이 움직인다. 언뜻 보기에는 서로 관련이 없는 것 같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물코와 같이 촘촘하게 연결된다. 이것이 동양사상의 특징이다. 그래서 동양사상을 아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연륜이 필요하며 흰머리가 발생해야 한다. 전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으니까 말이다. 음양오행이라고 하는 시스템적 사고를 체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선결문제이면서도 어려운 부분이 기본 전제의 이해다. 기본 전제가 되는 개념에 대한 파악이 확실해야 한다. - P94

특히나 해방 이후 세대는 한문보다 영어 공부에 더 치중한 세대다. 영어는 상업적인 언어여서 분명하다. 분명하지 않으면 계약에서 분쟁이 생기는데, 영어는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반대로 한문은 매우 포괄적인 문자다. 이렇게도 해석하고 저렇게도 해석할 여지가 많은 언어다. 영어와 같은 분명한 언어에 익숙해진 해방 이후 세대가 매우 다의적인 한문 세계에 들어가면 당황하게 마련이다. 더구나 오행과 같은 한자문화권의 핵심개념에 들어가면 그 당혹감은 더욱 가중된다. - P95

목화토금수라는 것은 ‘나무’나 ‘불’과 같은 자연형질 자체를 말하는 것 97 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것을 배제하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목화토금수의 실체에는 형(形)과 질(質)의 두 가지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행의 법칙인 목화토금수는 단순히 물질만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요, 또는 상(象)만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다. 다시 말하면 형이하와 형이상을 종합한 형(形)과 상(象)을 모두 대표하며 또는 상징하는 부호인 것이다. 오행이란 이와 같이 형질을 모두 대표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주점(主點)은 상(象)에다가 두고 있다.

- 『우주변화의 원리』, 60쪽

목화토금수에는 형이상의 의미와 형이하의 의미 둘이 있다고 지적한 부분도 중요하다. 두 면을 모두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현상보다 본체의 측면, 즉 형이상의 측면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한동석은 강조한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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