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보는 난중일기 완역본 - 한산·명량·노량 해전지와 함께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 / 도서출판 여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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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버지의 뇌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하기 한 달 전 문화의 날에 영화 '한산'을 봤다. 그 후 다시 너튜브를 통해 ‘불멸의 이순신’ 몇몇회를 다시 보곤 했다. 그동안 막연하게 학익진으로 한산도대첩이 전부라 접해왔던 것은 아니었던가 싶어 드라마와 영화의 고증을 비교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난중일기도 서점에서 스치듯 몇 부분을 봤으나 너무 사소해 보이는 기록들이 보여 가볍게 지나쳤었다.


  간병 휴가 즈음 접하게 된 ‘쉽게 보는 난중일기 완역본’. 병원에서 쫓기듯 조금 읽다 나왔다. 집에서 읽으니 병원에서 쫓기듯 읽어 잘 들어오지 않던 부분들이 어쩌면 이순신 장군께서 기록을 남기시던 때의 상황을 아주 조금이나마 공감하는 계기가 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번 책은 제목처럼 과거 가볍게 읽히듯 지났던 난중일기와 다르게 조금 읽기 쉽게 번역되어 가독성이 높아졌다. 또 본문에 앞서 접하게 되는 부록 사진첩은 지금의 사진으로 당시를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주소를 보면 4년 전 요트 딜리버리를 하며 지나쳐 온 부근들이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때 이 책을 읽었으면 당시에 여러 문제가 많았을지언정 또 나름의 역사적인 공부까지 하며 왔을 텐데라는 아쉬움도 든다.


  『난중일기』라는 이름이 정조 때 처음 붙어졌다는 것은 이번 독서에서 처음 알게 됐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는데 최고 지휘관이 전쟁에 직접 참전하면서 일기를 쓴 것이 유례가 없다니 의외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다른 유명 지휘관의 기록이 남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인지 모른다.


  어쩌다 보니 작년 이맘때 즈음에는 『안네의 일기』를 읽었는데 그와 반대되는 스타일의 전시 기록을 다시 읽었다는 것도 흥미롭다(뭐 끼워 맞추려고 하는 것 같으나... 의도하지 않았으니 더 무슨 의미 같은 게 있나 시기도 하다).


  유성룡의 『징비록』이 전쟁이 끝난 뒤에 쓰인 책이라면 『난중일기』는 전쟁을 더 정확하게 담은 기록이었다. 당시 『징비록』을 읽으며 유성룡이 이순신 장군을 '재주는 있었으나 운이 없었던 사람'이라고 했다던 부분을 적어놨는데 이순신 장군이 과연 운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난중일기』는 아니더라도 주 1~2회 정도 「간병 일기」를 쓰는 중이다. 뇌졸중도 충분히 대비를 할 수 있었지만 아버지는 그리하지 못하고 쓰러지셨다. 병상에 계신 아버지를 간병하며 기록을 하는 일은 내게도 큰 스트레스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도 기록을 하게 된다. '재주는 있었으나 운이 없었던 사람'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장군이 『난중일기』를 남기셨다는 것은 알지만 그 내용이 어떠한 것인지는 모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텍스트로 제목만 익숙했던 『난중일기』를 제대로 들여다보며 장군이 전쟁 때 어떤 일을 했는지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장군 자신의 기록으로 만나보길 바란다.


  거창한 기록이 아니더라도 짧은 일기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며 보다 제대로 임진왜란에 몰입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아직 읽어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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