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메 우인장 21

미도리카와 유키

白泉社  2016년 10월 05일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 배경이 되는 곳에 가 보는 사람도 있겠지. 난 가 보고 싶은 곳이나 기억에 남는 곳은 없지만. 그것을 봤을 때는 조금 생각해도 그게 오래 가지 않는다. 그것도 있지만 실제 가 보면 달라 보일 것 같아서다. 좋다고 해도 그걸 꼭 가져야 하는 건 아니기도 하다. <나츠메 우인장>을 보다가 이런 곳 정말 있을까 했는데 이제야 어딘지 알았다. 일본 구마모토 현 히토요시 시다. 실제 있는 곳이었다니 신기하다. 어쩌다 봤는지 어떤 그림이었는지 생각나지 않는데, 지난 사월에 구마모토 현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우연히 ‘나츠메 우인장’ 그림을 봤다. 스치듯 보고 구마모토랑 ‘나츠메 우인장’이 무슨 상관일까 했다. 21권 보기 전날 영상을 보았다. 구마모토 현 히토요시 시를 돌아봤다는. 다는 아니고 조금만 보았다. 그것을 보고 그렇구나 했다. 예전에 이 책 작가 미도리카와 유키가 자신이 사는 곳을 둘러보고 그린다는 말 보았다. 그곳이 구마모토였다니. 만화라고 해도 모두 상상하는 건 아니겠다. 공간 배경은 실제 있는 곳을 그리기도 하겠다. 그것을 아주 모르지는 않았구나. 구마모토 하면 소세키가 쓴 《산시로》가 떠오르는데 이제는 <나츠메 우인장>도 떠오르겠다. 나츠메라 한 건 소세키 때문일까.

 

한동안 나츠메 할머니 레이코가 만든 우인장에 있는 요괴 이름을 돌려주는 일을 했는데 요새는 그 모습이 자주 보이지 않는다. 이번에 한번 나왔다. 나츠메가 요괴 이름을 돌려주기는 하지만 요괴를 도와주기도 한다. 야옹 선생이 집을 나가고 며칠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조금 걱정된 나츠메가 찾으러 나왔다. 나츠메가 걱정할 만큼 야옹 선생이 힘이 없지는 않은데. 나츠메는 숲에서 두목 요괴를 깨우려 하는 여든아홉번째 부하 요괴 미츠미를 만났다. 두목 간테츠는 악귀를 물리치는 일을 하고 잠들고는 했다. 한번 잠들면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간테츠는 자신을 깨울 요괴를 정하고, 그 일을 해 내면 상으로 맛있는 술을 주었다. 그 소문을 들은 요괴들이 그 일을 가로챘다. 지금까지 간테츠 깨우는 일을 제대로 한 부하는 없었다. 힘도 별로 없는 미츠미가 그 일을 맡았다. 간테츠는 미츠미가 그 일을 해 내리라 믿었다. 야옹 선생도 그 소문을 듣고 간테츠를 깨우려는 요괴를 찾고 있었다. 나츠메가 야옹 선생한테 미츠미 이야기를 하려 했는데 야옹 선생은 다른 곳으로 갔다. 다른 요괴뿐 아니라 야옹 선생도 술을 노리다니. 야옹 선생은 술 좋아하는 아저씨처럼 나온다. 나츠메가 미츠미와 함께 있어서였는지 야옹 선생이 악귀를 물리쳐준 덕분인지 미츠미는 간테츠를 깨웠다. 힘없고 잘하는 게 없는 사람이라도 마음을 다해 하면 된다, 같구나. 나츠메는 미츠미와 땅밑에서 멋진 것을 보고는 그것을 야옹 선생과 보고 싶다 생각했다. 나중에 함께 보러 갔을까.

 

지금까지 나츠메가 친구집에 가는 건 못 봤는데, 아니 타누마나 타키 할아버지 집에는 갔구나. 타누마와 타키는 나츠메가 요괴를 볼 수 있다는 걸 안다. 나츠메 친구에는 그것을 모르는 기타모토와 니시히로도 있다. 오랜만에 나츠메가 기타모토네 집에 간다니 처음이 아니었던가 보다. 나츠메는 기타모토네 집에 가다가 헌책방에 들렀다. 기타모토가 오랜만에 문이 열렸다면서 들어가 보자고 했다. 오래된 것이 많은 곳에는 요괴가 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나츠메는 나중에 기타모토가 책 속에서 낙서가 된 종이를 봤다는 걸 알았다. 그건 악귀가 저주를 걸어둔 종이였다. 나츠메는 그것을 한장 봤지만 기타모토는 여러 장 봐서 몸이 좋지 않았다. 악귀가 조금씩 힘을 빼앗아갔다. 나츠메는 그 악귀를 찾으려 했다. 헌책방을 지키는 요괴 카에다와 함께. 기타모토도 카에다를 만났다. 헌책방 안이어서 보통 사람도 카에다를 볼 수 있었다. 기타모토는 어렸을 때 아버지와 헌책방에 왔다. 그때 아버지가 보고 좋아한 책을 찾아서 아버지한테 드리려고 했다. 기타모토 아버지는 큰병에 걸렸나 보다. 이런 건 거의 나오지 않았는데. 나츠메는 기타모토한테 안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나츠메가 악귀를 잡고 카에다가 책에 가두었다. 카에다는 힘이 빠지고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 나츠메한테 책 속에서 잔다고 하고는 사라졌다. 자기 할 일이 끝나면 그렇게 되는구나. 카에다는 관심없다 하면서도 기타모토가 준 책을 조금 읽었다.

 

예전에는 검정 야옹 선생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작은 야옹 선생이 나왔다. 그건 나츠메가 점토로 만들었다. 이름을 돌려받은 요괴가 고맙다고 나츠메한테 삼백년 된 벚나무가 낙뢰를 맞고 탄 재를 주었다. 그것을 넣고 찾잔이나 술잔을 만들면 벚꽃냄새가 난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타누마가 나츠메한테 점토를 주었다. 나츠메는 못생긴 술병 같은 걸 만들고 작은 야옹 선생을 만들었다. 다른 요괴가 들어오다가 벚나무재가 든 병을 창문 밖으로 떨어뜨렸다. 다음 날 작은 야옹 선생이 보이지 않았다. 벚나무재에 무언가 있었던 건가 했는데 지나가던 요괴 혼이 그 안에 들어간 거였다. 요괴지만 전에는 움직이지 못했다. 나츠메는 힘이 있어선지 나츠메가 만드는 것에 요괴가 들어갈 수 있다. 그런 힘 정말 있을까. 작은 야옹 선생은 쥐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나츠메 앞에 나타나서는 나무 밥그릇을 달라고 했다. 본래 몸으로 돌아간다면서. 그런 식으로 요괴를 만나기도 하는구나. 나츠메와 야옹 선생은 작은 야옹 선생을 따라가다 악귀와 만났다. 그것을 작은 야옹 선생이 물리쳤다. 악귀가 하나 더 있어서 작은 야옹 선생은 그쪽으로 갔다. 악귀한테 잡힌 작은 야옹 선생을 나츠메와 야옹 선생이 구하고 악귀를 쫓아냈다. 사람한테 해를 끼치려는 요괴도 있지만 그것을 쫓아내려는 요괴도 있구나. 작은 야옹 선생은 나무 밥그릇을 물에 띄우고 배처럼 타고 떠났다. 작은 야옹 선생이 악귀를 물리치려 한 건 본래 불상조각이어서일지도. 작은 야옹 선생은 신사에 장식품(새)으로 있었을 때 만난 사람이나 멈춰버린 괘종시계를 그리워하기도 했다. 그것도 어떤 연 같은 것일지도.

 

 

 

 

 

이것을 보면 감정이 크게 흔들리지 않지만, 마음속에 잔잔한 물결이 오랫동안 이는 것 같기도 하다. 늘 그랬는데 왜 이번에는 예전과 다르다 생각한 건지 모르겠다(이 말 한 적 있을지도). 마지막은 나토리가 고등학생 때 첫번째 식 우리히메를 만나는 이야기다. 그때는 마토바가 눈을 가리지 않았구나(전에도 한번 봤는데). 나츠메는 어렸을 때는 요괴 때문에 힘들었지만 지금 사는 곳에 오고 야옹 선생이나 여러 요괴를 만나고 도움을 주고받았다. 나토리는 혼자 요괴를 알아봐야 했다. 나토리 집안은 요괴를 물리치는 일을 해서 자료가 있었다. 나토리는 학교에서 친구한테 나쁜 짓을 하려는 요괴를 쫓아내고는 그 요괴한테 힘을 빼앗기게 되었다. 마토바는 자신이 얻는 게 있어서 요괴한테 힘을 빼앗기게 된 나토리를 도왔다. 마토바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을지도. 그때 나토리는 요괴라고 해도 다 없애지 않았다. 고등학생 때 나토리는 지금 나츠메와 비슷하기도 하다. 우리히메가 나토리를 도와주면 자신을 없애달라고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나토리는 우리히메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자기 식이 되어 여러 가지를 가르쳐달라고 했다. 다른 식도 그렇게 만났을까. 히이라기는 나토리가 어렸을 때 만난 요괴였다.

 

이번에는 어쩐지 악귀 물리치기 같구나. 요괴가 사람과 다르다 해도 요괴가 더 정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요괴는 오래전에 한번 만난 사람을 잊지 않기도 한다. 현실에는 그런 사람도 있겠지. 별거 아닌 도움을 받고 그것을 잊지 않는 사람. 많은 사람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을 소중하게 여기면 더 좋은 세상이 될 텐데. 쉽게 볼 수 없다 해도 어딘가에는 그런 사람 있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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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6-12-25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본어 원서를 읽으신다니 부러워요~~ 원서로 읽으면 만화가 더 재미있을것 같아요.

희선 2016-12-28 00:17   좋아요 2 | URL
만화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한국말로 볼 때보다 기억에 많이 남아요 천천히 읽어서 그렇군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