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사람을 피해야 할까

사람이 차를 피해야 할까


사람은 차보다 힘이 없다

사람이 차 눈치를 보고

알아서 피해야 한다


차를 운전하는 것도 사람인데

운전하는 사람이

걷는 사람보다 위구나


걷는 내가 차를 피해야지

어떡하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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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게 파란 하늘

해가 지자 짙은 남빛이 되고

곧 어두워졌어


다시 파란 하늘을 보려면

밤이 지나가야 해

그동안 뭐 할까

잔다고

그래 잘 자

좋은 꿈 꿔


꿈속에선 파란 하늘을 날까,

흰구름을 탈까

뭐든 좋다고

무지개를 타도 멋지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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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4-08-14 0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란 하늘은 가시광선 빛의 산란 효과 때문이라고 배웠어요. 하지만, 눈부시게 파란 하늘과 해질녘 붉은 하늘은 정말 너무나도 아름답죠!

무지개를 탈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요? 하지만 탈 수 없기에 더 멋지고 재미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희선 2024-08-18 03:16   좋아요 0 | URL
바다도 다르지 않겠습니다 하늘도 해가 없으면 검은 색이겠습니다 해가 있어서 파란 하늘이나 여러 가지 색을 볼 수 있네요 해가 없으면 지구에 생물이 살지 못하는군요

하지 못해서 아쉬워도 그렇게 되면 좋겠다 상상하니 좋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상상력을 별로 없지만...


희선
 
〈あの繪〉のまえで
하라다 마하 / 幻冬舍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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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림> 앞에서

하라다 마하






 난 없다. 처음부터 뭐가 없다는 건지. 아주 좋아하는 그림이나 실제로 본 그림. 다시 보고 싶은 그림. 누군가와 보고 싶은 그림. 지금까지 미술관에 한번도 안 가 봤다. 미술관은 큰 도시에 있어서 그렇구나. 그렇다고 그림 전시회가 아주 없는 건 아닌 듯도 하다. 내가 잘 모를 뿐이고 가끔 내가 사는 곳에서도 그림 전시회 하는 것 같다. 그 그림은 진짜가 아니겠지. 진짜 그림을 전시하는 건 돈이 많이 들고 여러 가지 마음 써야 할 것 같다. 한국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소장한 것도 있겠다. 소장했다 해도 그걸 바로 전시하지 않을지도. 그림은 보관하기 까다롭고 공기와 닿을수록 처음과 달라진 테니.


 가끔 이런 생각도 든다. 아무리 좋은 그림이어도 진짜는 어딘가에 보관해두고 복제를 전시하는 게 괜찮을지. 물건은 시간이 흐르면 흠집이 생기고 언젠가 버려야 할 때가 온다. 예술품이나 여러 가지 미술품 유물은 오래 놔두려 하는구나. 오래 지키고 다음 세대 사람도 보게 해야겠지. 예술은 돈이 있는 사람만 즐기는 것이 되면 안 될 텐데. 예전에는 그런 면이 있었다 해도 지금은 꼭 그렇지는 않던가. 클래식도 그렇구나. 클래식은 궁중음악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지금 생각하니 한국 궁중음악은 백성이 듣게 되지는 않았구나. 어쩐지 아쉽다. 나도 잘 모르고 관심을 갖고 듣지도 않으면서 이런 말을 했구나. 난 클래식 잘 모르고 대중음악을 더 많이 듣는다. 새로운 음악을 많이 듣지 못하고 잘 모르지만, 그림 이야기 하다 음악 이야기를 하다니. 그림도 음악도 잘 모른다.


 이번에 만난 책은 하라다 마하 소설 《<그 그림> 앞에서》다. 여기에는 단편소설 여섯편이 담겼다. 여기에서 말하는 그림은 모두 일본 미술관에서 소장한 거다. 거기 있다 해도 늘 볼 수는 없을지도. 그림 좋아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그림 좋아하는 사람은 일본 미술관에 가서 봐도 괜찮겠다. 난 그림 실제로 보고 싶지는 않다. 이런 말을 하다니. 진짜 그러니 그러지. 난 책에서만 봐도 괜찮다. 책 제목처럼 <그 그림> 앞에 설 일은 없겠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미술 전시 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학예사(큐레이터)라 한다. 이런 걸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첫번째 이야기 <생일 축하해(해피 버스데이)>에서 나쓰키는 대학을 졸업할 때가 다가왔을 때 학예사를 알게 되고 관심을 가졌지만 학예사가 되지는 않았다. 도쿄에서 일자리를 구하려 했는데 잘 안 됐다. 나쓰카는 면접을 보러 가는 날이 자신이 태어난 날이라는 걸 알고 히로시마 고향집에 간다.


 나쓰카는 스무해 전에 도쿄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고향 히로시마로 돌아왔지만, 나쓰카는 그걸 아쉽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머니와 자신 그리고 딸과 함께 살고 여름을 맞는 걸 다행으로 여겼다. 학예사는 아니지만 나쓰카는 반년 전 하던 일을 그만두고 히로시마 미술관에서 접수 일을 하게 된다. 거기에는 고흐 그림 <도비니 정원>이 있다. 나쓰카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쓰카 어머니가 젊을 때 딱 한번 어린 나쓰카를 데리고 히로시마 미술관에 가서 본 그림이다. 일자리를 구할 때 친구가 준 수첩에도 그 그림이 있었다. 언젠가는 세 사람이 함께 미술관에 가서 그 그림을 볼지도 모르겠다.




도비니 정원, 빈센트 반 고흐, 1890

캔버스에 유채 │ 103x53cm │ 히로시마 미술관




 두번째 이야기 <창가의 작은 새들>에는 피카소 그림 <새장>이 나온다. 이 이야기를 보다보니 자크 프레베르 시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이 생각나기도 했다. 비슷하지는 않다. 이 이야기에서는 피카소 그림 <새장>처럼 서로를 자유롭게 놔두는 걸 말한다. 창가에 날아오는 것뿐 아니라 그곳을 떠나는 것도 자유로운. 시호는 탓시가 먼 나라로 기타를 배우러 간다고 하자, 가지 않기를 바라기도 했다. 시호가 탓시한테 언제까지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할 거냐고 말했으면서. 두 사람은 고등학생 때부터 사귀고 결혼은 아직 하지 않았다. 탓시는 시호와 결혼하고 싶어했는데. 두 사람은 언젠가 결혼할까. 탓시가 기타리스트가 되어 돌아오면 두 사람은 피카소 그림 <새장>을 보러 가겠다.


 다음 이야기는 제목 바로 몰랐다. 제목은 레몬을 한자로 쓴 거였다. <檸檬 레몬>.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던 오카시마 아카네는 고등학교 때 미술부에 들어가고 콩쿠르에 낼 그림을 그리다 선배가 자신을 안 좋게 여기는 걸 알게 되고 그림에서 멀어졌다. 아카네는 늘 일하러 가는 게 싫었다. 잠을 자고 아침이 오면 일하러 갔지만, 다른 전철을 타고 싶기도 했다. 어느 날 자신이 다닌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여자 아이가 캔버스 가방과 레몬을 든 모습을 보고 아이를 따라간다. 그 아이가 좀 위험해 보였다. 아이가 간 곳은 미술관이었다. 거기에는 정물화를 잘 그린 폴 세잔 그림이 있었다. 아카네는 고등학생 때 콩쿠르에 낼 정물화를 그렸지만, 실제 그림은 안 보고 인터넷이나 책으로만 봤다. 아카네는 아이를 따라 미술관에 가고 실제 그림을 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어쩐지 아카네는 다시 그림을 그릴 것 같다.


 이 책 맨 앞에 담김 그림은 클림트가 그렸다. 예전에 이 그림 본 적은 없지만, 처음에 봤을 때 클림트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잘 모르지만 화가마다 특징을 알면 누구 그림인지 알기도 하겠다(클림트 그림은 다 알겠다). 클림트는 처음과 나중이 좀 달랐지만. 아이는 할머니 손에서 자라고 고등학생 때는 소설가가 되겠다고 마음을 정하고 소설을 쓰고 공모전에 냈지만 잘 안 됐다. 아이는 혼자 살면서 언젠가 소설가가 되면 할머니를 찾아오겠다고 하지만. 할머니는 아이가 소설가가 되는 걸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아이가 지금 하는 일은 여러 가지 가짜 리뷰 쓰기였다. 아이는 그런 거라도 쓰면 글이 늘 거다 하면서. 옆집에 혼자 살게 된 스가와라 씨가 오고는 아이가 달라진다. 아이는 가짜 리뷰가 아닌 자신이 써 보고 상품 리뷰를 쓰고, 스가와라 씨가 아이 소설을 보고 싶다고 해서 소설을 쓰기로 하고 쓴다.


 사람은 만나면 헤어지는구나. 스가와라 씨는 다시 아들 부부와 살게 된다. 아이한테 스가와라 씨는 자신이 떠나기 전에 자신이 일하는 미술관에 한번 오라고 한다. 거기 토요타시 미술관에는 언젠가 할머니가 보내준 엽서에 있는 클림트 그림 <오이게니아 프리마베시의 초상>이 있었다. 아이는 소설을 쓰고 스가와라 씨가 일하는 마지막 날 미술관에 간다. 클림트 그림을 보자 할머니가 아이를 반겨주는 듯했다. 할머니는 아이한테 꿈을 버리지 말고 아이 자신을 믿으라고 했다.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참 좋은 일이겠다. 아직 아이가 소설가는 되지 못했지만 앞으로 될 것 같다.




백마의 숲, 히가시야마 카이, 1972




 일본 작가 그림도 나왔다. <백마의 숲> 으로 히가시야마 카이가 그린 거다. 아들을 잃은 부부가 열해가 지나 그 그림을 보러 가는 이야기다(<거룩한 밤(성야)>). 아들이 죽기 전에 언젠가 셋이 그 그림을 보러 가자고 했는데. 마지막 이야기 <잔물결>에는 클로드 모네 그림 <수련 睡蓮>이 나온다. 이 그림은 나오시마 지중 미술관에 있는데, 이 그림 보는 곳이 별났다. 거기에서 그림을 보면 그림속으로 들어간 느낌이 들 것 같다. 나오시마는 예술 섬으로 쿠사마 야요이가 만든 호박모양 미술품도 있다. 일본 사람뿐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이 나오시마에 많이 온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나오시마에 가서 예술에서 힘을 얻겠다. 아오이가 그랬던 것처럼. 여기는 사누키 우동이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희선





☆―


 平日の午後だから、訪れる人がなく、私は長いあいだ<睡蓮>の絵のまえに佇み、また、部屋の中を行たり来たり、離れたり近づいたりして、心ゆくまで絵を楽み、心の中で声にならない声でモネと対話をした。じっくりと話し込んでいるような、何も話さなくてもわかり合ってような、そんな感じ。ずっと昔から知っている友たちような。あるいは、やさしい父のような。  (<ささなみ>에서, 189쪽)



 평일 오후고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서 난 오랜 시간 동안 <수련> 그림 앞에 멈춰 서서, 또한 방 안을 왔다갔다 하거나, 떨어지거나 가까이 가면서 마음껏 그림을 즐기고 마음 속으로 말이 되지 못한 소리로 모네와 대화를 했다. 차분히 이야기하는 듯한,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잘 맞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아주 옛날부터 아는 친구 같은. 또는 다정한 아버지 같은.  (<잔물결>에서,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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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8-12 1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작가의 작품이 번역된건 없는가 봅니다. 뭔가 좋은 작품일 것 같은데. 이럴 땐 희선님이 부럽습니다요. ㅠ 어떻게 그렇게 일본어를 잘 하시나요?^^

희선 2024-08-14 00:15   좋아요 1 | URL
이 작가가 쓴 다른 책은 조금 나왔는데, 많이 나오지는 않았네요 하라다 마이는 소설가가 되기 전에 미술관련 일을 했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집에는 미술책이 많았다고고 하더군요 아트 소설이라고 하던데... 그런 게 여러 권 있더군요


희선
 




전화를 걸고

나야, 해도 바로 알아듣는다면

조금 친한 사람일까


이젠 전화가 오면

누가 했는지 바로 알고

받을지

말지

잠시 생각하겠어


전화를 걸고

나야, 해도 괜찮았던 때가 그립군


전화벨이 울려도

받지 않는 너,

아니 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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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필무렵엔

어김없이 찬 바람이 불어요

봄바람인지 알았는데,

아직 떠나지 않은 겨울이 있었지요


봄만 반겨서

겨울이 토라졌군요


봄이 와도 겨울 잊지 마세요





*봄 지난 지 오래됐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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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8-12 1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네요.
워낙 더워 봄을 잊어 버렸어요^^

희선 2024-08-14 00:17   좋아요 1 | URL
여름 바로 전이 봄이기는 하지만, 아주 더우면 잊어버리기도 하겠습니다 추운 겨울이 오면 봄을 더 기다리기도 하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