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8-9 미국과 (구)소련의 우주 과학 예산을 합한 금액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10년마다 핵잠수함 두세 대를 생산하는 데 드는 경비와 비슷하며, 여러 무기 체계들 중에서 단 한 가지에 드는 연간 경비를 약간 넘는 미미한 액수이다. 1979년도 4·4분기에 F/A-18 전투기 사업에 들어간 예산은 51억 달러로, F-16 사업은 34억 달러로 각각 증액됐다. 그러나 행성들의 무인 탐사에 투자한 예산이 미국이든 (구)소련이든 미소한 액수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구체적 비교를 위하여 미국의 캄보디아 폭격을 예로 들어 보겠다. 미국은 1970년과 1975년 사이에 무려 70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을 캄보디아 폭격에 퍼부었다. 바이킹 우주선을 화성에 보내는 데에 든 경비나, 보이저 우주선을 외행성계로 보내는 데 필요한 총 예산이 1970~1980년에 (구)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는데 소요한 경비보다 적다. 전문 기술 인력의 고용을 증대시키고 첨단 기술의 개발을 자극함으로써, 우주 탐사 계획은 투자한 액수의 몇 배를 거두어들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행성 탐사에 쓰인 1달러는 국가 경제에 7달러로 돌아온다는 연구 결과는 우리 모두 기억해둘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 부족 때문에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우주 개발 계획이 여러 가지 있다. 이 계획들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기술적으로도 실현 가능한 것들이다. 화성 표면을 가로질러 움직일 수 있는 차량의 개발, 우주선과 혜성의 궤도 랑데부, 타이탄 위성 대기에 탐사선을 내려 보내려던 계획, 외계 문명권의 대규모 전파 탐색 등이 그 좋은 예가 될 수 있겠다. - P678

707(옮긴이 후기) 저는 꿈, 사유의 지평, 우주와 인간의 관계 등 그가 제시하는 몇 마디 키워드에 그만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우주인이 달나라에 발자국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현대 과학과 공학의 눈부신 발달 때문만은 아니라고 늘 생각해 왔기 때문입니다. 저는 달을 두고 노래한 시인들이 더 중요하고 큰 역할을 했다고 믿습니다. 우리네 삶에서 소망없이 이루어진 일이 어디에 있습니까? 따지고 보면 시인이 우리 가슴에 심어 준 꿈의 위력이 과학자들로 하여금 달나라 여행을 설계하게 했을 것입니다. 외계 생명의 발견이야 가까운 장래에 기약할 수 없겠지만 어느새 140여 개에 이르는 외계 행성의 존재가 태양계 밖에서 확인되었으니 외계 생명의 존재도 언젠가는 밝혀지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외계를 향한 인류의 끈질긴 외침이 언젠가는 외계 문명과의 교신으로 결실을 맺게 될 것입니다. 그날이 온다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인류 역사를 바꾼 고전 중의 하나로 재평가될 것입니다. - P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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