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식품 미신과 과학의 투쟁 - 2021 상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
에런 캐럴 지음, 김홍표 옮김 / 지식공작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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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음식이 많아서 문제가 되는 시대이다. 그냥 먹는 식품 뿐만 아니라, 온갖 건강식품까지 먹어야 한다고 광고를 해대는 시대이다. 먹는다는 것은 원초적이고 쉬운 일만이 될 수 없는 요즘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상기와 같다. 음식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논조가 내 마음에 들기도 했지만)저자의 필력이 좋아서 책을 읽기가 좋다. 저자는 소아과 의사이자 공중 보건연구센터장인데, 다수의 책을 집필하고, 칼럼을 연재한 적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식품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들은 너무나 적은 실험군, 실험 기간, 인간이 아닌 실험군, 지나치게 많은 실험체의 투여 등으로 불완전한 실험을 근거로 나온 경우가 많다. 이렇게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은 주장들에 반박하는 연구결과가 나오더라도, 사장되거나 별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일반 상식처럼 어디에 좋다’, ‘몸에 안 좋다고 알고 있는 상식들이 불분명한 근거에서 나온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대표적으로 다루는 것은 고기, 달걀, 소금, 알콜, 커피, MSG와 같이 국경을 막론하고 친숙한 음식이다. 다른 나라 독자가 읽어도 불필요한 정보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거의 없었다. 포화지방/불포화 지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우유가 뼈 건강과 별 상관 없다는 것, GMO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들, 지방 섭취와 체지방과의 상관관계, 소금 섭취량과 건강과의 관계 등 기존에 널리 알려졌던 사실과 다른 부분들을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의 결론은? 음식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말고 섭취할 것. 단 가공하지 않은 음식이 가공한 음식보다는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독자를 다이어트나 건강을 이유로 두려움이나 강박증에 몰아넣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드는 결론이다.

흔히 먹는 음식에 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이 읽기 좋게 잘 씌인 책이다. 음식에 대한 올바른 견해와 지식을 쌓는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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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르베다의 과학
아차리아 발크리쉬나 지음, 김성희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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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과거와 달리 넘치고 많은 것이 문제가 되는 시대이다. 먹을 것도 많고, 재미있는 것도 많고, 할 일도 많고, 만날 사람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다. 핵가족화와 인권의 진보에 따라 개인의 권리도 많아지고 자유로워졌다. 부족한 것보다 넘치는 것이 병을 만들기 쉬운 시대이다. 이에 따라 일신의 행복을 위한 개인의 판단력, 절제력도 좀 더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에 따라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아유르베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의 첫 아유르베다 학습이라 할 수 있다.

책에 나오는 이론은 금방 이해하기는 어렵다. 개념도 생소한 것이 많지만, 용어가 인도에서 쓰는 말이라 크리도샤, 말라 등 익숙하지가 않아서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대략적으로 이해한 바로는, 사람은 크리도샤라는 세 가지 생체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7가지 다투로 물리적인 인체를 구성하며, 말라는 배설물을 분비한다. 사람을 비롯하여 세상은 5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말한 부분에서 이상이 생기는 것이 병이다. 어떤 도샤가 강세를 띠고 있느냐에 따라 7가지 체질(1~3개의 도샤가 강세를 띄면 해당 체질이다)로 나뉜다. 한의학과 비슷한 부분 점도 있다. 8가지 분과가 있다. 내과, 소아과, 정신과, 수술, 이비인후안과, 독성학, 회춘 치료다. 특이하게도 독성학과 회춘치료가 8대 분과이다. 독과 회춘에 대한 수요가 많았나보다.

치료법은 해독, 구토, 단식, 요가, 찜질, 발한, 관장, 식이조절, 휴식 등 일반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치료법 종류는 모두 있다. 아유르베다는 서양의학처럼 병을 없앤다는 개념이 아니라, 무너진 신체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그래서 치료라기보다는 전체적인 생활 양식을 바로잡는 느낌에 가까웠다. 이 부분은 현대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외시하기 쉬운 내용이 많다. 아침에 배변하기, 적당히 먹기, 적당히 자기, 좋지 않은 것 보고 듣지 않기, 좋은 사람과 어울리고 나쁜 사람 멀리하기, 물을 먹는 때와 방법과 같은 것이다. 현대에 들어 효율과 스케쥴에 밀려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는 것들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보며 아유르베다라는 생소한 학문에 접하게 되었다. 건강이란 TV에서 선전하는 영양제 먹기, 몸매 가꾸기보다 훨씬 더 넓은 개념이다. 바르게 먹고 자고 화장실을 가고, 행동과 생각을 바르게 하는데서 출발하는 것이었다. 개인적인 습관을 반성도 해보고, 건강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실행해보고자 하는 좋은 습관도 몇 가지 생겼고, 코코아워터도 주문하는 등 건강에 대한 식견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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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가 만나기가 어렵다 -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을 이끄는 입보리행론
산티데바 지음, 하도겸 엮음 / 시간여행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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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불교입문자를 위한 수행 지침서이다. 인도의 산티데바라는 스님이 쓰신 입보리 행론을 편역한 책이다.

수행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올바른 마음가짐과 바른 행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행을 하며 정지를 어떻게 지키는지, 어떤 마음가짐을 지켜야 탐진치를 일으키지 않고 업장을 만들지 않는지, 지금 내가 받은 인간의 몸이 불법을 이루기에 얼마나 귀중한 찬스인지 설명하고 있다. 또한 불교 책을 보면 마주치게 되는 어려운 용어, 어려운 개념이 문맥상에서 잘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설명되어 있다. 불자로서 열반에 좀 더 가까이 가고 싶지만, 일상에서 금방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불법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데, 불교 경전이나 스님 법문은 초심자에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초보 불자가 불법을 기준으로 사고방식에 변화를 주고, 신심을 고양시키기에 좋은 책이다.

이 책을 보면 내가 누리고 있는 시간, 온갖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귀한지 느끼게 된다. 세상에 고통이 없다면 세속을 떠나고 싶은 염리심이 없어서 해탈을 위한 마음이 생기기 힘들기 때문에, 고통도 좋은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인간의 몸은 해탈을 위해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정말 희귀한 찬스이다. 인간이 가진 학벌, 외모, 돈으로 도구처럼 가치를 평가하는 피곤한 가치관을 떠나 불법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고귀한 느낌이 든다.

다시 돌아가 만나기가 어렵다는 초심자를 위한 불교 수행서이다. 독자 자기 자신, 자신이 보내는 시간, 맞닥뜨리는 사건 등을 다른 시선으로 돌아볼 수 있다. 초보 불자로서 마음가짐을 새로이 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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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과의 대화
이시형.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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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과 로고 테라피에 대해서는 거의 10년 전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본 것이 전부이다. 그 책을 너무나 감명깊게 읽어서, ‘언젠가 로고 테라피에 대한 책을 읽어야지했던 것도 그 때이다. 로고 테라피에 대한 책을 10년 후 한국 정신과 의사가 쓴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통해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본 인생관은 가히 혁명적이다. 이 책에 쓴 표현을 따르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다. 인생이 날 위해서 무언가를 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인생을 위해 무언가 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이 소명이고, 삶의 의미가 된다. 이것을 추구하는 삶은 로고스에 가까워진다. 이에 따른 삶은 과거 지향적이 아닌 미래 지향적인 삶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힘든 일에서 고통과 원망을 느낀다.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느낀다. 똑같은 일상에서 허무감이나 지루함을 느낀다. 사람의 삶은 자신이 추구하는 소명을 찾아내고, 소명을 찾은 다음에는 여기에 헌신하며 세상에 기여하는 삶을 살게 된다. 이러한 세계관에서 힘든 일을 필연적인 고통이 되고, 불안한 미래는 무엇을 또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 지루하고 의미없어보이는 일상은 의미를 찾아가는 중간과정이 된다.

로고테라피는 한국말로는 의미치료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소명을 타고난다. 이 소명은 누구에게는 가르치는 일, 누구에게는 예술을 추구하는 일, 누구에게는 사람을 구하는 일 등 다양하다. 로고 테라피는 외부적인 무언가로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각자가 추구하는 의미를 끌어내주는 도움을 주어서 사람을 트라우마, 허무주의, 우울증에서 끌어낸다.

그야말로 혁명적인 시점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21세기에 더 어울리는 정신적 이론이 아닐까 한다. 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남과 비교하기 쉬워지고, 가지고 싶은 것이 많아진 세상이다. 신분제와 종교가 주던 질서와 억압을 대신하여, 어지러운 세상에 맞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개인의 맞춤 철학이 필요한 시대이다. 관련된 책을 몇 권 더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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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 서양철학사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부터 니체와 러셀까지
프랭크 틸리 지음, 김기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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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중 철학서를 한 권 읽고 서양 철학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쳐 올랐다. 원서를 보기 전에 서양 철학에 대한 개괄적인 흐름을 알고 싶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듯 철학의 분파는 한 사람에게서 나오나, 그 철학자가 속한 역사와 먼저 존재했던 사상과는 뗄 수가 없다. 이러한 배경 지식이 없으면 원서를 읽어도 내용을 잘 알 수가 없다. 친절한 대중 교양서의 품에서 벗어나기가 힘들 것 같아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서양철학사 교과서로 많이 쓰이는 책이라고 했는데, 서양 철학 A to Z까지 공부하기 좋다. 앞에서부터 쭉 연속적으로 읽으며 역사성을 느껴 볼 수 있고, 백과사전처럼 원하는 철학 학파나 철학자에 대해서 찾아서 찾아볼 수가 있다. 두 가지 방법 다 독서의 연속성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이게 다른 책과는 대별되는 이 책의 장점이자 구성이 아닌가 싶다. 연대 순서로 해당 철학자에 대한 짧은 설명이 있고, 해당 철학에 대한 설명이 있다. 연대기 순으로 그리스 철학, 중세 철학, 근대 철학으로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사료가 많은 근대 철학이 반 이상의 내용을 차지하고, 중세 철학이 양이 제일 적다. 이 세 분류만으로도 서양 철학의 시원, 주류, 서양의 역사의 흐름이 느껴지는 것 같다.

서론을 읽고 그리스 철학부터 읽기 시작했다. 익숙한 이름, 알 듯한 이름이 오가며 여러 가지 사상을 마주한다. 우리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주위에서 마주하는 생각을 제일 처음 한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다. 이 때 철학 뿐 만 아니라 과학도 여기서 출발을 한다. 기원전 고대의 이론이라고? 그리스 철학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세 철학은 그리스 철학의 전성기가 끝나며 그리스도교 철학이 스며들었다. 신앙과 관련한 여러 논쟁이 지속되며, 그 속에서 그리스 철학도 자신의 영향력을 피력해 나간다. 종교 분쟁에 대한 부분은 해당 종교인이 아니어서 이 부분에 사회적으로 집중적인 논의가 펼쳐졌다는 것이 생소한 부분도 있었다. 르네상스와 함께 근대 사회가 시작된다. 신학에서 인본주의로 돌아온 시절이다. 지난 어떤 세기보다 종교적인 색채가 빠진 때이다. 그러나 그리스 철학이라는 뿌리와는 절대 분리될 수 없다. 흔히 들어본 많은 철학자들이 총출동을 한다. 현대인이라서 그런지 이 때 철학이 이해도 더 잘 되고 괴리감이 제일 적었다.

내가 철학책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서양철학을 개괄하는 데 이 책보다 더 좋기는 어려울 것 같다. 책의 짜임새가 정말 좋은 것 같다. 어려운 철학을 이보다 더 깔끔하게 다루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서양 철학 백과사전, 서양철학을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서 읽어보기 어느 쪽이나 가능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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