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떨어져 있으면 있을수록

마음은 더 가깝지

거리가 멀어서

더 생각하는가 봐


가까이 있는 사람은

덜 생각하지

가까이 있기에

더 잘 안 보기도 해


멀리 있든

가까이 있든

비슷하게 생각하면 좋겠어


가까이 있는 사람이

쓸쓸하지 않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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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기소령 각색 / 디앤씨웹툰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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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본 지 얼마 안 됐는데, 웹툰을 책으로 낸 <나 혼자만 레벨업> 1권을 보게 됐다. 소설 다 보고 이걸 봤다면 좋았겠지만, 소설보다 웹툰을 더 빨리 볼지도 모르겠다. 《나 혼자만 레벨업》 소설 1권 보고 만화영화 2기 봤더니, 처음 봤을 때보다 더 재미있었다. 이상한 느낌이었다. 만화나 소설에는 지금까지 몰랐던 지식을 한순간에 알게 되고 뭔가를 깨닫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런 느낌이었다. 난 한순간에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지는 않았지만. 본래 현실에서는 뭐든 얻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원작 만화를 보고 만화영화를 보면 아는 내용이네 했는데, 이 이야기 ‘나 혼자만 레벨업‘은 달랐다. 만화영화에 다 나타내지 못한 게 소설에 있었다. 아니 어쩌면 만화영화 1기를 못 봐서 조금 알아듣기 어려웠을지도. 웹툰을 보고 소설 이야기를 하다니.


 글로만 본 걸 그림으로 보니 괜찮기는 한데, 뭔가 모자란 느낌이 든다. 이걸 먼저 봤다면 달랐을까. 모르겠구나. 원작 소설을 다른 걸로 나타내는 건 그리 쉽지 않을 것 같다. 여러 가지로 나타낸다는 건 그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겠다. 지난번에 소설이 2019년에 나왔다고 했는데, 그건 개정판이었다. 소설은 2019년보다 먼저 나왔나 보다. 웹툰이 책으로 나온 건 2019년부터다. 이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웹소설도 웹툰도 난 웹에서 보는 것보다 종이책으로 보는 게 더 좋다. 이렇게 책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안 봤을 것 같다. 웹소설이나 웹툰이 책으로 나오는 건 잘된 거겠다. 거기에다 이건 만화영화로도 만들어졌구나. 게임도.


 일반 사람보다 상처가 빨리 낫는 것 말고는 뛰어난 점이 없는 E급 헌터 성진우. 사람들은 성진우를 ‘최약 병기’다 했다. 성진우는 아픈 어머니 병원비와 동생 학비 때문에 헌터로 일한다. 헌터는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다. 성진우는 레이드에 참여하면 늘 다쳤다.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 이번 레이드는 D급이었는데, 일이 끝나갈 때 다른 곳을 발견하고 사람들은 그곳에 들어갈지 말지 투표로 결정하고 들어가기로 한다. 보스를 잡고 이익을 얻으려는 생각이었다. 그게 목숨을 잃게 하다니. 좀 걸어간 곳에는 보스방으로 들어가는 듯한 문이 있었다. 그 문 안으로 들어가니 거기엔 아주 커다란 석상이 있었다.


 앞부분 쓰고 보니 소설 보고 쓴 것과 비슷하구나. 내용이 거의 같으니 어쩔 수 없다. 좀 다른 걸 써야 할 텐데. 던전이 평소와 다르면 그냥 돌아가는 게 나았을 텐데. 사람들이 보스방으로 여긴 문 안으로 들어가자 문이 닫힌다. 그때 한사람이 문 밖으로 나가려 하자 문 옆에 있던 석상이 움직이고 그 사람을 죽인다. 던전 안에는 괴물이 있는데, 여기에는 석상이 있었다. 카르테논 신전이라는 곳으로 여기에서는 세 가지 규율을 지켜야 했다. 그걸 알아냈다 해도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지 몰라서 여러 사람이 죽는다. 모두 죽지는 않았다. 마지막에 남은 건 다리가 잘린 성진우 혼자였다. 그럴 때 살고 싶다거나 다시 기회가 있기를 바랄까. 성진우는 바랐다. 그런 바람 때문에 성진우는 플레이어가 된 걸지. 그럴지도.


 성진우가 혼자가 되기 전에 남은 송치열과 이주희가 끝까지 함께 남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그런 이야기로 끌고가는 건 아니지만. 성진우 혼자여야 혼자만 레벨업할 자격을 갖게 되겠다. 많은 사람이 죽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헌터라는 일을 하면 목숨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한다. 등급이 높으면 좀 낫겠지만. 헌터 등급은 처음 정해지면 바뀌지 않는다. 성진우는 죽지 않고 살고, 잘 모르고 일일 퀘스트를 안 해서 패널티존에서 독이빨 거대 모래 지네를 네시간 동안 피해 다닌다. 앞으로 성진우는 레벨을 올리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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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오랜만에 만나도

반가울 텐데

어색한 건 왤까

친구가 아닌 건지

그런 생각은 하지 마


누구든

오랜만에 만나면

반갑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할 거야


다시 시간과 마음을 들이면 돼


시간과 마음

중요하지

누군가와 멀어지는 것도

시간과 마음을 들이지 않아서지


오랜만이어도

믿어

마음을,

그러면 덜 어색할 거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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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3-26 16: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친구가 있어요. 무슨 말을 해도 편안하게 느껴지고요. 베프가 그럴 것 같습니다.^^

희선 2025-03-30 18:54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 같은 친구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겠습니다 그런 친구는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한둘... 마음 편하게 만나는 친구 좋죠


희선

2025-03-29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3-30 1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밤이 오기 전에 - 프루스트 단편선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유예진 옮김 / 현암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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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셀 프루스트 하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다른 소설은 몰라서 프루스트는 그렇게 긴 소설만 썼나 했습니다. 예전에 열권 짜리로 보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볼까 하다가 앞에 조금만 보고 말았습니다. 앞부분 보면서 졸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금 그걸 봐도 그렇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그 책은 잠을 푹 자고 맑은 정신으로 읽으면 더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작가의 작가라고 하더군요. 어쩐지 저는 그런 작가하고 사이가 별로 안 좋은 듯합니다. 그렇다고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작가와 사이가 좋으냐 하면 그것도 아니군요.


 어떤 대단한 작가도 처음부터 대작을 쓰지는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쓴 작품이 대작인 작가도 있을지.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마르셀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만 썼다고 생각한 적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프루스트는 그걸 쓰기 전에 단편을 썼더군요. 단편뿐 아니라 다른 글도 쓰지 않았을지. 프루스트가 이십대에 쓴 단편 열여덟편이 이 책 《밤이 오기 전에》에 실렸습니다. 프루스트가 발표한 소설은 앞에 여섯편이고 다른 건 발표하지 않고 썼나 봅니다.


 단편이 열여덟편이나 실렸는데, 책은 그렇게 두껍지 않습니다. 아주 짧은 것도 있어요. <○○○부인의 초상>이 참 짧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떤 사람 모습만 조금 나타낸 것입니다. 그건 소설을 쓰는 실험 같은 거였을까요. 프루스트는 천식을 앓고 몸이 그렇게 건강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선지 여기 실린 단편에 몸이 안 좋은 사람이 여럿 나오더군요. 몸이 아픈 사람은 여성일 때가 더 많네요. 몸이 안 좋은데도 군대에 갔다왔다고 하던데, 그때 일을 기억하고 쓴 단편도 있습니다. <대위의 추억>이 아닐지. 추억 이야기도 두 편이네요.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지나간 일을 떠올리는 게 많지 않나 싶습니다. 마들렌을 홍차와 먹고 그랬던가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프루스트는 동성을 좋아했다고 하더군요. 지금도 동성애자를 그렇게 좋게 안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예전엔 법으로 금지되기도 했지요. 프루스트는 오스카 와일드를 보고 자기 성향을 드러내지 않은 듯도 합니다. 남성보다 여성이 여성을 좋아하는 이야기를 썼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걸 아주 드러내지 않은 건 아니군요. 누군가를 좋아한다 해도 좋다기보다 괴로워 보여요. <밤이 오기 전에>에서는 프랑수아즈, <미지의 발신자>에서는 프랑수아즈 친구 크리스티안이. 앞에 소설에서 프랑수아즈는 친구한테 자신이 동성을 좋아하는 걸 말하더군요. 프랑수아즈는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미지의 발신자>에서는 프랑수아즈가 누군가한테서 편지를 받아요. 프랑수아즈를 좋아한다는 말이 쓰여 있었어요. 이름이 같지만 같은 사람은 아니군요. 크리스티안은 친구인 프랑수아즈를 좋아했나 봅니다. 그런 마음 때문에 병이 나고 결국 죽습니다. 상사병인가 보네요. 예전에 조선 시대 이야기 보면서 상사병 걸린 사람이 좋아한 건 동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적 있는데.


 처음이니 잘 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잘 보지는 못했습니다. 처음이 마지막이 되는 건 아닐지. 프루스트는 단편을 쓰다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쓰기로 했겠지요. 그것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여기 실린 소설을 보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듯합니다. 저는 그걸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오데트라는 이름은 생각납니다. 언젠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만날지.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고 안 올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단편 소설 만난 것도 다행이다 생각합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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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25-03-25 2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는 단편도 쉽지 않을 것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요. 저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도전해볼까 말까 고민만 하고 있어요. 민음사 편으로 1,2권은 예뻐서 구입은 해놓고는 먼지만 쌓이고 있어요. ^^

희선 2025-03-26 02:57   좋아요 0 | URL
프루스트가 쓴 글은 다 어려울 것 같은 느낌도 드는군요 단편 읽기는 했는데, 제대로 봤는지 잘 모르겠네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여러 권 보다 보면 괜찮게 느껴질지도 모르죠 저는 그러지 못할 것 같지만... 재미있게 본 사람도 있을 듯합니다


희선

새파랑 2025-03-26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하면 마들렌? ㅋ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이 좀 더 발전된(?) 작품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인거 같아요. 결이 비슷한 느낌입니다~!!

희선 2025-03-30 18:36   좋아요 1 | URL
이건 단편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보다 먼저 썼겠지요 비슷한 느낌이 드는군요 거기에서는 더 많은 걸 말할 듯합니다 사람뿐 아니라 그 시대 모습도...


희선
 




진지하고 무거운 거 괜찮지만,

언제나 그러면 힘들어

가끔 힘 빼고 가벼워져 봐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중요해


사람마다

다르게 살겠어

자기한테 맞게

살면 돼


끝까지 가면

뭔가 있을까


아무것도 없을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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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25-03-25 2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글 읽다가 어깨 힘을 뺐어요. 저도 모르게 항상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있더라구요. 마음뿐 아니라 어깨 힘도 좀 빼고 살도록 노력해야겠어요. 뻐근해요.^^

희선 2025-03-26 02:36   좋아요 0 | URL
어깨에 힘을 주면 힘들죠 어떤 일이 일어나서 여러 가지 걱정을 하게 되는 일이 있을지 몰라도 평소에는 힘을 빼는 게 좋을 듯합니다 사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