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오피스
말러리안 지음 / 델피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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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말러리안 작가가 지은 소설 <블러드 오피스>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느낄 수 있는 평범한 일상성과 동시에 그 내부에 존재하는 거대한 부정 부패 등에 대한 담론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총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선 자신의 직장내에서 벌어지는 부정을 알게 되는 사실적인 이야기로 전개되고 2부로 넘어사면 이런 일련사건들을 판타지적인 요소로 더불어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선 주인공이 엄청난 사고를 겪고 난 뒤에 느끼는 소외와 더불어 인간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주인공 이제욱은 마이푸드라는 회사를 다니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과도한 업무 등에 힘이 들지만 먹고 살아야하기때문에 꾹 참죠. 회사의 제품들은 잘 팔려나가던 와중 제품에 이상한 물질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면엔 커다란 힘이 존재하고 그들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묵과합니다.



주인공 이제욱 비롯한 동료 직원들은 일명 '신사원연맹'이라는 조직을 만들고 사측을 견제와 동시에 뒤를 캐려고 합니다. 하지만 조회장의 엄청난 힘과 더불어 그의 하수인 윤덕술의 존재가 너무 버겁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사원연맹은 조금씩 거대한 힘에 대항을 하고 진실에 조금씩 근접해나갑니다.

그 진실엔 리피트라는 음료와 제품 중 하나인 만두에 들어가는 NR19라는 감미료가 있습니다. 특히 리피트는 조회장이 직원들을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게 하는 묘한 효력이 있음과 동시에 자신의 물리적인 힘이 엄청나게 만들어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NR19라는 감미료의 등장 이후 모든 상황은 바뀌어 갑니다.



2부 마지막에서 스펙터클한 상황이 마무리 되고 3부에 들어서면 이제욱의 심리 상태에서 오는 처연함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특히나 전 연인이었던 정희연과의 만남에서 그런 감정이 잘 드러납니다.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더라도 한 개인에게 남아있는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점 하나는 캐릭터의 작명이었는데요. 특히 악역인 윤덕술과 신사원연맹 위원장인 박원봉의 작명이었습니다. 윤덕술은 아마도 친일경찰로 유명한 노덕술에서 박원봉은 같은 시대의 독립운동가였던 김원봉에서 따 온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실제 두 인물의 캐릭터를 소설 속에 녹아낸 게 아닌가 싶습니다.

<블러드 오피스>는 거대기업의 조직이 조직폭력배와 같은, 혹은 그 이상의 악랄한 계급화 혹은 부정부패에 찌든 조직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아니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실제 많은 기업들이 보이고 있는 형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비판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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