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하스 소년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유리 지음 / 마음산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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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는 어릴 때 냇가에서 주운 음료수 캔에서 소리가 났다고 했는데, 정말일까. 김영하는 작가가 되고 어떻게 하다 작가가 되었는지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그 말 맞을지도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책을 보고 작가가 될 거야 생각한 사람이 아주 없는 건 아니겠지만, 그 말을 작가가 된 다음에 지어낸 사람도 있을까. 그런 거 거의 믿지만. 이유리는 냇가에서 주운 음료수 캔에서 소리가 나서 말을 들었다. 캔속에 있는 건 이유리가 이야기를 지어내는 사람이 될 거다 했단다. 이유리가 어릴 때 산골에 살면서 냇가에서 음료수 캔을 주운 건 정말일지도 모르겠다. 캔속에 들었던 게 말을 했다는 것도 믿어줄까. 그런 일이 아주 없지 않을지도 모를 일 아닌가. 어릴 때는 신기한 일이 일어나기도 할 거다. 어딘가에서는 열살이 되기 전까지는 사람이 아니다는 말도 하던가.


 마음산책에서 나온 이유리 짧은 소설이 담긴 《웨하스 소년》에는 이야기가 열네편 담겼다. <웨하스 소년>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 제목 봤을 때 과자 웨하스가 맞나 했다. 그때 내가 생각한 건 웨하스로 된 사람이었다. 소설을 보니 웨하스 소년은 날개가 달린 사람이고 어릴 때 웨하스 광고를 찍었다. 그 광고 때문에 웨하스 소년이다 했다. 날개가 달렸다 해도 나이를 먹으면 날지 못했다. ‘나’는 스무살이 넘고는 날개를 떼어내는 수술을 받는다. 첫번째 이야기 <가꾸는 이의 즐거움>은 우리가 사는 우주를 뭔가 가꾸는 곳으로 나타냈다. 행성 지구에서는 공룡보다 인류를 더 안 좋게 여겼다. 이 이야기는 이유리가 화분을 가꾸다 떠올린 게 아닐지.


 몇해 전에는 코로나19로 모두가 마스크를 끼어야 했다. <5분 동안>에서는 대재앙이 일어나고 어디에서든 보호 안대를 해야 했다. 집안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안대보다 마스크가 나을지도. 안대를 하면 앞이 보이지 않을 테니. 구호품이 오기도 했는데, 그건 사람이 아닌 다른 게 가져다 주는 걸까. 요새는 구독하는 게 참 많은 듯하다. 난 그런 거 얼마 없다. 그저 글만 본다. <투데이즈 무드>에서 구독하는 건 기분이다. 한달에 50만원이나 하다니. 좋은 기분은 분홍 상자고 마음을 바닥으로 가라앉게 하는 건 파란 상자였다. 좋았던 기억으로 실을 자아 뜨개질을 할 수 있을까. <시간 뜨개질>에는 그런 이야기가 담겼다. <보석 모기>는 좋을까 안 좋을까. 사람한테 크게 해를 끼치는 건 아닌 것 같지만. 보석 모기는 피와 함께 즐겁고 좋은 기억을 빨아간다. 사람은 그걸 잊는 걸까.


 세계 인구는 늘어나도 한국 사람은 줄어들고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를 일인데. <버섯의 나라에서>는 동성애자는 살기 힘들어 보인다. 동성애자한테 버섯이 되는 약을 준다니. 사람이 누군가의 도움 없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건 괜찮지만. 인구가 늘어나도 살 사람과 죽을 사람을 나누지 않기를 바란다. 어떤 사람이든 살 권리가 있지 않나. <한편, 다른 우주에서는>에서는 차원문을 지나 다르게 사는 자신을 보러 갈 수 있다. 다른 차원에 사는 자신이 잘살든 못살든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 그런 걸 보러 갈 수 있는 사람은 거의 돈이 많은 사람이다. 난 다른 차원의 내가 잘살면 좋을 텐데. <다른 이야기>에서도 결혼한 나를 결혼하지 않은 내가 찾아온다. 그저 찾아올 뿐이다. 머리가 셋 달린 고양이라니, 그건 <삼두 고양이>다.


 마지막 이야기 <새 해 다짐>은 어쩐지 서늘한 이야기다. 백화점 구두 매장과 모자 매장에서 일하는 사람 이야기로 시작한다. 평범해 보이는데 더 읽으면 평범하지 않다. 구두 매장에서 일하는 오상진은 심해어처럼 납작해지기도 하고, 오상진 아내와 아이가 사라지기도 한다. 서늘한 느낌이 드는 이야기다. <따개비>에서 연희가 따개비에 덮이는 건 예상했는데, ‘나’가 연희와 함께 있으리라는 건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도 괜찮은 듯하다. <기쁨 목걸이>를 보니 우리는 하루에 작은 일로 웃음 짓는 때가 많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 빼놓았다. <돌이키는 하루>다. ‘나’는 서른다섯살에 중학생 때 어느 하루로 돌아가는데, 중학생 때는 어쩌다가 자기 목 뒤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살다가 서른 다섯살에 그날로 돌아가니 꽤 좋았다(목 뒤 버튼을 누른 중학생 때로). 엄마가 밥을 챙겨주고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있었다. 별거 없는 하루여도 소중하기는 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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