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

모양이 삼각형이고 날카로운 것은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해가 된다는 것을 선천적으로 알고 있다는 뜻이다. 놀랍게도 뱀의 머리가 삼각형인 경우 대개 독사였다. 그림에서 뱀의 머리를 동그랗게 하고 치아도 둥글게 하면 아이들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동물에 대한 무서운 경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동물 그림이나 삼각형의 이모티콘을 두려워하는 것은 인류의 오랜 진화 경험을 통해서 유전자에 내재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고 보면 어린이 만화나 캐릭터의 주인공인 뽀로로, 곰돌이 푸는 모두 동글동글한 모양을 하고 있다.

클라라는 슈만이 죽은 1856년부터 40년 동안 슈만과 브람스의 작품을 연주하면서 여생을 보냈다. 그 곁에서 브람스는 클라라와 슈만의 자식들을 돌보며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클라라는 브람스의 사랑을 완곡하게 거절하고 슈만의 아내로 살길 원했다. 1896년 클라라가 세상을 떠난 뒤 브람스도 이듬해에 세상을 떠났다.
슈만은 평생 많은 작품을 만들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창작활동이 적었던 우울증 시기에 나왔다. 다작을 하는 시기에는 기분이 들떠 있었고 그런 기분이 작품에도 반영된 듯하다. 클라라로 인해 슈만의 감정 기복이 창의적인 영감으로 바뀌어 슈만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결국 실패에 대한 불안을 줄이려면 평소 자신의 긴장을 증가시킬 만한 문제를 일으키는 행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다른 곳에서 만들어진 불안이 자신의 일에도 영향을 주는데, 예민한 사람에게는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과 심한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좋고 가정 내에서도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신이 하는 일이 모두 성공할 수는 없다. 야구 선수들도 3할이면 유명한 선수가 되고 유명 골프 선수도 실수를 한다. 성공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를 해도 다음에 타석에 서거나 퍼팅을 할 때 영향을 받지 않도록 마음의 훈련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는 그 당시의 컨디션과 관련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잠을 못 잤거나 일이 많아서 피곤하면 사람들은 표정이 굳어지고 말투가 퉁명스러워지기도 합니다. 은경씨는 이런 사람을 만나면 그의 표정이나 말투가 자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나를 싫어한다‘고 해석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과도하게 관심을 받으려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사실 우린 생각보다 타인에게 관심이 크지 않고 자기 자신을 더 많이 생각합니다. 내가 하는 말의 내용도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마세요. 한 달만 지나면 상대방도 나와 무슨 대화를 했는지 거의 기억하지 못합니다. 만났던 기억, 익숙해지는 느낌만 남지요.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은 앞서 말한 네 가지를 반대로 돌려놓으면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아서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핵심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데 있습니다. 일찍 자는 것과 일찍 일어나는 것 중에서는 일찍 일어나는 게 더 중요합니다. 늘 오전 7시에 일어나려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요?
새벽 2, 3시에 자도 7시에 일어나는 겁니다. 오전에 같은 시각에 일어나면 밤에 자는 시간이 빨라지고 야식 습관도 줄어듭니다. 오전 7시에 일어나면 8시부터 30분가량 햇볕을 쬐며 산책해보세요. 빛이 아침잠을 깨우고 몸에 리듬을 만듭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의미를 찾는 것입니다. 삶의 의미는 주로 여러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만나면 편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재미있는 관계를 만들어보는 겁니다. 그들은 나와 취미가 같을 수도 있고 같은 학교를 다니는 학생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너무 심각한 대화를 할 필요도 없고 그저 얼굴 익히고 편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인간관계가 잘 형성되면 부모의 영향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동안 자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던 사람은 부모이고 이는 성철씨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만날 사람들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치 상류의 모난 돌이 강을 타고 내려와 동글동글해지는 것처럼 다양한 사람의 영향으로 생각과 태도가 부드러워집니다.
부드럽고 유연한 태도를 갖게 되면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친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이 정말 넓고 많은 사람이 다양하게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지요. ‘내가 왜 살아야 하는가‘, 그 의문에 대한 답은 그때가 되면 저절로 주어집니다. 내가 가진 현재의 환경에서는 답이 없더라도 수많은 사람과 연결되면서 자신에게 맞는 도전을 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 대화를 할 때 메신저로 대화한다고 생각하고 해 보면 도움이 된다. 메신저 대화가 편한 이유는 내용 이외에 비언어적 내용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내용을 전화통화로 하면 무척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더 거북한 것은 음성, 표정, 말투 등 여러 가지를 동시에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매우 예민한 사람은 다른 쪽 감각을 더 발달시키는 편이 좋다. 이를테면 대화하는 사람의 상태를 배려하는 데 감각을 집중하면 좋다. 대화하는 중에 상대방의 표정이 좋지 않다면 ‘나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오늘 무슨 힘든 일이 있어서 피곤한가보다‘ ‘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숙취가 있나보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 뇌는 자주 쓰는 부위의 연결성이 강화되기 때문에 계속 노력하면 효과를 발휘한다. 대화할 때 그 사람의 눈치를 많이 보는 것보다는 배려하는 자세를 취하면 예민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민한 사람은 불편한 이들을 꺼리기 때문에 흔히 대인관계가 협소하다. 하지만 고립되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만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만남을 가짐으로써 우리 몸이 너무 예민해져 이상이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베일런트가 이야기한 건강한 노화를 예견하는 일곱 가지 주요한 행복의 조건 가운데 성숙한 방어기제, 교육,
안정된 결혼생활, 금연, 금주, 운동, 알맞은 체중이 예민한 사람에게는 더 중요하다. 예민한 사람은 자기애적 방어기제나 미성숙한 방어기제, 신경증적 방어기제를 자신도 모르게 사용해서 대인관계와 가족관계에 문제를 일으키고 또 다시 예민한 상황에 처하는 악순환을 겪기 쉽다.
베일런트에 의하면 50대 이후 사람의 삶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47세 무렵까지 만들어 놓은 인간관계라고 했다. 우리에게 일어났던 과거의 불행한 일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노력을 통해서 미래를 바꿔나갈 수 있다.
내가 어떤 방어기제를 자주 쓰고 있는지 잘 생각해보자. 예민한 사람은 자기 주변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통제‘하며 자신의 문제를 직면하지 않은 채 남 탓을 하면서 ‘합리화‘하곤 한다. 불안할 때마다 배우자와 아이들에게 화를 내기도 하는 ‘전치‘를 하고 불안한 이유를 잘 생각하지 못한 채 ‘억압‘하는 일이 많다.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혼자 지내면서 자신의 문제를 ‘고립‘시켜 누구나 다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편안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숙한 방어기제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모든 것을 자신이 다 조절할 수 없고 각자 스스로 하도록 자율성을 주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문제를 바라보고 바꾸고 변화하려 애써야 한다. 화가 나는 것이 다른 사람의 탓보다는 자신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내면을 점검하며 직접적으로 부딪치지 않는 여유와 유머를 가져야 한다.
혼자 지내기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예민성을 승화시켜야 한다. 자신의 예민성을 관리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실천에 옮겨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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