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란 하늘 닮은 새파란 바다

아니

새파란 바다를 새파란 하늘이 닮았을까

 

하늘을 떠가는 새하얀 구름

바닷가로 밀려와 부서지는 새하얀 파도

 

새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사람은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난다

물고기는 자유롭게 바닷속을 헤엄치고

사람은 배를 타고 바다를 떠다닌다

 

하늘이 흐려지면

바다도 흐려진다

 

닮은 게 많은 하늘과 바다는 이란성 쌍둥이

둘은 서로를 좋아할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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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일기
롤랑 바르트 지음, 김진영 옮김 / 이순(웅진)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얼마나 슬프고, 슬퍼하는 기간은 어느 정도나 될까. 이건 정해져 있지 않겠다. 식구가 세상을 떠나면 슬픔이나 아픔은 평생 가겠다. 부모의 죽음과 자식의 죽음에서 어느 쪽이 더 슬플까. 이것도 가늠할 수 없겠다. 어쩐지 부모가 죽는 것보다 자식이 죽는 게 더 마음 아플 것 같기도 한데. 경험한 적도 없는 일은 알기 어렵겠다. 언젠가 부모의 죽음을 경험할 텐데, 어떨지 모르겠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 무척 마음 아파하고 오래 슬퍼하는 사람을 책에서 봤는데, 정말 그럴까 싶기도 하다. 부모와 자식 사이가 어떠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유난히 부모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은 부모의 죽음을 무척 크게 느낀다. 부모와 자식 사이도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야 할 텐데. 아니 그것보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걸 생각하고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낫겠다. 내 일이 아니어서 이렇게 거리를 두고 말할 수 있는 거겠지.

 

 롤랑 바르트는 어머니와 사이가 좋았나 보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다음 날(1979년 10월 26일)부터 롤랑 바르트는 일기를 썼다. 긴 글은 아니고 짧은 글이다. 롤랑 바르트는 어머니가 생각날 때마다 글을 썼을까. 여기에는 롤랑 바르트가 두해 동안 쓴 글을 모아두었다. 롤랑 바르트가 책으로 내려고 글을 쓴 것은 아닐 텐데, 롤랑 바르트가 죽고 다른 사람이 짧은 글을 모아서 책으로 묶었다. 롤랑 바르트가 어머니를 생각하는 건 마치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것 같다. 그저 그런 느낌이 드는데, 부모가 죽고 그 일을 오래 아파하고 슬퍼하는 사람도 있겠지. 시간이 흐르면 슬픔은 조금 희미해질 것 같은데 롤랑 바르트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아니 조금 그렇게 됐을 때 롤랑 바르트도 세상을 떠난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죽은 사람을 덜 생각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 롤랑 바르트는 그것에 죄책감을 느낀 건 아닐까. 그런 사람도 책에서 봤다. 난 실제 보기보다 책에서 만나는구나. 슬퍼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것 같다. 사람은 다 슬퍼하고 산다. 그것을 자주 끄집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쩌다 한번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앞에서 말했듯 누군가 세상을 떠났을 때 슬퍼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고 끝나지 않을 거다. 오래 슬퍼하는 사람을 보면 그만 하고 자기 삶을 살라고도 한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상대를 걱정해설까, 오래 슬퍼하는 모습이 보기 싫어설까. 누군가 슬퍼하면 곁에 있는 사람도 그 감정에 물들기도 한다. 잠깐 그렇게 되는 거 안 좋은 걸까. 슬픈 일이 일어나면 실컷 슬퍼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서 나도 롤랑 바르트 글을 보면서 참 오래도 슬퍼하는구나 했다. 롤랑 바르트는 1980년 2월 25일에 트럭에 치이고 3월 26일에 죽었다. 그때 몸은 치료했지만 마음은 치료하지 않았다니. 사고가 나면 마음도 돌봐야 하는가 보다. 한국은 그러지 않는 것 같기도 한데(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못한 사람은 정신과 치료도 받게 하겠지). 사람한테는 몸뿐 아니라 마음도 중요하다.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프기도 한다. 롤랑 바르트는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팠나 보다. 어쩌면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없었던 건지도.

 

 우리는 슬퍼하는 사람한테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오래 슬퍼하면 죽은 사람이 좋아하지 않으리라고. 이 말은 산 사람이 하는 거지만 아주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생각해 보면 그 마음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이 죽었는데 남은 사람이 언제까지나 슬퍼하면 마음 아플 거다. 이런 말 조심스럽다. 오래는 아니지만 가끔 슬픔에 빠져 살면서.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슬퍼하되 살 마음은 잃지 않기를 바란다. 나한테 그런 일이 찾아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는데 이런 말을 했구나. 난 가끔 사는 걸 덧없게 여긴다. 잠깐 그러다 만다. 내게는 나를 살게 하는 게 있는 거겠지. 누구나 자신을 살게 하는 게 있다면 괜찮을 거다. 롤랑 바르트한테 그런 게 없었던 건 아니다. 롤랑 바르트한테는 문학이 있었다. 그게 있다 해도 힘이 빠질 수도 있겠지. 아침이 오는 걸 기적으로 여겨도 좋겠다. 하루가 지나고 아침이 오는 건 늘 기적이다.

 

 살다보면 아픔이나 슬픔이 찾아온다. 그것을 안 좋게 여기지 않고 잘 받아들이면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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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살면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잠자는 시간은 계산해 보기도 하면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시간은 계산하지 않는구나. 무슨 일이 있을 때만 기다리는 건 아니다. 삶 자체가 기다림으로 가득해서 계산하기 어렵겠다.

 

 어릴 때, 갓난아기일 때라고 해 보자. 그때 자신은 잘 모르지만 부모나 둘레 사람은 자신이 자라기를 바란다. 태어나기 전부터 그 기다림은 있었겠다. 다 그렇지 않겠지만 많은 사람은 부모의 기다림으로 세상에 오고 부모의 기다림으로 자란다. 자라고 나면 스스로 여러 가지를 기다리겠지. 학교에 다니기를 소풍 가기를 방학하기를 나이를 먹기를(난 별로 나이 먹고 싶다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한해가 가면 한살 더 먹는구나 했을 뿐이다).

 

 자란 다음에는 무엇인가 오기를 기다리고 자신이 산 물건이 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린다. 어쩐지 기다림은 끝이 없을 듯하다. 늘 설레는 기다림만 있는 건 아니다. 우울한 기다림도 있다. 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기다리는 일이랄까. 오지 않을 소식도 있겠구나. 누가 자신한테 마음을 열기를 기다리는 일도. 이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겠다. 미련을 버리는 게 마음 편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사람이다.

 

 조금 괴로운 기다림도 있다. 올지 안 올지 알 수 없는 걸 기다리는 일이다. 아니 그건 괴로운 게 아니고 지루한 것일까.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른 걸 하지도 못하고 한 곳에만 있어야 할 때 있지 않는가. 누군가의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일은 어떨까. 그걸 지루하다 여기면 욕 먹을까. 그때는 걱정스러움이 더 앞서겠구나.

 

 누군가를 만나기로 하고 기다리는 일은 설레겠지. 만약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안 보고 살고 싶은데 그런 마음이 한쪽에만 있으면 어렵겠다. 이런 생각하는 난 나쁜 사람일까. 아, 다른 생각으로 흐르면 안 되지. 무엇이든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지만, 좋게 마음먹기 힘들다. 가끔 안 좋은 기분에 빠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것도 알아야 좋은 것뿐 아니라 안 좋은 것도 잘 받아들이겠지.

 

 기다리는 일이 늘 설레고 좋지 않아도 마음을 편안하게 먹으면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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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11-20 0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60일을 찍었군요 . 앞으로 40일을 지나면 100일 . 우와 ~~^^

희선 2017-11-22 03:18   좋아요 1 | URL
한 날보다 남은 날이 적기는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면 좋을 텐데 싶네요 가끔 쓰려고 하면 괜찮을지...


희선

[그장소] 2017-11-22 05:21   좋아요 1 | URL
남아있는 나날 ㅡ생각나네요. ^^ 희선님은 지금까지처럼 계속 쓰시겠죠. 블로그 계속하실테니까요 . ^^ 그렇지 않을까요^^?
 

 

 

 

 자기 방을 돌아보는 책도 있더군요. 읽어볼까 하다가 못 읽어봤습니다. 그런 것에 좀더 오래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한순간 생각하고 잊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자신이 좋아하는 건 시간이 흘러도 쉽게 잊지 않지요. 좋아하는 게 뭐다 하나만 말하기 어렵지만. 책, 만화영화, 음악(대중음악), 그림은 조금. 이런 것을 많이 아는 건 아니고 조금만 알아요.

 

 방 안에서 쉽게 어딘가로 가는 방법은 다 알고 있겠네요. 책이죠. 책을 보면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어요. 소설도 있고 요즘은 세계 곳곳을 다니는 사람이 많고 여행기도 많이 나오지요. 저는 어디 다니는 거 좋아하지 않아서 책을 봅니다. 어디 다니지 않는 건 힘들어서예요. 걷는 건 괜찮지만 차를 타면 안 좋아요. 차 자주 탈 때도 있었는데, 안 타다보니 바뀌었나 봅니다(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지금은 좀 다를지도). 멀미해도 어딘가에 가는 거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런 사람 하나 생각났습니다. <페어리 테일>에 나오는 나츠예요. 나츠는 무엇을 타든 멀미해요. 나츠는 멀미해도 여기저기 잘 다녀요. 날개가 생기는 파란 고양이 해피가 있어설지도. 해피한테 날개가 생기는 건 마법입니다. 가끔 해피가 나츠를 들고 날 때가 있어요. 그건 무언가를 탄 건 아니지만, 자기 힘으로 다니는 건 아니잖아요. 나츠는 탈 것이 아닌 게 움직여도 그것을 탈 것으로 여겨요. 지금 생각하니 나츠만 멀미하는 건 아니군요. 페어리 테일에서 드래곤 슬레이어는 다 탈 것에 약합니다. 어쨌든 해피가 나츠를 들고 날면 나츠는 괜찮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동료가 나츠한테 해피는 괜찮다고 하자, 나츠는 해피는 탈 것이 아니고 동료라고 하더군요.

 

 책을 봐도 어딘가에 갈 수 있고 만화나 영화를 봐도 평소에 갈 수 없는 곳에 갈 수 있지요. 저는 그게 더 재미있습니다. 어쩌면 그게 편해서일지도 모르겠네요. 몸은 편해도 마음은 조금 힘들겠지요. 그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은데, 자기가 마음대로 상상해도 되고. 실제 자신이 겪는 것과 간접 경험은 다르겠습니다. 둘 다 나름대로 괜찮지요.

 

 어딘가에 가지 못해 아쉬움이 들면 책 속으로 떠나요. 책을 보면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습니다. 그게 싫다면 잠깐 밖으로 나가 걷는 것도 괜찮아요.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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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은 밤 한송이 두송이 셀 수 있을 듯 천천히 내리던 눈이 얼마 지나지 않아 펑펑 쏟아졌다. 세상 모든 게 잠들어야 할 시간이지만 아직 잠들지 않은 사람이나 동물도 있다. 늦은 밤에 무엇을 하기에 아직 깨어 있을까.

 

 이층집 한 곳에는 여전히 불이 꺼지지 않았다. 그 집에는 중학교 3학년 아이가 살았다. 공부를 하느라 늦게까지 깨어 있었다. 중학생 아이는 지금 바깥에 눈이 쏟아지는 걸 알까. 조금 추워진 걸 느끼고 눈이 내린다는 걸 알지도 모르겠다. 잠깐 창문을 열고 내리는 눈을 바라봐도 좋을 텐데, 창문은 열리지 않았다.

 

 눈 내리는 밤길을 걷는 남자가 보인다. 한 손에 무언가 든 불룩한 봉투를 들었다. 남자가 걸어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보니, 거기에는 아직 불을 밝히고 붕어빵을 굽는 사람이 있다. 바람이 차고 추워서 장사가 잘 안 됐을까. 아직도 장사를 하다니. 늦은 밤에 붕어빵을 사러 나온 사람은 헛걸음 치지 않았다고 웃었다.

 

 이번에는 아파트 지하실이다. 그곳에는 집 없는 고양이가 살았다. 늘 그곳에서 사는 건 아니고 잠시 머물렀다. 새끼를 낳으려고. 고양이를 새끼를 벌써 한마리 낳았다. 사람은 혼자 하기 어려워하는 일을 동물은 잘 해낸다. 새끼 고양이 네 마리는 눈이 보이지 않아도 어미 고양이 품을 잘 찾았다. 어미 고양이는 아직 새끼 고양이를 돌보았다. 언젠가는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는 헤어지겠지. 그날이 오기 전까지 잘 지내기를 바란다.

 

 라디오 밤 방송을 듣다 눈이 온다는 걸 안 사람은 그 소식을 누군가한테 알리려고 편지를 쓴다. 편지가 닿을 때쯤에는 눈이 그치고 녹을지라도 눈 오는 날 느낌은 전해지겠지.

 

 어쩌면 눈은 겨울이 보내는 편지일지도 모르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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