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스를 졸업할 때에 저의 미래는 제 앞에 곧게 뻗어 있었어요.
그 길을 따라가면 많은 이정표를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죠.
이제는 그 길에 모퉁이가 생겼어요.
그 모퉁이 길에 무엇이 있는지는 저도 몰라요.
하지만 가장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믿을 거예요.
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간머리 앤>
허수아비 같다는 소릴 가만히 듣고 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어서
냅다 뭐라고 쏘아붙이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러지 않았어요.
한 번 노려보기만 하고 용서해 주었어요.
누굴 용서해 줄 때는 고결한 기분이 들잖아요,
그렇죠?
앤은 연필을 깎고 그림카드를 책상 위에 정리하며
행복에 젖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인생은 분명 즐거운 것이었다.
저는 금방 기분이 좋아져,
이 섬으로 오는 여행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어요.
저는 그 배에서 볼 수 있는 건 모조리 보고 싶었어요.
그런 기회가 또 있을지 알 수 없으니까요.
내가 원하는 모습을 보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기.
사람에 실망하는 것은
있는 그대로를 보려 하지 않고 욕심을 가지고 보기 때문이다.
좋다 싫다를 버리고
사람과 사물 모두 있는 그대로 보기.
본 데 본 바 없고 들은 데 들은 바 없다.
복잡한 생각에 빠졌다가도 머물 일 없이 털어버리고
움직이지 않는 마음으로 돌아오라.
스님 말씀 들으며 새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