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 남들보다 더디더라도 이 세계를 걷는 나만의 방식
한수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는 것이 막막하다고 느껴질 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책

88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완벽한 결과물에 이르는 지난한 과정은 영화감독 봉준호가 <괴물>을 찍으면서 했다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고생시키다니 ‘나는 분명 지옥에 갈 것‘이라는 괴로움의 웅덩이에 수백 번은 빠지고 나서야 지나가는 것이다. 또는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와 그의 영화 <버드맨>의 주인공 리건 톰슨처럼 자신이 가진 재능을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정신병자처럼 환청에까지 시달리는 각오 정도는 해야 하는 것이다. - P88

127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을 만든 감독 데이빗 O. 러셀은 말했다. "모든 실수 뒤에 항상 새로운 기회가 뒤따른다는것을 상기시키는 것, 그런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 바로 내가 할 일이다. <도희야>와 <비긴 어게인>은 결국 그런 이야기다. 실수, 또는 실패 뒤에도 삶은 계속된다. 우리는 어쨌거나 살아야 한다. 어떤 삶을 택할 것인지는 자신의 몫이다. 실패를 주홍글씨처럼 이마 위에 새긴 채로 세상을 등질 것인가. 아니면 세상을 향해 달려갈 것인가. - P127

135 달리기로 내가 얻은 가장 큰 이득은 땀을 흘려 전보다 피부가 좋아진 것이나 온몸에 군살이 사라진 것 체력이 좋아진 것을 빼고도 살아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도시에 살면서 살아 있다고 느낄때가 과연 얼마나 될까? 달리다 보면 고통스럽기만 할 때가 태반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 고통이,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배가 몸부림 치고 종아리 근육이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이, 내가 살아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 - P135

185 ​사랑에 실패했는데 왜 연애가 아닌 심리에 관한 책을 고르는 걸까? 이제 우리는 사랑의 문제가 다른 모든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 인간으로 제대로 서지 못하면 또 다시 같은 실수를 저지를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상대를 계속해서 갈아치우는 걸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 또한 알기 때문이다. 결국 사랑에 실패한 이유는 성적 매력이나 외모의 아름답고 추함, 물질적인 조건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인간적 결함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알기 때문이다. 그걸 알아야 하는 건 우리가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는 어른이기 때문이다. - P185

212 10대일 때 부모의 품이라는것은 그저 구속이었겠지만, 성인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나오면 우리는 그 품이 얼마나 안전했는지를 깨닫는다. 까밀은 그것을 안다. 모든 것을 혼자서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어른의 인생이 얼마나 벅찬지를. 그래서 때로 어떤 어른들은 실패하기도 한다는 것을. 자신의 인생도 실패했다는 것을. 까밀은 모든 걸 되돌리고 싶다. 남편과 사랑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엄마가 죽지 않는다면 자신의 인생도 달라질 것 같아서다. 그런 면에서 40대의 카밀은 아직 덜 자란 어른이었는지도 모른다. ‘슬픔‘과 ‘기쁨‘의 조화를 익히지 못한 어른 말이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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