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더 레터 -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영선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편지는 언제 처음 썼을까요. 문자가 생긴 다음이겠지요. 아니 문자가 없을 때도 썼겠습니다. 그림으로 그린 거지요. 멀리에 보내지는 않고 어딘가에 갈 때 그림을 남겨두는 거예요. 정말 그런 일이 있었을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사람이 편지를 쓴 지 2000년이 넘었답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도 썼어요. 그때는 길게 쓰지 않고 나무판에 짧게 썼답니다. 지금 엽서와 비슷했겠습니다. 그건 바로 줬을지 다른 사람한테 대신 전해달라고 했을지. 그건 잘 모르겠군요. 편지니까 자신이 바로 주기보다 다른 사람한테 전해달라고 했겠습니다. 처음에는 멀리 사는 사람한테는 쓰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쩐지. 오래전에는 주소 같은 것도 제대로 없었겠습니다. 편지 보내는 데 쓰려고 주소를 만들었을지. 아니 주소는 여러 가지 때문에 생겨나고 그게 편지 쓰기에도 도움이 됐을 듯합니다.

 

 사람한테 편지 배달을 시키면 제대로 가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요. 비밀편지랄까. 아주 중요한 정보가 든 편지 같은 건 도둑맞을 수도 있었겠습니다. 전쟁할 때. 그런 건 여기에 나오지 않았지만. 전령 같은 거 있잖아요. 그게 재대로 전달될 때도 있었겠지만 상대편한테 넘어가서 중요한 걸 들켰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대 로마 시대에 쓴 편지는 역사에 도움이 되기도 했어요. 플리니우스는 베수비오산이 터진 걸 편지로 썼어요. 그 편지가 남아 있어서 그때 일을 알았겠군요. 편질 쓸 때 첫인사와 끝인사 쓰잖아요. 그건 고대시대부터 자리잡았답니다. 재미있군요. 아주 오래전에 생긴 게 아직까지 남아 있다니 말이에요. 지금도 편지 쓰기법을 알려주는 책 있을까요. 옛날에는 그런 안내서가 있었어요. 어쩐지 전 그냥 편지 쓴 것 같은데, 저도 그걸 배운 적이 있을까요.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초등학생 때 편지를 처음 썼는데, 그건 어버이날 쓴 거예요. 친구하고 편지를 나눈 건 중학생이 되고부터예요. 그 뒤부터 편지를 썼는데, 편지가 정말 괜찮은 건지 잘 모르겠어요. 저한테 문제가 있어서겠지만 오래 가지 않아요. 제가 생각하는 오래는 평생일지도. 그래서 안 되는 거군요.

 

 별로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18세긴지 19세기초까진지는 소설을 서간체로 썼지요. 어쩌면 이건 서양 이야긴지도 모르겠습니다. 동양은 좀 다르지 않았을지. 동양 소설은 어땠을까요. 성경에도 서간체가 있다고 하더군요. 제대로 읽어본 적 없어서 잘 모릅니다. 제인 오스틴이 서간체에서 벗어난 소설을 썼답니다. 제인 오스틴이 쓴 편지는 소설과 다르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건 당연한 거 아닐까 싶어요. 소설은 많은 사람한테 쓰는 거(편지)지만 편지는 한사람한테만 쓰는 거니 다를 수밖에 없겠지요. 제인 오스틴이 조카한테 쓴 편지는 다른 사람도 봤군요. 식구니 봐도 상관없게 썼겠습니다. 편지가 책으로 나올 걸 생각하고 쓴 사람도 있더군요. 19세기에서 20세기초 작가는 거의 그랬을까요. 그때 작가가 쓴 편지 책으로 많이 나온 듯해요. 저는 옛날에 태어났다면 더 나았을 것 같아요. 지금은 편지 쓰는 사람 별로 없잖아요. 전자편지(이메일)도 이젠 옛날 것이 됐답니다. 시대가 정말 빨리 바뀝니다. 이 말 여러 번 했는데 전 휴대전화기 없어요. 그것 때문에 앞으로 안 좋은 일 생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안 쓰고 싶어요. 전화 올 곳이 없으니. 휴대전화기 없어서 못하는 게 있다 해도 어쩔 수 없지요.

 

 옛날에는 편지를 받는 사람이 돈을 내야 했어요. 돈이 없으면 편지를 받지 못했겠지요. 암호를 만들어서 편지를 비춰보면 잘 지내는지 같은 걸 알 수 있게 했어요. 편지 배달한 사람은 그걸 다시 가지고 가야 했겠습니다. 편지 배달하는 사람이 무슨 죄라고. 예전에는 돈이 있는 사람이 편지를 쓸 수 있었습니다. 글을 모르는 사람도 가난했겠지요. 돈을 먼저 내게 하는 우표는 롤런드 힐이 만들고 1840년에 나왔습니다. 그 뒤에 우표 모으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우표 모으는 사람이 나타나서 우표는 여러 가지 그림이 나왔겠군요. 우체국에 가서 편지 보내기 힘들었겠지요. 우체통은 앤서니 프롤럼이 발명했어요. 우체국에서 오래 일하고 소설가가 되기도 했는데. 우표와 우체통이 생기고 편지 쓰는 사람이 많이 늘었겠지요. 그런데 편지 전성기는 더 옛날 17세기라고도 합니다. 세비녜 부인은 쉰해 동안 편지를 1300통 썼어요. 저는 그것보다 더 많이 썼을 거예요. 하지만 짧은 것도 있으니 그리 많지 않을지도. 앞으로도 쓰면 편지 어느 정도나 쓸 수 있을지. 갈수록 편지 쓸 사람이 줄어듭니다. 한사람한테만 많이 쓰면 부담스러워할 것 같군요. 재미있게라도 쓰면 좋을 텐데, 제가 재미없는 사람이어서.

 

 

                

 

 

 위는 우체통, 편지는 내가 받은 걸 찍을까 하다가 내가 쓴 걸 찍었다 하루에 다 쓴 건 아니고 이틀 동안 썼다 먼저 쓴 건 다음날 비가 와서 보내지 못하고 나중에 쓴 것과 함께 보냈다

 

 

 

 전자편지에는 광고 같은 스팸이 있잖아요. 그런 건 편지에도 있었습니다. 사기라고 할까. 그런 걸 믿고 돈을 보낸 사람이 있다니. 위조지폐를 잘 만든다고 하고 돈을 자신한테 보내면 그 돈을 보내준다고 해요. 저는 그런 편지 받아도 버렸을 텐데. 그런 사기는 오래전부터 있었군요. 여기에서 말하는 작가는 거의 영국 사람이더군요.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에밀리 디킨슨은 미국 사람이지만. 편지 쓴 작가는 많을 텐데 영국 작가만 말해서 아쉬웠습니다. 20세기초까지는 작가가 편지 많이 썼을 거예요. 전쟁 때도 편지 많이 썼겠습니다. 여기에는 전쟁 때 쓴 편지가 실려 있어요. 크리스 바커와 베시 무어가 쓴 편지로 크리스 바커가 쓴 게 더 많아요. 크리스는 전쟁터에 있어서 베시가 보낸 편지를 다 가지고 있을 수 없었어요. 크리스한테는 베시가 보낸 편지가 무척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전쟁터에 있었으니. 영국은 군인한테 편지가 잘 전달되게 했답니다. 언젠가 본 영화에서 남자는 여자가 보낸 편지를 읽고 버렸어요. 전쟁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크리스와 베시는 나중에 어떻게 될까 했습니다. 다행하게도 두 사람은 전쟁이 끝나고 결혼합니다. 편지를 나눈 작가도 많겠지요.

 

 가끔 편지를 쓰고 보내고 그게 잘 갈지 걱정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주소를 잘 쓰면 거의 가겠지요. 아주 가끔 오지 않거나 가지 않은 적도 있지만. 오스카 와일드는 편지를 쓰고 우체통에 넣지 않고 창 밖으로 던졌답니다. 거길 지나던 사람이 편지를 우체통에 넣겠지 하고. 실제 지나가던 사람이 그래서 오스카 와일드는 늘 편지를 그렇게 보냈어요. 조선시대에는 아버지가 아들한테 편지를 썼지요. 정약용밖에 생각나지 않지만. 김정희는 아내와 친구한테 보냈군요. 체스터필드는 가르침을 담은 편지를 아들한테 썼어요. 그 편지를 책으로 냈답니다. 정약용이 아들한테 쓴 편지도 책으로 나왔군요. 주소를 잘못 쓴 편지는 배달 불능 우편물 취급소에 모였어요. 잘못 쓴 주소가 어딘지 잘 알아내는 사람도 있었어요. 언젠가 주소가 아닌 어디에 사는 누구한테 보낸 편지가 배달된 이야기 보고 감동했는데, 옛날에는 그런 일이 더 많았군요. 집배원이 편지 받을 사람을 알면 주소를 잘못 써도 편지 전해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적 있어요. 저한테 온 게 다시 돌아가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언제 사라질지 알 수 없는 편지기에 이렇게 쓴 듯합니다. 지금 편지 쓰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아주 없지 않겠지만 예전보다 많이 줄었겠습니다. 예전은 언제일지. 전화 인터넷이 생기기 전이라고 할까요. 인터넷이 생기고 더 많이 줄었겠지요. 편지를 쓰면 가는 데 나흘 걸려요. 그것보다 하루 덜 걸리거나 하루 이틀 더 걸릴 수도 있지만. 편지는 기다려야 합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잘 기다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편지 쓰면 어떨까요. 편지는 받는 사람뿐 아니라 쓰는 사람도 즐겁게 해줍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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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2-29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터넷 발달로 글 쓰는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편지는 예외인 듯 해요.
저부터 편지는 좀처럼 쓰게 되질 않아요. 이메일이면 모를까...
나중엔 편지가 뭐지? 하는 아이들도 생겨날 것 같습니다. ㅋ

희선 2020-03-01 02:11   좋아요 0 | URL
편지는 쓰고 봉투에 넣고 우표도 붙이고 주소도 써야 하니 이것저것 할 게 많기는 해요 자주 하는 사람은 그런 생각 안 할 테지만... 언젠가는 편지 쓰고 받기 책에서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빨리 사라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