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허락된 미래 마음산책 짧은 소설
조해진 지음, 곽지선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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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는 바이러스와 기후변화로 살기 어려워질까. 지구 온도는 조금씩 빠르게 올라가니 생물이 살기 어렵고 재해도 크게 일어나겠다. 북극과 남극 얼음과 빙하도 빠르게 녹는다. 북극곰은 북극에 먹을 게 없어서 사람이 사는 곳에 나타난다는 말을 듣기도 하고 북극곰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도 들었다. 남극에 사는 펭귄이라고 다르지 않다. 펭귄도 먹을 게 없고 고래나 다른 바다 생물도 먹을 게 별로 없을지도. 지구가 나빠진다는 걸 알아도 사람은 살아간다. 아주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기는 했지만. 지구는 인류를 줄이려고 그런 바이러스를 만들었을까. 아니 바이러스는 사람이 만든 거나 마찬가지구나.

 

 여기 실린 소설은 지금까지 본 조해진 소설과 조금 다르다. 아니 내가 몰랐던 거고 조해진은 이런 소설도 썼을지도. SF 같은 느낌. 지구가 끝나가는. 예전에 썼던 걸 고치기도 했단다. 코로나19가 나타나고 거기에 맞게 고친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여기 실린 소설 여덟편에서는 세상이 끝나간다. 세상이 끝난다 해도 조금 희망을 그렸다. 지구에 X가 부딪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X-이경> <X-현석>에서는 그날이 찾아왔을 때 X가 지구에 부딪치지 않았다. 아니 그 시간이 조금 뒤로 간 건지도. X가 오는 날은 26일 남았는데 이경은 29일 뒤에 있을 영화제 준비를 하다가 회사를 나가 예전에 사귀다 헤어진 현석을 만나러 간다. 세상이 끝나갈 때 이경은 현석과 함께 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석은 이경이 자신을 떠난 걸 여전히 원망하는 듯했다. 세상이 끝날 날이 다가오자 현석은 마음이 조금 풀린 것 같다. 어쩌면 이경과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위층 여자를 영안실로 옮겨설지도.

 

 재해나 소행성 같은 게 지구로 다가와서 세상이 끝날지도 모른다고 하면, 그날이 오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사람도 있겠지. 난 그날을 기다려 보겠다. 혹시 아나 그날 별 일 없이 지나갈지. 이런 생각을 하다니. 끝나면 끝나는 거고. <상자>에서 민영이 서류가 들었다고 여긴 상자에는 뭐가 들었던 걸까. 죽은 새는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민영은 부산에서 서울로 돌아갔을지. <귀향>은 잘 생각나지 않는데, 여기 나온 곳은 어딜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홍콩이 떠오르는데. 글을 쓰지 못하게 된 유진은 자신을 길러준 라라 고향에 가고 다시 글을 쓰려고 한다. 유진은 다시 글을 쓰게 되겠지. 라라 이야기를 쓸 것 같다. 세상이 아주 달라지면 자기가 바라는대로 살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가장 큰 행복>에서는 세상이 살기 어려워지자 남자와 남자가 함께 산다. 시간은 흐르고 한사람 딸이 아파서 돌아가려고 한다. 세상은 망해가도 두 사람이 함께 해서 그때만은 좋았겠지. 좋았기를 바란다.

 

 다음에 나오는 두 편 <귀환>과 <종언>은 우주에서 아들한테 돌아가려는 은정 이야기와 수호가 끝나가는 지구에서 사는 이야기다. <귀환>에서 은정은 무사히 지구에 도착했을까. 서울과 멀지 않은 곳으로 왔다면 괜찮을 텐데. 수호는 자기 머리에 있는 칩을 없애려고 포항에 갔다가 혼자 미용실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남자아이 박민수를 만난다. 민수는 수호와 함께 거기를 떠나기로 한다. 수호와 민수는 함께 서울로 돌아간다. 이걸 보니 읽어보지는 못한 코맥 맥카시 소설 《더 로드》가 생각났다. 많은 사람이 죽고 세상이 끝나간다 해도 누군가 함께 할 사람이 있으면 괜찮을 것 같다.

 

 마지막 이야기 <CLOSED>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아직 살아 있는 건 아주 오래 산 넬뿐이다. 다른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그 사람들과 넬은 만나지 않았다. 넬을 로봇이 돌보는 듯했다. 그 로봇은 하나가 아니고 여럿이었다. 수명이 다 하면 다시 만든다. HN0034는 감정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로봇도 감정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 이야기에선 정말 넬만 살아 남은 걸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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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1-19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이야기에 ‘넬‘이 주인공이군요 ㅋ 제가 좋아하는 밴드 ‘Nell‘이 생각났습니다 ㅋ

세상의 마지막날이라 하더라도 사랑은 계속 되어야 합니다~!!

희선 2022-11-24 02:15   좋아요 1 | URL
넬이라는 이름을 보고 밴드인 넬을 떠올리셨군요 그럴 때도 있죠 넬이라는 이름 처음 본 게 아닌 것 같기도 하네요 세상이 끝난다 해도 사랑은 끝나지 않을지도...


희선

scott 2022-11-19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시화로 인해 말라 버린 지구가 더이상 버티기 힘들어 지고 있다는게 매년 기후 이상 변화로도 느껴지는데 탄소 발생 줄이고 쓰레기 오염 배출 줄인다고 단 번에 지구가 정상으로 돌아 올 것 같지 않습니다.
생태계에서 자연 개체수를 줄여 나가듯 인간 들은 바이스러 균으로 인해 인구 숫자를 조절 해 나가게 자연의 법칙은 그렇게 움지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희선 2022-11-24 02:17   좋아요 1 | URL
기후변화 갈수록 더 많이 느끼게 되는군요 지난해보다 더한 느낌입니다 겨울이 다가오는데 별로 춥지 않다니... 아직 겨울인데 저는 벌써부터 다음 여름을 걱정했습니다 비 많이 올까 봐... 많이 오겠지요 지난 여름에 비 많이 와서 큰일날 뻔했는데... 망치는 건 한순간이고 다시 되돌리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죠 망친 자연은 다시 되돌리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면 더 안 좋아질 테니 조금씩이라도 뭔가 하면서 나아지기를 바라야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11-19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세상이 끝나는 어떤 사건이 온다면 그냥 그 순간까지 기다릴래요. 제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손 꼭잡고요. 아 근데 저는 가족과 함께에 우리 딸도 포함인데 우리 딸은 또 지 남친이랑 손 꼭잡고 기다리고 싶을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요즘 우리나라 작가들의 SF소설이 굉장히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너무 좋네요.

희선 2022-11-24 02:21   좋아요 1 | URL
세상이 끝난다고 해서 그것보다 먼저 죽는 건 별로 안 좋을 것 같아요 식구와 함께 있으면 그날도 그렇게 무섭지 않겠지요 그날이 그냥 지나갈지도 모르잖아요 희망은 없을지 몰라도 조금은 갖고 싶기도 하네요 사람이 그렇지요 지금은 SF를 생각할 때인가 싶기도 하네요 거기에도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네요 거의 사랑 같기도...


희선

페넬로페 2022-11-20 0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대로 가다가는 어떤 식으로든 지구가 멸망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라도 극복할 수 있지도 않을까라는 희망도 가집니다.
조해진 작가의 sf소설은 어떤 표현일지 궁금해요^^

희선 2022-11-24 02:22   좋아요 2 | URL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르죠 아니 지구는 그대로여도 인류만... 오래전에도 그런 대멸종인가가 있었으니... 그 뒤에 다른 인류가 나타날지... 사람이 안 좋게 만들었지만, 반대로 좋게 만들 수도 있겠지요 저도 그런 희망을 가지고 싶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