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휴식은 어떤가? 2020년도에 실시한 한 통계조사에 의하면 무려 70퍼센트 이상의 직장인이 번아웃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일하지 않는 휴식‘이 아니라 ‘자기 내면을 좋은 에너지로 채우는 의식적 휴식‘이다. 이렇게 좋은휴식을 라틴어로는 ‘오티움Otium‘이라고 한다. 이 책이 돋보이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휴식에 대한 일반적인내용이 아니라 좋은 휴식의 본질을 꿰뚫어 보여주고, 삶에 적용하도록 구체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식상하지 않고 공감이 간다. 직접 심한 일중독과 번아웃에 빠졌다가 활력을 되찾아본 저자들의 생생한 체험 덕분이다. 거기에 더해자신들의 주관적 경험에 갇히지 않고자 32인의 창의적 대가들이 경험한 좋은 휴식을 파헤쳐서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도록 보편화했기 때문이다. 책 서두에 나온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좋은 휴식 뒤에 도약이 일어날 수 있으며, 그렇게 해서 인생은 더 강하고 날카로워진다." 이 책을 계기로 당신의 삶 또한 더 강하고 선명해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이들에게는 일과 휴식의 전환이잘 이루어진다.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잘 쉬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칼같이 퇴근해 휴식 시간을 잘 지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고된 일을잊을 만큼 휴식을 즐긴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보면 워라밸의 본실은 ‘시간‘의 균형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work‘과 ‘하고 싶은 것ife‘ 사이의 균형balance 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신의 근로 윤리를 들숨(우리 몸에 공기가 필수인 것처럼 일하는 데도근로 윤리는 필수다)이라고 해보자. 훌륭한 근로 윤리가 받쳐주면 기획, 제작, 실행, 조율, 관리 등 온갖 일을 말끔히 처리할 수 있다. 말하자면, 들숨은 할 일 목록과 같다.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과정이 들숨이다. 하지만 이 ‘들숨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 결국에는 숨을내쉬어야 한다. 이 날숨이 바로 쉼 윤리다. 쉼 윤리는 근로 윤리만큼이나 필수 불가결하다.
쉼 윤리란 발상을 좀 더 깊이 탐구하기 전에 먼저 훌륭한 근로윤리가 무엇인지부터 정의해보자. 그저 열심히 일하는 것과 훌륭한근로 윤리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이슨 프라이드와 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핸슨은 공저 일을 버려라 / Doesn‘t Have to Be Crazyat Work』에서 이 부분을 탁월하게 정의한다.
훌륭한 근로 윤리는 요청받을 때마다 일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하겠다고 말한 바를 해내고, 하루치의 공정한 분량만큼 일하며, 일을 존중하고, 고객을 존중하고, 동료를 존중하고,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남이 쓸데없이 일하게 만들지 않고, 스스로 병목이 되지 않는 것이다.
어쩌다 그런 생각을 갖게 됐는지는 몰라도, 바쁘고 스트레스와격무에 시달리는 듯해야 봉급을 받을 자격이 있고, 일을 충분히 즐기면서 돈을 받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갖고 있다. 자신의존엄성과 가치를 일로 정의하면서도 동시에 자기 직업을 싫어하는묘한 상황에 갇힌 사람도 많다. 그래버는 이를 "오늘날 일의 역설" 이라고 부르지만, 청교도적 관점에서 역설은 존재하지 않는다(모든것이 완벽하게 이치에 맞을 뿐이다). 우리가 일을 인격 형성의 도구로 본다면, 일을 싫어할수록 바람직한 것이다. 분주함, 스트레스, 과로는자기를 불살라 올려드리는 현대판 희생제사가 되어버렸다.
간다. 스스로 부과한 시간 제약이 있기에 본질에 더 집중한다. 자신이 일하는 방식과 사용하는 방법을 재평가하게 된다. 보여주기 식바쁨의 덫에 걸릴 확률이 줄고, 무의미한 회의 일정을 잡거나 프레젠테이션 자료에서 이미지를 이리저리 옮겨 붙이는 일을 멈추고 진짜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시간을 단지돈과 맞바꾸는 환전 수단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가치 있는 것으로 인식하여 가장 의미 있게 시간을 투자할 방도를 궁리한다. 시간의 참가치에 대한 의식이 제고되는 것이다. 창의성에 날개를 다는 비결중 하나가 이처럼 시간을 다양한 열정에 투자하는 것이다.
저녁이나 주말 또는 장기 휴가 시 온전한 거리 두기를 연습하는것이 중요한 순간에 올인 하고 여타 시간에는 효과적으로 회복할 줄아는 능력 계발에 결정적이다. 가장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근로자는일에서 완전히 플러그를 뽑을 줄 안다. 좋은 쉼은 단순히 긴장 풀기가 아니다. 이는 활동적이고 도전적이며 온전한 주의를 요한다. 이는 우리에게 자극이 되고 몰입 상태에 들어가게 한다. 우리는 잠시나마 다른 염려를 잊고 권태로움의실체인 소리 없는 불안감을 떨치며 온전히 현재 순간에 몰두하게 된다. 누군가의 좋은 쉼은 다른 누군가에게는 일처럼 보일 수 있다. 때때로 좋은 쉼에는 적절한 변화만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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