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 생각학교 클클문고
김이환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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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는 말을 하게 되고 엄청나게 발전했어. 손으로 연장을 써서 발전하기도 했지만, 말은 더 많은 발전을 가져왔어. 소리 내서 말을 하면 조금 먼 거리에 있는 사람과도 이야기하고 정보를 나누었어. 아주 먼 곳은 다른 걸로 신호를 보냈지만. 소리 내 말을 하면 바로 알아들을 수 있지만, 잘못하면 서로 다른 말로 알아듣기도 해. 오래전에 사람은 바벨탑을 쌓아 높이 올라가려 했군. 이 이야기 잘 아는 것도 아닌데. 사람은 높은 탑을 쌓으면 신이 된다고 여겼던 걸까. 그런 모습을 본 신은 화가 나서 사람 말을 여러 가지로 만들어 버렸어. 그건 벌이기는 했는데, 사람이 서로 쓰는 말이 다르다고 말 안 했겠어. 처음에는 무척 당황했겠지만, 시간이 가고는 서로의 말을 알려고 애썼겠지. 지금도 다르지 않군.

 

 서로 다른 말을 써도 마음은 나눌 수 있어. 그게 좋은 마음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것 같아. 다른 나라 말에서 가장 먼저 쉽게 배우는 말이 안 좋은 말이다고도 하잖아. 그런 말은 귀신같이 알아듣지. 안 좋은 말은 좋은 말과는 다른 느낌이 들겠지. 안 좋은 말이 없는 나라 말도 있을까. 알아보면 아주 없지 않을 텐데. 안 좋은 뜻이 없다 해도 말을 아무렇게나 하면 듣는 사람은 기분 안 좋겠어. 고운 말을 써야 마음도 고와지지. 고운 말을 듣는 것도 중요해. 거칠고 자신을 안 좋게 여기는 말을 자꾸 들으면 자존감이 아주 낮아질 거야. 자신은 안 좋은 말을 들어도 괜찮다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어. 고운 말 좋은 말은 다른 사람뿐 아니라 자신도 높여줘. 그렇겠지.

 

 요즘은 인터넷 SNS를 쓰는 사람이 많아. 나도 인터넷 쓰고 블로그에 글 써. 인터넷에서는 사람 얼굴이 보이지 않아선지 안 좋은 말을 더 쉽게 쓰는 것 같더군. 난 얼굴 안 보여도 그런 말 못 쓰겠던데. 그래도 현실보다 말 조금 편하게 해. 말이 아닌 글말이니. 글말에도 마음이 담기면 누군가를 위로하기도 하지만, 칼을 품으면 다른 사람 마음을 베고 찌를 거야. 현실에서는 쓰지 못하는 말을 인터넷에 댓글을 써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도 있는가 봐. 그렇게 하면 시원할까. 난 시원해지기보다 기분이 더 나빠질 것 같은데. 이 말하니 미야베 미유키 소설 《비탄의 문》이 생각나는군. SNS에 안 좋은 말을 한 사람 뒤엔 검은 그림자가 따라다녔어. 안 좋은 말을 자꾸 하면 커지고 그게 사람을 안 좋게 만들었던가. 이번에 내가 본 소설은 《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이야. 이 제목은 SNS 생각나게 하지. 거기에 맞는 이야기는 정해연이 쓴 <리플>이야.

 

 친한 친구여도 친구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기도 하겠지. 아니 친구기 때문에 더 지켜야 하는 것도 있는데, 재혁은 친구인 대주 마음을 잘 몰랐어. 어릴 때 자신만 특별하고 다른 사람은 다 별거 아니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 재혁이 그랬어. 친구인 대주는 재혁이 말에 기분이 안 좋아졌어. 그러면 그런 걸 말을 하지. 친구가 잘못 생각하면 그게 아니다 말하면 얼마나 좋아. 그런 말 했다가 오히려 안 좋은 말 들으려나. 말을 잘못하면 서로 감정 상하지만 말로 풀어야 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 말하는 걸 그만두지 않아야 해. 말 때문에 전쟁이 나서 인류는 말이나 글말도 하면 안 되는 세상이 올까 봐 무섭군. 최무진이 쓴 <햄릿이 사라진 세상>이 그런 이야기더군.

 

 여기에는 단편 다섯편이 실렸어. 이걸 이제야 말하다니. <햄릿이 사라진 세상>(차무진)과 <별로 말하고 싶지 앟은 기분>(김이환)은 SF야. 김이환 소설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 기분’에서는 인류가 우주로 나가고 여러 가지 문화를 만들었다는 설정이야. 그런 곳에서 콘트랙트 시티는 무슨 말이든 해도 괜찮은 곳이었어. 고등학교 오리엔테이션 때문에 살던 곳을 떠나 온 편리는 차표 때문에 콘트랙트 시티에 잠시 머물러. 편리는 친구 마음을 안 좋게 하는 말을 해서 지금은 말을 안 하기로 했어. 그런 것도 괜찮았지만, 나중에는 편리도 말해. 말을 잘못해서 다른 사람 마음을 안 좋게 한 걸 깨닫고 뉘우치는 건 좋은 일이야. 그렇다고 해야 할 말도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 그러면 좀 답답하잖아. 난 해야 할 말도 잘 못하지만.

 

 누군가를 놀리는 말을 하고 그냥 장난이야 해도 괜찮을까. 난 그런 거 정말 싫어. 자신은 장난이다 여기는 말이어도 그걸 듣는 사람 기분이 안 좋으면 그만둬야 하잖아. 누군가는 상대가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하고는 자기한테 똑같은 말해도 기분 나쁘지 않다고 하더군. 그런 게 어딨나 싶군. 정명섭 소설 <말을 먹는 귀신>에서 성혁이는 자신이 다른 사람 마음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아. 실제로도 그런 사람이 더 많으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 것 같아. 조영주 소설 <하늘과 바람과 벌과 복수>에는 자기 잘못을 깨닫지 못한 오희선이 나와. 이런, 내 이름이 누군가를 괴롭히는 사람으로 나오다니. 이 이야기 보기 전부터 알았어. 난 여기 나오는 희선과는 달라. 이런 변명을.

 

 희선은 초등학생 때 해환을 괴롭힌 건 잊어버리고 중학생 때 자신이 놀림받은 건 괴로워했어. 세상에는 정말 그런 사람도 있을까. 자신이 한 일은 까맣게 잊다니. 해환은 그런 희선을 앞으로도 만나고 소설에 쓰려고 해. 그게 해환이 하는 복수야. 희선 자신이 해환 소설에 나온 걸 알 날이 올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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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18 10: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이 나온 책을 희선님이 읽으셨군요~! 익명성에 숨어서 막말하고 그런 사람들을 보면 실제 생활에서도 그럴까란 의문이 들더라구요. 어차피 말을 하고 싶으면 차가운 말보다는 따뜻한 말을 하는게 그렇게 힘든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말로 상처를 준 사람은 언젠가는 그 말로 본인이 상처 받을거란 생각도 드네요 🤔

희선 2021-07-20 00:03   좋아요 1 | URL
저와 같은 이름이 나온 소설뿐 아니라 동화도 있어요 그건 제목 잊어버렸네요 예전에 보다보니 제 이름이 나와서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은 자신을 드러내는 그런 곳도 있지만, 익명성에 숨는 곳도 있기도 하네요 어떻게 하는 말이든 안 좋은 것보다 새파랑 님 말씀처럼 따듯한 말을 하면 좋을 텐데 싶습니다 그런 사람이 더 많기는 할 텐데...


희선

페크pek0501 2021-07-18 13: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당한 사람은 그 일을 못 잊어요. 깊은 상처로 남기 때문이지요.
사필귀정. 이 말의 힘을 믿습니다.

희선 2021-07-20 00:13   좋아요 0 | URL
괴롭힌 사람은 잘 잊기도 하는군요 학교 다닐 때 괴롭힘 당한 사람은 자라서도 그런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하던데... 다른 사람 처지에서 생각해 보면 좋을 텐데 싶습니다


희선

thkang1001 2021-07-18 16: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행한 일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는 자신이 직접 자신이 한 일을 당해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은 전혀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아무리 우겨도 그 말은 모두 쓸데없는 변명일 뿐입니다. 말이라는 것이 아주 고약해서 입밖으로 한 번 내뱉은 말은 절대로 다시 주워 담을 수가 없기 때문에 말을 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해야 합니다. 좋은 책을 소개해 주신 희선 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희선 님, 페크 님 모두 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희선 2021-07-20 00:18   좋아요 1 | URL
자신이 같은 일을 겪었을 때 어떨지 생각해 보면, 자신이 한 말 때문에 다른 사람이 어떨지 알지도 모를 텐데... 그나마 자신이 잘못했구나 하는 사람은 다행입니다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군요 말은 잘 해야 할 텐데... 그렇게 해도 오해가 생길 수 있군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소나기가 올 때도 있었는데, 며칠 동안은 햇볕이 뜨겁다고 하더군요 며칠일지 이번 주 내내일지... thkang1001 님도 더위 조심하세요


희선

2021-07-20 0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2 0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