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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읽어도 된다 - 50에 꿈을 찾고 이루는 습관 ㅣ 좋은 습관 시리즈 23
조혜경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2년 10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221/pimg_7987151333752840.png)
왜 사람은 이 세상에 오는 걸까. 누구나 할 일이 있다고 하기도 하고, 사람이 세상에 오는 데 큰뜻은 없다고도 한다. 어느 하나만 맞지 않겠다. 사람이 이 세상에 오는 데 큰뜻이 없고 사는 게 덧없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살면 안 되겠지. 그런 걸 오래 생각하는 사람은 철학자가 될지도. 난 어쩌다 한번 생각하고 하고 싶은 거라도 하면서 즐겁게 살자고 생각한다. 잘하는 것도 없고 꼭 이루고 싶은 것도 없구나. 이 말은 반은 진짜고 반은 거짓일지도.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 끝없이 게으른 나와 뭐라도 하자고 하는 내가 싸우는 것 같다. 아직은 뭐라도 하자고 하는 내가 이기는 듯하다. 게으르게 하루를 보내면 죄책감을 느끼는 내가 있어서구나.
이 책 《책만 읽어도 된다》를 보고 나도 좀 뭔가 하려고 해야 하는데. 그저 이 책을 쓴 조혜경이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몇해 전에 조혜경은 작가와 번역가를 꿈꾸었다고 했는데, 어릴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하고 공부하기를 좋아해서 그런 꿈을 꾼 게 아닌다 싶다. 난 어릴 때 책 하나도 안 봤다. 나이를 먹고 책을 읽고 재미있어서 나도 재미있는 이야기 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상상력도 없는 내가 그런 생각을 하다니. 잠시 책을 별로 안 보던 때도 있었다.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다시 책을 보게 됐는데, 그때는 그저 책만 읽고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조선시대 벼슬 없는 선비도 아닌 내가 그런 생각을 했구나. 그 생각은 이루고 지금도 한다고 해야겠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어서. 그때는 생각하지 못한 일이 시간이 흐르고 생겨서 좀 우울했다. 그런 걸 생각도 못한 내가 좀 한심했다. 어떻게 보면 그건 자연스러운 일인데.
앞에서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 우울한 이야기를 썼다. 무슨 일인지 말하지 않고. 사람은 나고 자라고 살다 늙고 아프다 죽는다. 이 정도만 말할까 한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게 있다면 크게 아프지 않고 살다가 죽는 거다. 큰병에 걸리면 병원에 갈 돈이 없다. 하기 싫은 거 못하는 거 안 하니 가난하게 살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내가 긍정스러운 생각을 하고 꿈꾸는 사람 이야기를 만났다. 어둡고 비관스러운 생각을 하는 나여서 미안하구나. 꼭 자신과 비슷한 책을 읽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 그래도 조혜경과 같은 거 하나 있다. 책을 읽고 그걸 쓴다는 거. 난 거의 감상문이지만. 어느 때는 내 생각을 쓰려고 하는데, 책 내용을 쓸 때가 더 많다. 그건 내가 알고 싶은 거여설지도(난 읽지 않은 책 내용도 가끔 알고 싶다). 책은 다른 사람이 쓴 글로 아는 것보다, 그 책을 보는 게 더 낫지만. 그걸 알아도 책을 본 다음 잘 쓰기 어렵다.
난 책읽기 모임 해 본 적 없는데, 조혜경은 열다섯해 동안 책을 보고 그걸 편지로 써서 보냈다. 그런 걸 해서 나중에 블로그에 글쓰기 괜찮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글쓰기 쉬운 건 아니겠지만. 여전히 글쓰기 쉽지 않아도 꾸준히 자기 나름대로 쓰겠다. 이 책을 보고 여전히 난 대충 하는구나 했다. 뭔가 열심히 해 본 적 없다. 학교 다닐 때 공부도. 하는 척했을지도. 조혜경은 공인중개사 자격증 공부를 하루에 열시간 정도 했단다. 대단하지 않나. 나중에 공부하는 중간에 운동하지 않은 걸 아쉬워했지만. 그런 건 경험으로 알아야 할지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조혜경은 책읽기든 공부든 운동하면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겠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하고 싶은 걸 하려면 건강해야 한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내가 자주 우울함에 빠진다 해도 다시 살아야겠다 생각하는 건, 책을 보고 글을 써서가 아닐까 싶다. 사는 데 달관하면 그런 거 없이도 괜찮을까. 그건 그냥 얻지 못하겠지. 책이라도 보고 공부하고 생각해야 어딘가에 이르겠다. 어딘가는 어디일까.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쓰고 그걸 하려고 애쓰면 하기도 한다. 쓰면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난 그러지 못했구나. 이런 말 하면 안 되는데. 앞에서 말했듯 책만 읽고 사는 건 이뤘다. 책을 봐도 난 별로 달라지지 않았지만. 아니 겉으로 보이는 건 그래도 예전과 다르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 정도라도 있으니 다행이지. 어떤 건 해 보고 싶다 하고 한 것도 있다. 큰 일은 아니고 나만 알지만. 아무것도 안 한 것보다는 낫겠지. 난 다른 사람한테 말하기 창피해서 그냥 혼자 한다. 생각하고 그걸 하면 혼자 좋아한다. 아주 잘 하지 못해도. 세상에는 나 같은 사람도 있는 거 아닌가. 다른 사람한테 희망과 꿈이 되는 사람이 더 멋지기는 하다. 조혜경이 그런 사람이구나. 이 책을 보고 조혜경처럼 꿈꾸는 사람 있겠다. 부정하는 힘보다 긍정하는 힘이 더 클 거다. 자신을 긍정하고 응원해도 괜찮겠다.
책에는 길이 없다고 하지만, 책을 보다보면 길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나는 길을 못 찾은 건가. 어쩌면 길만 찾다가 삶이 끝날지도. 그러면 또 어떤가. 자기대로 사는 게 좋겠다. 그렇다고 내 맘이야 하면서 남한테 피해를 주면 안 되겠지. 남한테 피해는 주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 조혜경이 하고 싶은 거 즐겁게 하기를 바란다. 늘 건강하길.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