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시대에서 히틀러 시대에 이르기까지 하층 중산계급은 이러한 적개심과 시기심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들은 부와 권력을 소유하고 향락에 빠져 사는 자들에 대한 적개심과 질투심을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의분으로 합리화했다. 프롬은 증오나 시기심은 ‘종교적 · 도덕적 의분‘으로 위장할 때 가장 파괴적으로 나타난다고 본다. 이는 ‘종교적 · 도덕적인 의분‘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이른바 ‘타락한‘ 인간들을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은채 잔인하게 공격하고 살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칸트는 양심의 소리를 천부적인 것으로 보았지만, 그것은 사회적인 요구가 내면화된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양심의 지배는 외적 권위의 지배보다 훨씬 더 강력할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이 양심의 명령을 자기 자신의 명령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외적 권위에 거슬리는 행동을 할 경우에 죄책감을 품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양심의 명령을 어긴 사람은 평생에 걸쳐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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