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영이와 다슬이





다영이는 사람

다슬이는 개야

다영이는 함께 사는 개 이름을

다슬이라 지었어

동생이었으면 해서


다슬이는 다영이 동생처럼

언제나 다슬이를 따라다녔어

학교에 갈 때마다 다영이는

다슬이를 떼어놓고 가는 데

힘을 써야 했어


다영이가 학교에서 올 때쯤

다슬이는 문 앞에서 기다렸어

다영이가 집으로 들어오면

다슬이는 무척 반겼어


다슬이는 다영이와

산책하는 걸 가장 좋아했어

다른 사람이 다슬이와

산책 가려고 해도 쉽게 나가지 않고,

다영이가 문 밖에서 다슬이한테 산책 가자

하면 바로 뛰어 나왔어


다슬이는 개

다영이는 사람

개와 사람의 시간은 달라

다슬이가 먼저 세상을 떠나겠지


다영이와 다슬이는

언제까지나 잘 지낼 거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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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6-09-30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슬이의 변함없는 사랑이 아름답습니다. 강아지들은 주인을 향한 사랑이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게 참 대단합니다. 그래서 그 사랑이 빨리 끝날까요? 너무 오래가면 지칠까봐…

희선 2026-10-11 14:47   좋아요 1 | URL
개가 사람보다 덜 살아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네요 오래 살면 더 힘들 테니 말이에요 사람은 자신보다 먼저 떠난 개를 그리워하고 살겠습니다 그런 사람이 더 많기를 바랍니다


희선
 


보현이





보현이는 걸음이 느려요

어릴 때부터 뭐든 늦었어요

걷기, 말하기……

아니 정말 느린 걸까요

그건 보현이 속도였을 거예요

뭐든 빨리 하는 아이도 있지만,

천천히 늦게 하는 아이도 있겠지요


보현이는 천천히 해도

중간에 그만 두지 않고

끝까지 했어요


뭔가 하나를 끝까지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요

보현이는 싫증내지 않고

뭐든 즐겁게 하고 잘 익혔어요


보현이는 어린이집에서 일하게 되고

자신처럼 천천히 하는 아이를

잘 돌봤어요


아이들은 보현이를 좋아했어요


보현이는 여전히 자기 속도대로

뭐든 잘 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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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默のパレ-ド (文春文庫) (Paperback)
히가시노 게이고 / 文藝春秋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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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퍼레이드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에는 갈릴레오 시리즈도 있다. 몇해 전에 만난 《금단의 마술》이 마지막인지 알았는데, 그 책을 보고 열해가 넘고 이 책 《沈默のパレード 침묵의 퍼레이드》가 나온 걸 알았다. ‘금단의 마술’은 일본에서 나오고 얼마 안 됐을 때 봤지만, 이번 이야기 ‘침묵의 퍼레이드’는 책이 나오고 여러 해가 지나고서야 만났다. 예전에 물리학자인 유카와 마나부는 미국으로 갔다. 미국에 가서 그건 끝났다고 여겼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침묵의 퍼레이드’는 책이 나오고 몇해 지나고 만났지만 다음 열번째는 빨리 보고 싶다. 그런 걸 먼저 말하다니, 게을러져서 책 빨리 못 볼지도(이 말대로 됐구나).


 예전에 유카와 마나부는 대학 준교수였는데, 이제 교수가 됐는가 보다. 물리학 교수 말이다. 형사인 구사나기가 유카와한테 교수가 돼서 자유롭겠다 했더니, 유카와는 준교수였을 때가 더 자유로웠다고 한다. 맞는 말인 듯하다. 교수는 연구비를 얻으려고 애써야 하지만, 준교수는 그런 거 마음 안 쓰고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해도 되겠지. 구사나기는 유카와가 미국에 갔다오고 조금 달라졌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갈릴레오 시리즈를 여러 권 보기는 했지만, 유카와 잘 모르겠다. 사람 마음을 알게 되어간다는 말을 한 사람이 있기는 하다. 유카와는 다른 사람은 별로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저 신기한 일이 있으면 그게 왜 일어났는지 증명하고 싶어했던가. 실험이구나.


 시즈오카의 쓰레기집에 불이 나고 거기에서 여성 시체(뼈) 두구가 발견된다. 하나는 그 집 사람이고 하나는 세해 전 도쿄에서 행방불명된 나미키 사오리였다. 나미키 사오리를 죽인 걸로 보인 건 구사나기가 스물세해 전 어린이를 죽인 걸로 잡은 하스누마였다. 스물세해 전 하스누마는 경찰에 잡히고 묵비권을 행사하고 무죄가 되었다. 이번에도 하스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스누마는 증거가 모자라 기소보류로 풀려난다.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풀려나면 사건 관계자는 정말 화가 날 듯하다. 스물세해 전에 살인죄로 잡지 못하다니. 그때 무죄가 된 게 더 이상하구나. 법이 제대로 죄를 지은 사람을 벌주지 않으니 사건 관계자는 복수하려고 하는 거 아니겠나. 기쿠노시에서는 가을 축제로 거리 퍼레이드를 한다. 이야기에 나오는 장면을 연기한다고 할까. 여러 해 지나는 동안 그게 잘 알려져서 여기저기에서 퍼레이드에 참가하려고 한단다. 퍼레이드 날 하스누마가 죽임 당한다.


  나미키 사오리 아버지인 나미키 유타로와 친구인 도지마 그리고 사오리가 가수가 되기를 바라고 가르친 니이쿠라와 사오리가 사귄 다카가키 도모야는 저마다 일을 맡았다. 하스누마가 어떻게 죽임 당했는지는 유카와가 알아냈다. 누군가(니이쿠라) 자백했을 때 유카와는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말 봤을 때 나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기는 했다. 아니 그것보다 앞에서 다른 사람이 한 말 때문이었던가. 이걸 보니 누군가 자백한다고 해서 그게 진짜가 아닐 때도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숨기지 않고 그대로 말하는 사람이 더 많겠지. 소설에서는 누군가를 감싸려고 솔직하게 말하지 않을 때가 많고 그건 별국 밝혀진다. 현실에서도 그럴지.


 복수한다고 좋을 건 없기는 하다. 그걸 해야 마음이 풀리는 사람도 있을까. 그건 또 다른 죄인데, 죄를 지었다는 건 다름없다. 누군가를 죽이면 자신도 벌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하지 않을까. 왜 이런 말을 하느냐면, 어떤 사람이 나미키 유타로가 하스누마를 죽여도 잡혀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다. 하스누마는 나쁜 사람이기는 하다. 스물세해 전에 살인죄로 잡혀야 했는데. 하스누마는 아무 말하지 않으면 괜찮다 여기고, 이번에도 그렇게 되기를 바랐는데 조금 달랐다. 그래도 자신이 지은 죄를 뉘우치지 않았다. 그런 건 생각도 하지 않는 사람이었구나.


 자기 꿈을 남이 이뤄주길 바라면 안 되지 않을까. 사람이 살다보면 마음이 바뀌기도 한다. 처음에 생각한 게 아닌 다른 중요한 게 생길지도 모를 일 아닌가. 처음엔 그걸 받아들이기 어려워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하면 괜찮을 텐데. 이렇게 이야기를 보고는 객관성을 갖고 생각해도 나한테 일어난 일이었다면 달랐을까. 난 내 꿈을 다른 사람이 이뤄주길 바라지는 않는구나. 감정이 격해지는 일이 일어나면 어떨지. 남하고는 그럴 일 없겠다. 정말 그럴지. 세해 전에 나미키 사오리와 연락이 되지 않았을 때 어떤 사람을 의심했는데, 그건 반쯤 맞았다.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닐지도. 아무리 좋은 거여도 자신이 싫으면 어쩔 수 없는 거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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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 빠진 책





오랫동안 아무도 펼치지 않은 책은

그대로 잠들어 버렸어요

잠든 책은 꿈을 꿨어요

꿈속에서 책은 책이었어요

누군가 자신을 읽을 때도 있고

자기 안에 담긴 이야기속에

떨어지기도 했어요


책은 꿈속에서도 스스로 움직이지 못했어요

어쩐지 책은 그게 아쉬웠어요

꿈속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난다고 했는데


어느 날 꿈속에서 책은 사람이 됐어요

얼굴은 책이고 몸은 사람이었어요

그래도 책은 기뻤어요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어서


책 꿈속에는 다른 책이 나오기도 했어요

책이 다른 책 꿈속으로 간 걸지도

누군가 펼치지 않은 책은

오래오래 잠을 자고 꿈을 꿔요


잠 잘 때 깨우면 싫지만,

책은 어떨지

일어나고 싶을 때도 있을 거예요

가끔 책을 잠에서 깨워줘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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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





문은 생각했다

왜 사람이 자신을 세게 열고 닫는지

살살 열고 닫아도 되는데


문이 자신을 세게 열고 닫는 사람을 보니

기분 안 좋은 얼굴이었다

그런 사람을 자꾸 보니

문도 기분이 안 좋아졌다

문은 아무도 자신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문을 열려던 사람은 깜짝 놀랐다

“문이 안 열려”

조금 뒤 문은 스르르 열렸다

문이 힘을 풀었다

문은 힘을 풀기 전에

자신을 열려고 한 사람한테 속삭였다

‘이 봐요 앞으로는 문 좀 살살 열고 닫아요

그러지 않으면 저는 꼼짝하지 않을 거예요’


사람은 문이 말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잠시 귀신이 나타났다 하고 오싹하게 여겼다

그 뒤 문을 세게 열고 닫으면

저주 받는다는 소문이 퍼졌다


저주는 그저 문이 꼼짝하지 않는 거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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