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철학사를 만드는 사람들은 매번 자기에게는 자기의 관점이 있다고 말하기를 꺼려한다. 그런데 사실은 전면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일정한 관점을 근거로 삼는 것이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은 당연히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모든 이론은 본래 다른 사람이 반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단지 우리가 자각적으로 자기의 이론 근거를 표현 서술해 낼 수 있는지 여부에 있다. 내가 이 관점을 일컬어 "가설"[設準]이라고 하는 까닭은 그 목적이 독단적인 기분을 피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반드시 분명히 해야할 것은 우리가 비록 독단을 원하지는 않더라도 여전히 一組의 이론적 가설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자신은 근본적으로 어떤 이론도 제출해 낼 수 없을 것이다. - P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