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만나러 지구로 갈게 꿈꾸는돌 26
김성일 지음 / 돌베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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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보고 싶다고 아주 먼 거리를 찾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전 만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할 것 같네요. 하지만 그 사람 친구가 위험하다면, 좀 다를 것 같습니다. 제가 바로 도와주지 못해도 다른 누군가한테 친구를 도와달라고 할 것 같아요. 그게 잘 될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그저 멀리에서 친구가 괜찮기를 바랄 수밖에 없겠습니다. 그런 일 아주 없지 않았다는 게 생각나기도 합니다. 먼 거리에 사는 사람과 전화를 했는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한참 연락이 되지 않아서 그 지역 소방서에 연락해서 사람을 살렸다는 이야기 본 적 있는데. 더 늦었다면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먼 거리에 산다 해도 마음이 가까우면 좋을 텐데 싶지만, 거리만큼 멀어지는 게 사람 마음이기도 한 것 같아요. 늘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 이야기 《널 만나러 지구로 갈게》는 아주 먼 곳에 있는 알렉스 또는 앨리스라는 아이가 지구 그것도 쓰레기가 가득한 사막에 사는 여우를 찾아가는 이야기예요. 여기에는 《어린 왕자》에서 가져온 것이 많습니다. 알렉스가 읽은 책도 《어린 왕자》군요. 비행사는 슈잉일 테고 장미는 AI 로즈워터. 비행사가 어린 왕자한테 그려준 양은 로봇이군요. ‘어린 왕자’를 모른다 해도 이 책 보는 데 문제는 없습니다. 이 책을 보면 ‘어린 왕자’에 관심이 갈지도. 저도 이 책 보니 ‘어린 왕자’ 다시 보고 싶기도 한데, 언젠가 볼지 안 볼지. 게을러서 안 볼지도. 그 이야기는 어릴 때 봐도 괜찮지만, 나이를 먹고 봐도 괜찮겠지요. 제가 다 알고 본 건 아니지만. 예전에 어린 왕자 영화 본 것 같은데, 흑백이었는지. 생각나는 건 없어요. 비행사가 밤하늘을 보자 별이 반짝이고 어린이 웃음 소리가 들린 것 같습니다. 그건 어린 왕자가 비행사한테 준 선물이었지요.

 

 세상에 사람이 없지 않지만 알렉스(앨리스)는 어딘가 소행성에 갇혀 지냈어요. 그것도 열네해 동안이나. 지금 열네살이에요. 어린 왕자보다 나이 많을까요. 처음에는 알렉스와 여우가 통신기기 같은 걸로 말하는 건지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여우가 할 수 있는 말은 앨리스라는 것밖에 없다고 했는데, 알렉스한테 말을 잘 해서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알렉스는 여우한테 마음으로 말을 한 거였어요. 텔레파시. 어떻게 하다가 알렉스와 여우는 이어졌을지. 그건 기적과 같은 일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알렉스 무의식은 그걸 알았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여우가 위험하다고 했을 때 여우를 구하러 지구에 간다고 했겠지요. 여우는 보통 여우가 아니고 사람이 유전자를 조작하고 사람 말을 알아듣게 만들었어요. 그런 동물은 여우만이 아니었는데 무슨 문제가 생기고 그런 동물을 없앴습니다. 여우는 달아나서 지구 사막에 숨어 살았어요. 알렉스도 실험체였어요. 과학이 발달하고 사람이 화성이나 여러 곳에 살아도 초능력 연구는 아직인가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사람으로 그걸 알려는 건 문제 있을 듯합니다. 동물도 다르지 않겠습니다.

 

 앞에서 말한 비행사인 슈잉은 알렉스를 연구하는 회사와는 다른 곳 사람으로 본래는 알렉스를 찾아서 끌고 가려고 했는데, 사고로 죽음만 기다릴 때 우연히 알렉스와 여우가 말하는 데 끼어들고 도움을 받아요. 슈잉은 알렉스를 만나고 죽은 자기 동생을 떠올리고, 알렉스가 지구로 데려가 달라고 하니 그러겠다고 합니다. 이제와서 자기 일을 해도 큰 뜻은 없으리라고 생각한 거겠지요. 슈잉은 지금까지 알렉스가 갇혀 지낸 걸 안됐다고 여기기도 했어요. 슈잉은 좋은 어른입니다. 이런 사이 처음 보는 건 아닌 듯합니다. 영화에서 자주 봤네요. 슈잉과 알렉스가 지구로 가는 건 그리 쉽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가려고 해요. 지구에서도 자신이 사는 곳과 먼 곳에 가려면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하는데, 우주에서는 더할 듯합니다. 언젠가 먼 앞날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지.

 

 알렉스를 가둬두고 연구하던 회사는 벌써 알렉스가 어떻게 지구에 가려는지 다 알고 여객선에서 감시해요. 그동안 슈잉과 알렉스는 알렉스 힘을 잘 쓰려고 훈련해요. 알렉스는 누군가와 마음으로 말하는 것뿐 아니라 공간 같은 것도 만들어 내는가 봐요. 그건 뇌에 어떤 자극을 주는 건지. 책을 보면서 알렉스를 쫓는 사람한테 알렉스와 슈잉이 잡히기 않기를 바랐습니다. 위험할 때도 있었는데 그때를 잘 넘기고 알렉스 슈잉 그리고 여우 셋은 함께 살게 돼요. 그것도 지구에서. 다행하게도 이야기는 좋게 끝납니다. 셋은 다 외로웠더군요. 그런 셋이 만나고 함께 살게 돼서 다행입니다. 언젠가 어떻게든 헤어진다 해도. 전 꼭 이런 걸 생각하는군요. 지금 좋으면 되는 건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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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22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상 그렇지는 않겠지만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도 멀이지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가끔 아쉽더라는 ㅜㅜ 이 책은 왠지 따뜻함이 느껴지네요. 표지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

희선 2021-07-23 23:39   좋아요 1 | URL
그렇겠지요 거리와 상관없이 잘 지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서로가 애써야 그럴 수 있겠습니다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질 수밖에 없을지도... 정말 아쉬운 일이네요 여기에서는 멀리에 있었지만 만나고 함께 살기도 하는군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