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それから (新潮文庫) (改版)
나쓰메 소세키 / 新潮社 / 2000년 1월
평점 :
그 후
나쓰메 소세키
한자는 다르지만 일본 사람 이름에는 다이스케가 많이 쓰인다. 지금 사람에도 다이스케란 이름 있을 거다. 내가 아는 성우에도 세 사람이나 있다. 세 사람만 생각나는데 더 있을지도. 그러고 보니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 나온 고우라도 다이스케구나. 고우라 이름은 이번에 본 나쓰메 소세키 소설 《그 후 それから(소레카라)》에서 따온 거기는 하다. 일본에 실제 그런 사람 있을까. 어느 나라든 소설이나 영화 보고 아이 이름 짓는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겠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서는 고우라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할머니가 남긴 나쓰메 소세키 문고판 소설을 비블리아 고서당에 팔러 갔다가 자신의(엄마)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할머니 아이가 아닌 손자한테 다이스케란 이름을 지어주다니. 고우라 엄마 이름은 뭐였는지 모르겠다. 아버지와 아들이 많이 닮기도 하지만 할아버지와 손자가 많이 닮기도 하는구나.
이 책을 조금 남겨두고 예전에 나쓰메 소세키 소설 《문》을 보고 쓴 걸 찾아보았다. 그때 《그 후》가 짧은가 했는데, 《문》이 더 짧았다. 책을 다 보니 ‘문’보다 ‘그 후’가 더 어두워 보인다. ‘산시로’ ‘그 후’ ‘문’에는 비슷한 게 있다. 그건 삼각관계라는 거다. ‘산시로’나 ‘문’은 읽은 지 시간이 지나서 잊어버렸는데 ‘그 후’를 보다보니 ‘문’에서 본 것 같은 게 나와서 찾아보니 맞았다. 소세키가 ‘산시로’ ‘그 후’ ‘문’을 삼부작이라 했다고 하는데, 세 소설은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니다. 대학생이었던 산시로, 그 뒤 서른살이 된 다이스케, 다른 사람 약혼자와 결혼한 소스케. 이런 식으로 쓰니 시간이 흐른 게 보이는구나. 이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그 이상은 말 못하겠다. 소세키 초기 삼부작이라고 하는 소설 세 편을 봤구나. 소세키가 말하려는 뜻은 다 알기 어렵지만.
며칠 동안 다이스케를 만났다. 나가이 다이스케는 서른살로 아버지한테 돈을 받고 살았다. 아버지가 돈을 벌어서 부자였다. 러일전쟁 뒤.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다이스케 아버지는 운이 좋았던 걸로 보인다. 형은 아버지 일을 도왔다. 다이스케가 아버지 돈으로 살기는 해도 아버지나 형을 존경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다이스케는 세상이 안 좋아서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공부를 많이 하면 어떻게든 일자리를 구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고 여겼겠지. 거기에 결혼도 해야 했구나. 아버지는 다이스케한테 자신과 상관있는 사람 딸과 결혼하라고 한다. 그런 때 다이스케 친구인 히라오카 쓰네지로가 일하던 곳에서 부하가 저지른 잘못을 책임지고 일을 그만두고 도쿄로 돌아오게 된다. 히라오카는 혼자가 아니었다. 아내 미치요가 있었다. 다이스케는 미치요하고도 아는 사이였다.
히라오카가 아주 잘 산 건 아니었지만, 빚까지 지고 도쿄로 돌아왔다. 히라오카는 다이스케한테 다이스케 형 회사에 일자리가 없을까 물어봐달라고 한다. 히라오카는 미치요한테 돈을 구해오라고도 한다. 미치요는 아이를 낳고 몸이 아팠던가 보다. 그 아이도 죽었다. 미치요가 다이스케한테 돈 이야기를 하자, 다이스케는 형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 형은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한다. 형은 그런 돈은 구해주지 않아도 어떻게든 된다고 했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텐데. 형은 사교성은 좋아도 남한테 돈을 빌려주지 않는 사람인가 보다. 다이스케는 형수를 찾아가 사정을 말하고 돈을 조금 빌린다. 형수도 돈을 쉽게 빌려주지는 않았구나. 형수 우메코는 다이스케한테 결혼하라고 한다. 결혼이 그렇게 중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아버지가 소개한 사람과 다이스케가 결혼하면 이익이 있는가 보다.
가난하게 사는 미치요를 보고 다이스케는 미치요를 안되게 생각했다. 히라오카는 일자리를 구하려 해도 잘 안 되기도 하고 집에서 술을 마시기도 했다. 그러다 히라오카는 신문사에서 일하게 된다. 그 뒤로는 바빠서 집에 늦게 들어왔다. 다이스케는 히라오카가 집에 있을 때 히라오카를 찾아갔는데, 히라오카가 없을 때도 히라오카 집에 가게 된다. 미치요와 단둘이 만나자 다이스케는 자신이 미치요를 좋아한다는 걸 깨닫는다. 갑자기 그런 마음이 든 건 아닌 듯하다. 미치요 오빠가 살아 있었을 때부터 미치요 오빠는 미치요와 다이스케가 결혼하기를 바랐다. 그때 다이스케도 미치요를 좋아한 것 같은데, 미치요 오빠가 죽은 뒤 하라오카가 미치요와 결혼하고 싶다고 해서 다이스케가 두 사람을 이어준다. 왜 다이스케는 그때 그랬을까. 다이스케는 그때 자신과 지금 자신이 다르다고 말하기는 했구나.
소설을 보면서 다이스케는 어쩌려고 그러나 했다. 다이스케는 먼저 미치요한테 자기 마음을 전한다. 그런 모습 지금하고는 많이 다르다. 꽤 시간을 끌고 말을 돌려서 한다. 그래도 알 수 있기는 하다. 미치요는 다이스케 말을 듣고 기뻤던 것 같다. 하지만 두 사람 앞날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미치요가 아프고 히라오카는 미치요를 다이스케한테 주겠다고 말하고는 소식이 끊긴다. 먼저 다이스케하고 절교한다고 했구나. 히라오카는 다이스케 아버지한테 다이스케와 미치요 이야기를 편지에 썼다. 다이스케는 아버지와 형한테 인연을 끊겠다는 말을 듣는다. 다이스케는 모든 걸 잃은 사람처럼 보인다. 자신이 미치요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는 앞으로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두 사람이 좋아한다고 해서 다 괜찮은 건 아니기는 하다. 한사람은 결혼한 사람이니, 두 사람은 세상 사람한테 손가락질 당하겠지. 다이스케뿐 아니라 미치요는 그걸 각오했는데.
난 아쉬운가 보다. 다이스케가 모든 걸 잃은 모습을 본 게. 사랑이라도 얻었다면 좋았을 텐데. 마지막을 보니 다이스케는 다시 미치요를 만나지 못할 것 같다. 이런 이야기만 보면 안 될 텐데. 소세키는 다이스케로 말하고 싶은 게 있었을 텐데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 아내를 좋아하면 친구 부모 형제 모든 걸 잃는다일지. 이런 교훈을 말하는 건 아닐 텐데. 시대를 나타내는 것도 있을지도.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