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학 필독서 50 - 플라톤부터 마이클 샌델까지 2500년 철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2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이시은 옮김 / 센시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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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아버지의 뇌경색으로 간병 생활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그래도 거동이 어느 정도 되셨는데 재발 이후 더 불편해지셔 간병이 더 힘들어져 한 달을 넘기니 도저히 내 정신이 여러모로 버티기 힘들어 간병 휴가를 나오게 됐다. 그 시간에 맞춰 나를 찾아온 책이나 쉬느라 제대로 읽지도 못하다 병원으로 복귀를 앞두고 겨우겨우 읽어가게 된 책 『세계 철학 필독서 50』. 이런 상황에 어떤 철학 책이 내 생활에 어떤 깨달음을 주거나 생각을 넓혀 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읽어보게 된다.


  '철학, 세상을 새롭게 보게 하는 힘'이라는데 현재 내 주위의 상황이 그런 눈을 갖게 해준다. 철학은 결국 삶과 밀접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들어가는 글이었다.


  책은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으로 시작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를 읽었기에 이름순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부담 없이 보게 된다. 간략하게 철학서를 소개받기에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분명 해당 도서만을 읽었다면 더 부담 되었을 책들. 궁금하지만 아직 구매도 못한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은 분량 때문인지 과거 영상으로 접했던 내용이 더 이해하기 수월했던 것 같다.


  소장하고 있으면서 제대로 읽지 못한 공자의 《논어》,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은 이 책을 참고해서 읽어보면 보다 수월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몇몇 책은 읽기를 도전하다 포기했던 책 들이었고,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낯선 제목의 책들도 많이 만나게 됐다. 취향 위주의 독서를 하기에 편협하게 책을 고르는 편이라는 것이 다시금 드러나는 시간이었다. 철학에 관심은 두고 있으나 깊게 발을 들이기보다는 발을 들일까 말까 하는 애매한 경계에 서 있기에 삶으로 다가오는 철학에 제대로 뛰어들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철학에 관심을 두지만 항상 겉돌기만 하는 내게 철학에 제대로 발을 들이기 위해 읽어봐야 할 책들을 소개하는 시간 같았다. 책에서 나오듯 조금 수월하게 읽힐 책들은 아니기에 가볍게 접하라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철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어떤 책을 접해야 할지 고민을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에서 내가 궁금했던 답을 찾을 수는 없었으나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기회를 열어주는 책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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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의 흥미진진 성경 읽기
양승국 지음 / 생활성서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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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어쩌다 보니 매일 미사를 읽으며 매일 읽고 성경 구절을 뽑은지도 10년 이상, 손글씨로 기록한지도 7년 이상 된 것 같다. 하지만 최근 아버지의 뇌경색 이후 간병을 하며 성경 구절에 대한 간절함은 더해졌다. 그렇게 조금은 습관적이고 한숨과 함께 말씀을 접하는 시간이 늘어나 변화를 주고 싶었다. 내 한숨이 전부가 아니고 루틴화 된 읽기에서 신부님의 안내를 받으며 읽으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랄까?


  가톨릭 청년 성서 모임 봉사도 하고 한창 활동하던 시기가 지나 미사만 드리며 그동안 기계화된 성경 읽기의 건조함에 변화를 주기에 적절한 때라 이 책과 만나게 됐는지 서평단에 신청해 읽게 됐다.



  책은 제목과 디자인부터 부담을 줄여준다. 딱딱하지 않고 쉬어갈 수 있는 곳이라 보여주는 기분이었다. 책의 판형도 휴대하며 읽기 좋은 크기라 아버지 재활치료를 하면서도 자주 들고 올라가서 한 제목씩 읽었다. 책은 스물네 개의 글로 구성이 되는데 제목만 보면 뭐지?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하는 글도 있고, 대충 어떤 부분인지 알겠는 글들도 보였다. 처음에는 재활치료 시간에 간간이 읽어 갔으나 부족한 잠 때문에 책을 읽다 잠이 들기를 반복했다.


  간병 휴가를 나와 책을 읽으니 그때 내 눈을 감기던 피로감이 조금은 가셨다. 몸은 휴식을 취하고 있으나 병원에 계신 아버지 생각에 마음의 불편함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듯싶다. '서로를 성장시키는 관계'라는 글에서 현재 아버지와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아버지의 병환으로 불편하고 답답한 시간이 이어지지만 그로 인해 난 그동안 거리가 멀어졌던 아버지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가고 병간호를 통해 보호자의 관계가 전환되는 시기를 몸과 마음으로 체득하고 있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성경을 읽으며 문자 그대로만 읽게 되는 시간이 더 많다. 숨은 의미를 찾기보다는 읽기 위한 읽기를 최근 몇 년은 이어왔던 것 같다. 양승국 신부님의 책을 읽으며 왜 '흥미진진 성경 읽기'인지를 알게 됐고, 그동안 성경을 활자만 바라봐 왔는지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대림 시기다. 교회의 전례력상 새해가 밝았으니 아버지의 치료도 희망적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성경을 나처럼 글자로만 읽는 이들이 마음을 열고 못 보는 곳까지 읽어 나갈 수 있도록 길을 밝혀 주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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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쓸모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현대 과학에 이르기까지
이현우 지음 / 더난출판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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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은 익히 들어왔고 그에 파생된 책들과 해당 책도 읽어봤다. 가볍지 않은 내용이라 읽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았고 고전은 더 어렵게만 다가왔었다.

  친한 지인들이 아니면 그리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나 말이 함께해야 수익이 생기는 직업들로 이어왔다. 하물며 아버지 뇌경색 간병을 하는 동안에도 어떻게 설득해서 고집을 돌릴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되는 때라 쓸모 있는 설득의 방법을 얻을 수 있길 바라며 책을 읽게 됐다.



  책은 3부로 구성된다. 이미 이 책 외의 수사학 책에서 만나 익숙한 '에토스, 로고스, 파토스'순이다. 기존의 설득 연구를 바탕으로 해당 순서로 사용될 때 설득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어 순서대로 구성했다고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밝힌다.


  1부 에토스 ethos '설득의 시작, 유리한 조건 만들기' 이겨 놓고 싸운다고 했던가? 애초부터 나에게 불리한 싸움에 발을 들이지 않아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에토스는 그런 사전 조건을 만들어 두는 부분이다. 최근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과거를 미리 알고 준비를 할 수는 없기에 설득을 위한 준비는 필요하다. 앞부분에 나오는 공신력이나 셀럽을 활용하는 방법도 무시할 수 없다. 사람은 변수로 인해 리스크가 크겠지만 사이버 셀럽은 통제 가능하기에 오히려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첫인상과 관련된 부분의 결과는 흥미로웠다. 뭐 관리는 하지 않으나 어쩌면 나는 순박해 보이는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어필을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공통분모에 관한 내용이 더 끌리는 것은 나도 '유사성의 원칙'으로 인간관계를 꽤 만들었기에 그렇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의 내용도 나오는 칭찬 10계명도 이 책에서 확인하게 된다. '45분 만에 낯선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은 1부를 읽으며 가장 혹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2부 로고스 logos '설득의 절정, 언어의 기술로 끌어당기기' 수사학의 기술적인 핵심을 다루는 부분이 아닐까? 하지만 보다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기에 조금은 식상해 보이나 막상 실제 활용하려 하면 쉽지가 않은 내용들을 다룬다. 항시 의식을 하며 철저히 대비한다면 틀을 지킬 수는 있겠으나 티가 나기에 주의하다 준비한 것을 망치기도 하는데 자연스럽게 응용이 될 수 있게 체득을 해둬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었다.



  3부 파토스 pathos '설득의 완성, 감정 배치하기' 감정으로 인해 설득에서 주도권을 빼앗기게 되는 때가 종종 있는데 역시나 일대일의 상태에서 사람을 만날 때는 에토스나 로고스 중심임을 다시금 확인한다. 그리고 과거 감정에 호소해서 다수의 앞에서 이야기를 했을 때 내 의도와 다른 반응으로 주목을 받았던 것도 생각이 난다. 그 당시에는 어렸기에 내 지지 회피 공략이 반대의 효과를 보여 오히려 많은 지지를 받게 되었던 게 생각난다. 그때도 다수의 앞에서 감정에 호소를 해서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그 모습을 좋게 보아 분위기를 내게로 가져왔던 기억이 떠오른다. 유머 코드는 내게 가장 약한 부분이면서 종종 의외의 부분에서 내 유머 코드가 발휘를 하게 되는데 이번 책을 통해 좀 더 내게 신경을 써 제대로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직접 읽는 것보다는 수월하게 설득의 법칙에 다가갔다. 하지만 역시 설득의 법칙들이 체득으로 이어지기 전까지는 큰 쓸모를 드러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책이다. 하지만 평소 말을 잘 하지만 뭔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여러 사람을 대하는 직종에 있는 이들이라면 참고하며 활용하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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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보는 난중일기 완역본 - 한산·명량·노량 해전지와 함께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 / 도서출판 여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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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버지의 뇌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하기 한 달 전 문화의 날에 영화 '한산'을 봤다. 그 후 다시 너튜브를 통해 ‘불멸의 이순신’ 몇몇회를 다시 보곤 했다. 그동안 막연하게 학익진으로 한산도대첩이 전부라 접해왔던 것은 아니었던가 싶어 드라마와 영화의 고증을 비교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난중일기도 서점에서 스치듯 몇 부분을 봤으나 너무 사소해 보이는 기록들이 보여 가볍게 지나쳤었다.


  간병 휴가 즈음 접하게 된 ‘쉽게 보는 난중일기 완역본’. 병원에서 쫓기듯 조금 읽다 나왔다. 집에서 읽으니 병원에서 쫓기듯 읽어 잘 들어오지 않던 부분들이 어쩌면 이순신 장군께서 기록을 남기시던 때의 상황을 아주 조금이나마 공감하는 계기가 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번 책은 제목처럼 과거 가볍게 읽히듯 지났던 난중일기와 다르게 조금 읽기 쉽게 번역되어 가독성이 높아졌다. 또 본문에 앞서 접하게 되는 부록 사진첩은 지금의 사진으로 당시를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주소를 보면 4년 전 요트 딜리버리를 하며 지나쳐 온 부근들이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때 이 책을 읽었으면 당시에 여러 문제가 많았을지언정 또 나름의 역사적인 공부까지 하며 왔을 텐데라는 아쉬움도 든다.


  『난중일기』라는 이름이 정조 때 처음 붙어졌다는 것은 이번 독서에서 처음 알게 됐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는데 최고 지휘관이 전쟁에 직접 참전하면서 일기를 쓴 것이 유례가 없다니 의외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다른 유명 지휘관의 기록이 남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인지 모른다.


  어쩌다 보니 작년 이맘때 즈음에는 『안네의 일기』를 읽었는데 그와 반대되는 스타일의 전시 기록을 다시 읽었다는 것도 흥미롭다(뭐 끼워 맞추려고 하는 것 같으나... 의도하지 않았으니 더 무슨 의미 같은 게 있나 시기도 하다).


  유성룡의 『징비록』이 전쟁이 끝난 뒤에 쓰인 책이라면 『난중일기』는 전쟁을 더 정확하게 담은 기록이었다. 당시 『징비록』을 읽으며 유성룡이 이순신 장군을 '재주는 있었으나 운이 없었던 사람'이라고 했다던 부분을 적어놨는데 이순신 장군이 과연 운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난중일기』는 아니더라도 주 1~2회 정도 「간병 일기」를 쓰는 중이다. 뇌졸중도 충분히 대비를 할 수 있었지만 아버지는 그리하지 못하고 쓰러지셨다. 병상에 계신 아버지를 간병하며 기록을 하는 일은 내게도 큰 스트레스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도 기록을 하게 된다. '재주는 있었으나 운이 없었던 사람'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장군이 『난중일기』를 남기셨다는 것은 알지만 그 내용이 어떠한 것인지는 모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텍스트로 제목만 익숙했던 『난중일기』를 제대로 들여다보며 장군이 전쟁 때 어떤 일을 했는지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장군 자신의 기록으로 만나보길 바란다.


  거창한 기록이 아니더라도 짧은 일기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며 보다 제대로 임진왜란에 몰입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아직 읽어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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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있었다
이재무 지음 / 열림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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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시인의 시집을 소장한 게 있었던가? 시인의 시를 가끔 접하기는 했었으나 시집 한 권으로 시를 접하진 않았던 것 같다. 시집의 제목도 끌렸고 시인의 기존 발표 시와 신작 시 들이 수록되어 있기에 괜찮겠다는 생각이었다.


철저한 몰락 이후 변신이 이루어지는 것, 그것이 사랑의 본질이다.(p.26<아포리즘>에서)


사랑의 본질은 아픈 만큼의 성숙일까? 과거 가수 겸 작사가인 강수지 누나에게 작사의 노하우를 물어봤을 때 대답이 떠오른다. "사랑을 많이 해보고 헤어져라"라는 말이 이상하게 위 시구에 겹쳐진다. 뭐 철저한 몰락까진 아닐지라도 고통이 큰 이별은 절망처럼 느껴졌던 시절도 있었던 것 같다.


나의 길은 너를 향한 길이었다(p.35 <나의 길>에서)


'한 사람'은 시인의 뮤즈이지만 시집을 읽는 내 뮤즈이거나 소중한 사람, 어쩌면 나 자신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도시에 있고 서울의 2호선 전철역 부근에 있으나 사람이 그리운 것은 병원이기 때문일까? 한 달 정도 병원 정문과 후문이 내 최대 한계 공간이었다. 보이는 곳에 자유가 있으나 상주 보호자에게는 그림의 떡. 폐쇄된 환경과 주위의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한숨소리, 최근에는 이 병원에 맞지 않는 정신질환이 있는 속이 불편한 환자 때문에 내 정신은 더 피폐해 가는 중이라 과거형으로 존재해 가는 듯하다.

현재의 상황은 우울하고 답답한데 시집의 시에서 보이는 그리운 시절을 보며 아버지의 뇌경색 재발 전 재활을 바라보던 내 시선을 떠올리게 한다.

그때보다 뒷걸음질을 많이 하신 상태라 더 더딘 재활치료와 재발의 두려움이 있으시기에 눈물도 더 느신 듯하다.


멀면 춥고 가까우면 델 수 있다.(p.95 <쇼펜하우어에게>에서)


두려움과 우울감. 특히, 우울감은 병원에서 간병하는 보호자에게 쉽게 전이되는 듯하다. 환자를 달래면서도 정작 자신의 기분은 알아차리지 못해 다른 가족들에게 상처 주는 일을 한 내 모습에 이 시구가 다가오는 것은 그 경험 때문이었을까?


집에서 가져온 시집 두 권은 읽지도 못하는 중에 읽게 된 시집이다. 옆자리에 병원과 맞지 않은 정신과 증세가 있는 환자와 제멋대로인 보호자 덕에 신경은 더 예민해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신을 다잡을 수 있는 것은 내가 아버지의 보호자이고, 도와주는 고마운 분들, 간간이 하는 독서의 힘이 아닌가도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한 사람'은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나도 누군가의 '한 사람'이었길 바라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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