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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가야금연주단 5집 - Lovely Gayageum
숙명가야금연주단 연주 / Kakao Entertainment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이슬기 2집을 듣고 무척 고무되어 산 앨범이 3장인데 숙명가야금 연주단의 [Best] [Lovely Gayagum]과 김수철의 [가야금 산조]이다. (김수철의 앨범은 알라딘에서는 구할수 없고 신나라에서 구할 수 있다.)
[Best]는 숙명가야금 연주단의 곡중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비틀즈의 곡과 클래식(비발디의사계, 캐논변주곡),남미음악(키싸스 키싸스 키싸스), 국악 (아리랑, 도라지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야금으로 이런걸 연주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남미음악이 가장 좋았다. 생각해보니 클래식은 가야금을 하프처럼 튕긴것이 답답한 감이 있었고 국악은 전통의 멋을 우려내는데 2%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그러다가 남미의 민중가요의 리듬이 가야금의 음색과 조화를 이룬 남미음악에 이르러서야 흥취가 절로 일어난 셈이다.
[Lovely Gayagum]은 25현 가야금과 해금이 조화를 이루는 모차르트 연주이다. 드팀전 님이 평했듯 '달아달아' '자장가'가 듣기 좋은데 사실 이 음반에서 주인공이 아니다. 당장 앨범 이름부터가 모차르트가 주인공이라는 걸 말해준다. 굳이 선의적으로 해석한다면 달빛과 아기가 주제가 되는 앨범으로 평온하고 애상적인 음악이라고 할까? 전반의 모차르트 연주와 후반의 우리음악을 짝을 이루어 국악에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모짜르트로 귀를 열게 하고, 후반에 이르러 우리의 소리를 들려주고 있는 음반이다.
솔직히 이 음반에서 가장 좋은 연주를 들려주는 사람은 초빙된 해금 연주자 강은일이라고 생각된다.(강은일은 [오래된 미래]라는 좋은 음반이 있다고 하는데 아직 못 들었다.) 반면 주인공인 가야금 연주를 생각하면 '숙명 가야금 연주단 너희는 어디로 가는거니?'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과연 가야금인가 하프인가? 이슬기의 연주에는 가야금의 가락이라도 살아 있었다. 그런데 숙명에 이르러서는 버터바른 가야금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후반에 가서 전통의 깊이를 보여준 것도 아니다. 과연 내가 가야금을 거문고로 착각해서 이런 평을 쓰는지는 모르지만 아니다. 이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악평도 사실 너무 심한 일이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Best]와 [Lovely..]는 젊은 연주자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살아있는 좋은 음반이기 때문이다. 왠만한 팝이나 재즈보다 틀어놓고 일하고 생각하기엔 더 좋다. 머리도 맑아지는 느낌이다. 아마도 나무에서 우러나오는 편안함 때문일 것이다. 월드 음악으로 본다면 시크릿 가든보다는 더 낫다고 보고 싶다. 시대가 달라졌고 이 사람들도 그런 삶을 살고있지도 않을텐데, 김해숙 선생이나 황병기 선생의 내밀한 가락이나 여백의 미를 요구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내가 바보다. 그래도 드팀전 님처럼 나도 서운하고 아쉬운 감이 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국악과 클래식의 클로스 오버로는 이 음반이 가장 좋다. 국악과 재즈의 클로스 오버로는 이슬기 2집 [In the Green Cafe]가 더 좋다. 그런데 이걸 아는가? 솔직히 말하면 이 사람들은 국악인이 아닐지 모른다. 가슴 속엔 모차르트가 살아있고 아리랑은 무늬인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고통스럽게 말하건대, 국악을 들으려면 차라리 김수철의 [기타산조]나 신중현의 [기타산조]를 들어보라. 전자기타가 꽹가리와 장구, 가야금이나 거문고로 변해버린 치열한 모색을 볼 수가 있다. 자신의 인생을 바쳐 피워올린 한국인의 소리가 들어있다. 그에 비하면 숙명, 넌 너무 약하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