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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이 이야기 6 - 완결
공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2월
평점 :

길을 걷다 검은 털에 금빛 눈을 가진 고양이를 보면 금복이가 생각날지도 모르겠다. 새끼 고양이는 보기 어렵겠지. 새끼를 봐야 귀엽게 여길 텐데. 아니다, 새끼 고양이가 아니어도 반갑게 여겨야겠다. 나만 반갑게 생각할 것 같다. 어떤 고양이든 길에서 만나면 반갑다. 조금 작은 고양이가 어떤 집 지붕에 있는 거 봤는데, 그 고양이는 거기에서 잘 내려왔겠지. 거기는 그 고양이가 사는 집일지도 모르겠다. 집에 살아도 바깥에 나왔다 놀다가 들어가는 고양이도 있겠지, 있기를.
의균 몸이 좋아지는 것 같았는데, 작은 집에 심부름을 갔다 오고 늦은 시간에 금복이를 찾아다녀선지 그 뒤로 자꾸 기침을 했다. 금복이는 의균이 밖에 나가는 걸 보고 찾으려고 했는데, 밤이 되고 금복이는 사람이 됐다. 의균이 금복이를 찾았다. 사람인데도 금복이라 했다. 금복이는 의균이 자신의 비밀을 안다는 걸 알고 조금 아쉽게 여겼다. 자신이 말하려고 했는데 먼저 알아서. 의균이 금복이 비밀을 알고도 말 안 한 건 금복이가 고양이든 사람이든 상관없어서였다. 금복이는 아이 모습일 때 말 잘했다. 의균은 금복이와 이야기해서 좋다고 했다.
하균이 부부가 집으로 돌아갔다. 의균과 하균 사이는 좋아지고, 의균은 하균한테 자주 집에 오라고 했다. 하균 부부가 떠날 때 눈이 왔다. 하균이 부부는 집으로 잘 갔겠지. 의균은 자꾸 기침하고 몸이 안 좋아졌다. 밤에 의균은 금복이한테 다른 사람한테는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지 마라 했다. 다른 사람은 의균과 다르게 금복이를 안 좋게 여길까. 그럴지도. 의균이 피를 토하고 정신을 잃자 금복이는 동이한테 가서 의균이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동이와 집안 사람이 모두 의균 방으로 갔다. 그동안 괜찮았는데, 안 좋아지다니. 금복이는 숨어 있었다. 묘왕이와 함께 있기도 했다. 금복이는 혼자였다고 했는데 그렇지도 않구나.
누군가 절벽삼이 좋은 약이다 말했다. 금복이는 그 말을 듣고 밤에 사람이 되고는 준비를 하고 산으로 가려 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복성이도 보따리에 넣고. 묘왕이도 금복이와 같이 갔다. 묘왕이 의리있네. 금복이 엄마는 금복이가 사람이 됐을 때 싫어했는데, 묘왕이는 금복이가 고양이일 때뿐 아니라 사람일 때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의균만 금복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건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하니 금복이 부럽다. 친구가 있어서. 금복이와 묘왕이는 산에서 만난 고양이나 다른 동물한테 절벽삼이 어디 있는지 묻고 다녔다. 금복이를 사람이 되게 한 건 신이었나 보다. 그 신이 금복이가 절벽삼 찾는 걸 도와줬다.
금복이가 산에서 절벽삼을 찾은 날 의원은 의균이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한다고 했다. 금복이가 돌아와서 의균한테 절벽삼을 줬지만 의균 목숨이 꺼져갔다. 그렇게 될지 알았다. 신은 우는 금복이한테 한가지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금복이가 가진 목숨을 하나 주면 의균이 산다고 말이다. 소중한 기억은 사라지고. 기억은 중요한데 그게 사라진다니. 기억이 없다 해도 다시 만난다면 또 좋아하려나. 의균은 금복이 목숨으로 병이 다 나았다. 의균이 깨어나서 금복이를 찾자 모두 모른다고 했다. 의균만 금복이를 기억했다. 금복이가 아주 사라진 건 아니었다. 의균과 함께 지낸 일을 다 잊어버린 고양이가 됐다. 의균은 다시 금복이와 가까워지려고 애쓴다.
마음을 주면 알아줄 날도 있겠지. 의균과 금복이가 이제는 오래오래 함께 살기를 바란다. 묘왕이는 금복이를 잊지 않은 건가. 그렇게 보였는데. 비가 세차가 오는 날 의균이 금복이를 찾다가 묘왕이한테 물어보니 알려줬다. 금복이보다 큰 묘왕이를 보니, ‘치즈 스위트홈’에서 치를 도와준 커다란 검정 고양이가 생각났다. 묘왕이는 오렌지색인가. 실제로도 큰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 도와주기도 하겠지. 그러면 좋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