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를,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무언가 아주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고 산다는 그런 상실감이 없다면, 명상이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꼭 찾아야만 한다는 절박감, 바로 그것이 내가 사는 이유라는 그런 절박감이 없다면, 명상이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느 순간엔가 그 잃어버린 것을 내가 다시 되찾게 되리라는 믿음, 그래서 내 삶이 부끄럽지 않게 되리라는 그런 희망이 없다면, 명상이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1)

1) 명상의 이러한 세 가지 조건은 불교가 깨달음의 세 조건으로 드는 마음가짐, 즉 大疑心, 大憤心, 大信心과 다를 바가 없다. 내가 뭔가 중요한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내 모든 이 근본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그런 마음이 대의심이다. 그러면서 그러한 나의 무지가 운명으로 수용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게 끝없는 절망이고 분노이어야 한다. 석가는 진리를 깨달아 해탈하였는데, 예수는 ‘나는 길이요 진리다‘라고 말했는데, 왜 나는 아니란 말인가? 도대체 순임금은 누구이고, 나는 누구란 말인가? 이것이 대분심이다. 그러면서 그것이 좌절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명상의 길로 나아갈 수있기 위해서는 나도 노력하면 궁극적 진리를 깨달아 알 수 있으리라는 믿음, 진리는 구하는 자에게는 감추어져 있지 않으리라는 그런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대신심이다. 성인의 말씀을 진리로 받들어 믿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나도 성인처럼 진리를 깨달아 알 수 있으리라는 것을 믿는 것이다. 깨달아 알지 못하는 한 의심할 수밖에 없지만, 노력하고 노력하면 언젠간 알게 되리라는 믿음, 의심을 벗으리라는 믿음을 갖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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