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쓴다. 쓰고 싶으니까. 쓸 때는 별로여도 시간이 흐르고 예전에 쓴 걸 보면 내가 쓴 거 맞나 싶은 생각도 든다. 이런 거 좀 우스울지도. 요새는 쓸 게 없다. 언제는 쓸 게 있어서 썼나. 쓸 게 없어도 그냥 썼구나.

 

 지금 이렇게 쓰는 것도 언젠가 한번 썼을지도 모르겠다. 같은 생각을 또 하고 그걸 쓰다니. 이런 일 처음은 아니구나. 다른 것도 비슷한 걸 조금 다르게 썼을 뿐이다. 쓰면서 예전에 썼던가 생각하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걸 쓸지. 누군가는 자꾸 썼더니 어떤 거든 쓰게 됐다던데, 난 그렇게 못하려나 보다.

 

 내가 생각하는 게 거기에서 거기라는 말 했는데, 하는 것도 거기에서 거기다. 단순한 생활이어서 더 쓸 게 없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니 꼭 그건 아니구나. 바깥에 나가 자연을 만나고 거기에서 지금까지 못 본 걸 찾아야겠지. 그냥 지나치는 거 많다. 늘 보는 거여도 날마다 다를 거다. 조금씩 바뀌는 것도 알아채야 할 텐데. 마음도 그렇겠다.

 

 잘 쓰기보다 꾸준히 쓰기,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다. 꾸준히 한다고 해서 잘하게 되는 건 아니다. 기대하지 않기. 글에도 기대하지 않아야 하는구나. 이제야 그걸 알았다.

 

 

 

희선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서니데이 2020-11-24 0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매일 비슷한 이야기 씁니다.
매일매일 비슷하게 사는 모양이예요.
조금 더 나아지고 싶은데.
희선님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밤되세요.^^

희선 2020-11-24 01:41   좋아요 1 | URL
사람은 거의 날마다 비슷비슷하게 살 거예요 저도 거의 날마다 비슷하게 지내요 하루가 끝날 때, 오늘 별일 없어서 다행이다 합니다 이건 요새 그랬네요 좀 걱정이 많아서... 서니데이 님은 꾸준히 글을 쓰시는군요 그날 생각하고 본 것을 쓰시니, 나중에 글을 보면 그날을 떠올리기도 하겠습니다

어제 바람이 아주 차갑더군요 아직 가을이 다 가지 않았지만, 겨울은 겨울다우면 좋겠네요 그러면서 추우면, 춥다고 하겠습니다

서니데이 님 아직 날은 밝지 않았지만,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1-24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이퍼 쓰면서, 이거 언젠가 글 올린 적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길 때가 있어요. ㅋ

희선 2020-11-25 00:33   좋아요 2 | URL
저는 제가 쓴 거 시간이 지나고 예전에 비슷한 거 썼다는 거 알기도 해요 시간이 지나고 먼저 쓴 걸 잊어버리고 비슷한 걸 또 쓰다니... 그런 생각을 다시 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이 쓴 것도 가끔 봐야 먼저 썼는지 안 썼는지 알겠네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0-11-24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 재밌습니다. 희선님도 댓글 다신 분들도. 다들 비슷한가봐요. 저는 반백년 살았어요. 언젠가 보니 내 일기가 그말이 그말이길래 글을 놓아버렸어요. 에잇 신변잡기 따위!! 후회는 하지 않는데. 요즘 그냥 얼떨결에 쓰는 매일 시읽기 덕에 깨달은 것이 있다면, 아, 써야 또 쓸 게 생기는구나 하는 거예요.
희선님 꾸준한 글쓰기 응원해요~~~^^

희선 2020-11-25 00:39   좋아요 0 | URL
일기는 정말 그렇죠 카프카도 자신이 쓴 일기를 보고 비슷하게 썼다고 했으니... 그래도 카프카는 그걸 알고 다르게 썼겠습니다 저는 일기 가끔 쓰는데 시간이 지나도 비슷한 생각만 해요 몇 해 동안 비슷한 생각을 쓰고... 그런 건 안 하고 싶은데 잘 안 되는 듯합니다 잘 해결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일지도... 쓸 게 없어도 쓰려고 하면 떠오르기도 해요 여전히 유치하지만... 날마다 시를 읽고 그걸 쓰는 것도 쉽지 않겠습니다


희선

카알벨루치 2020-11-25 0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기에서 거기...그 표현이 좋습니다 사람 사는게 다 거기에서 거기...글도 쓰다보면 잘 쓰고 싶지만 잘 쓸려고 하면 힘이 들어가고 때론 인용하나 만으로 문장 하나만으로 빛이나는 작가의 말과는 달리 내 말과 글은 나혼자 ‘이 연사 외칩니다’ 이러는거 같고 그렇네요 ㅎㅎ

희선 2020-11-26 01:29   좋아요 1 | URL
아주 다르게 사는 사람이 없지 않겠지만, 많은 사람은 날마다가 비슷한 날일 거예요 지금은 그런 날이 괜찮은 듯해요 별 일 없는 날, 그렇다고 늘 아무 일 없지는 않지만... 저는 거의 혼자 말하는 듯합니다 그런 게 괜찮으면 좋을 텐데 가끔 우울한 것도 있네요 그것도 몇번이나 안 써야지 하면서 시간이 가면 또 써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