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 정신은 도덕 인격의 근거로서 이것을 소홀히 하면 모든 정신이 그 근본을 상실하게 된다. 객관 정신은 도덕 이성이 외부로 펼쳐지는 것으로서 이것을 소홀히 하면 절대·주관 정신 모두 충분히 발휘되지 못한다. 절대 정신은 모든 정신의 귀착점으로서 이것을 소홀히 하면 인류는 안식처를 잃게 된다. - P39

만약 자발성이 있다면 스스로 노력을 쌓아 선을 성취할 수 있다. 그러나 자발성이 없다면 근본적으로 노력을 쌓으려는 의지도 없을 것이며, 또 쌓도록 억지로 시킬 수도 없음은 당연한 이치이다. - P81

맹자는 인의예지란 ‘하늘이 나에게 부여한 것’으로 ‘내가 본래 가지고 있으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임을 긍정하였다. 인간은 모두 선한 심성을 가지고 있으며, 배우지 않아도 아는 양지와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양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선천적으로 본래 가지고 있는 선한 심성과 양지·양능을 확충해 나가기만 하면 선한 덕행을 이룰 수 있다. 이것은 완전히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으며 외부에서 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각적·자주적이며, 도덕적 역량 또한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나온다. - P81

그러므로 맹자는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람이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 일시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든지 혹은 ‘물욕에 빠져 있는 것’일 뿐이다. 인간의 양지와 본심은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반드시 불안해하며, ‘물욕에 빠져 있는 것’에 대해 참지 못한다. 이 불안불인한 마음이 언제나 인간에게 경각심을 촉발시키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도덕 법칙에 대해 기뻐하며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함으로써 도덕을 실천하고 선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 P81

이로써 볼 때, 순자가 말하는 심에 주재 능력이 있음은 분명하다. 몇몇 논자들 역시 이에 근거하여 순자가 말한 심에는 ‘자유 의지’가 있다고 말한다. 심에 자유 의지가 있다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심은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과 심은 스스로 법칙을 세우고 그 법칙에 의거하여 자주적으로 활동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전자는 인지심의 관점에서 말하는 자유 의지이며, 후자는 도덕심으로서 자주적이고 자율이며 창조적인 자유 의지다. 순자가 말하는 인지심의 자유 의지는 전자에 속하며, 맹자와 정통 유가에서 말하는 도덕심의 자유 의지는 후자에 속한다. - P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